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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통신]  ‘007 골든아이’ 25년 피어스 브로스넌 “007 의형제 코로나로 2명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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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생활
[2627호]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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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007 골든아이’ 25년 피어스 브로스넌 “007 의형제 코로나로 2명 잃어”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제임스 본드도 어느덧 노년에 접어들었다. 로저 무어에 이어 본드 역을 물려받았던 피어스 브로스넌(67)을 영상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넷플릭스가 만든 코미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더 스토리 오브 파이어 사가’에서 아이슬란드 어부 에릭으로 나온다. 그는 노래 파트너인 지그릿(레이첼 맥아담스 분)과 함께 유럽 최대 노래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나가려는 아들 라스(윌 페렐 분)를 못마땅해하는 고지식한 인물이다.
   
   하와이 카우아이섬의 자택에서 인터뷰에 응한 브로스넌은 잿빛 머리에 얼굴에 주름이 있긴 했지만 건강해 보였다. 질문에 상냥하고 자상하게 대답하는 의젓한 신사였는데, 서민적이어서 마음이 편했다.
   
   - 코로나19 사태로 다들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나. 이 질병으로 가까운 사람 둘을 잃었다고 들었다. “이 바이러스로부터 멀리 거리를 둘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구는 작고 사람은 많아 달아날 곳이 없다. 지난 3월 하순 런던에서 영화 ‘신데렐라’를 찍다가 코로나19를 피해 가족과 함께 낙원과도 같은 이곳에 와서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얼마 전까지 섬은 외지인들의 방문을 금했었는데 최근 들어 개방해 걱정이다. 너무 작은 섬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바이러스로 인해 함께 본드 영화에 나온 의형제 제이 베네딕과 내 ‘언어 코치’인 앤드루 잭을 잃었다. 바이러스의 촉수는 우리 모두를 사로잡으면서 매일같이 우리로 하여금 걱정과 염려에 시달리게 만들고 있다.”
   
   - 나이 먹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취약한데 염려가 될 것 같다. “그걸 생각하면 겁난다. 바보들이나 그렇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지구가 이런 재난을 당하기는 처음이다. 이 사태로 죽음과 함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래 생각하다가도, 마음을 가다듬어 삶을 생각하면 그것이 주는 기쁨을 깨닫게 된다. 삶과 현실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자각하게 되는데 영적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 런던에서 드라마학교에 다닐 때인 1974년 아바가 ‘워털루’로 우승하는 것을 많은 사람과 함께 TV로 지켜봤다.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서로 자기 나라 가수들을 응원하느라 열을 냈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의 각본을 받았을 때 내가 좋아하는 윌 페렐이 나온다는 것과 함께 런던과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그리고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페렐과 맥아담스와 함께 신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영화는 아주 즐겁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예술가들에 대한 찬사요, 꿈을 실현하는 것에 대한 축하이며, 자기 자신과 꿈에 대한 정열을 꿋꿋이 지키는 것에 대한 찬양이기도 하다.”
   
   - 젊어서 콘테스트를 보며 나도 나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가. “맙소사, 아니다. 난 그때 연기에 심취해 말런 브랜도와 로버트 드 니로가 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노래 경연대회에 나갈 생각을 했다면 그것은 망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때 난 25살인가 26살이었는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그저 TV로 즐기는 쇼에 지나지 않았다.”
   
   - 윌 페렐과 함께 출연한 경험에 대해 말해 달라. “난 늘 그의 열성 팬이었다. 그는 여러 작품을 거칠수록 더 힘차고 훌륭한 배우가 되고 있다. 그래서 각본을 받았을 때 페렐의 아버지로 나오고, 유럽인(브로스넌은 아일랜드 태생이다)의 한 사람으로서 잘 알고 있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배경으로 여러 나라를 돌면서 찍는다는 점에 마음이 갔다. 또 농담들이 아주 재미있다. 난 영화를 찍으면서 사랑하는 아내 킬리와 함께 휴가를 즐긴 셈이다.”
   
▲ 피어스 브로스넌이 출연한 코미디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더 스토리 오브 파이어 사가’의 한 장면.

