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깊고 빠른 수면은 상당히 어려운 과제다. 전자기기의 잦은 사용과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 등 건강한 수면루틴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다. 수면 부족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비만, 치매의 위험 증가 등 장기적인 건강 상태로 직결된다. 최근 단 하루의 수면 부족도 단기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잠을 잘 못 자는 사람들은 불안, 우울증, 조울증 같은 정신질환에 걸리기 쉬운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잠을 얼마나 자야 수면 부족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일반 성인의 적정 수면시간은 7-9시간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나이에 따라 