   - 올해로 당신의 첫 제임스 본드 영화 ‘007골든아이’ 개봉 25주년이 되는데 소감이 어떤가. “에이전트에서 전화로 내가 본드 역을 맡게 됐다고 알려줬을 때 ‘사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왜냐하면 1986년에 본드로 선정되었으나 그때 하고 있던 TV 시리즈 ‘레밍턴 스틸’에 계속 출연해야 해서 본드 역이 좌절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틴 캠벨이 감독한 ‘007 골든아이’ 촬영 첫날 기억이 생생하다. 모두가 엄청난 일들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책임감이 막중했다. ‘007 골든아이’는 바로 전의 본드 영화 ‘라이센스 투 킬’이 나온 지 6년 만에 만든 것으로 사람들은 본드 영화가 끝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영화에 나온 것은 의미심장하고 강렬한 경험이었다. 이 역을 제대로 소화하면 배우로서의 내 생애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
   
   - 당신은 이번 영화에서 아들인 라스에게 꿈의 실현을 위해 싸우라고 조언하는데 당신의 아들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해주나. “어렸을 때 아이들을 차로 등교시켜주면서 영화에서와 똑같은 말은 아니지만 삶의 정열과 삶을 사는 것,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및 자신을 다루는 방법 등에 대해 얘기해주곤 했다. 아이들이 그 말을 어느 정도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은 삶의 필수적인 요소들이다. 아일랜드인으로서의 철학이기도 하다. 아버지로서 가능한 한 많은 지식을 주고 싶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요즘은 장성한 아이들이 내게 지식을 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내게 자문을 구하러 찾아오곤 한다. 우리 관계는 왕복차선이나 마찬가지다.”
   
   - 오랜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얻은 많은 경험을 통해 인간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다고 생각하는가. “때로는 많이 진전했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때로는 물 위를 걷는 기분이다. 전혀 발전하지 못했다고 느끼곤 한다. 배우로서 재능을 지닌 것은 큰 행운이다. 그리고 심혈을 다해 일하는 인내심을 갖고 있다. 그동안 많은 곳을 여행하고 또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인생 여행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난 지금 이곳에서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있으면서 내가 누군지, 또 내가 한 일들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내가 앞으로 할 작품 구상과 회고록 집필 등을 생각하다가도 그렇게 많은 것을 원하는가 하고 반성한다.”
   
▲ 피어스 브로스넌이 007 제임스 본드로 첫 출연한 ‘007 골든아이’.

   - 집에 쉬면서 무슨 일을 하는가.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아침저녁으로 수영을 한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낙원과도 같은 이런 피난처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집의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데 오는 11월 말에 전시를 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내년으로 미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평소보다 책을 많이 읽는데 헤밍웨이와 햄릿 그리고 마티스에 관한 책들을 읽고 있다. 늘 조금이나마 기도를 한다.”
   
   - 커크 더글러스는 ‘러스트 포 라이프’에서 반 고흐로 나왔는데 배우이자 화가인 당신은 영화에서 어떤 화가로 나오고 싶은가. “여러 화가들 중에서 고르자면 구스타프 클림트다.”
   
   - 마블 만화의 슈퍼히어로들을 주인공으로 한 액션영화들은 늘 빅히트를 하는데 그런 영화에 출연할 용의가 있는가. “물론이다. 난 배우다. 슈퍼히어로의 액션영화라도 내게 제공된 역이 마음에 든다면 어떤 것이든지 선뜻 출연할 용의가 있다. 역이 좋고 지나치게 폭력적이지만 않다면 출연할 것이다. 욕과 상소리는 좀 있어도 괜찮다.”
   
   - 당신은 ‘맘마미아’에서 노래를 꽤 잘 불렀는데 노래가 많이 나오는 이 영화에서 노래를 못 불러 유감인가. “영화에서 간간이 짤막하게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제의했으나 마이동풍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지 못한 것에 괘념하지 않는다. 그저 내게 주어진 역을 한 것에 대해 행복감을 느낀다.”
   
   - 이렇게 영상 인터뷰를 하는 것을 비롯해 요즘 사람들은 집에 갇혀 살다시피 하면서 기술에 많이 의존하는데 당신은 기계나 기술에 얼마나 익숙한가. “지금 이 인터뷰를 하는 컴퓨터도 아내의 것이다. 설치도 아내가 했다. 난 기계에 관한 한 낙제생이다. 내 웹사이트도 있긴 하나 그저 가끔 가다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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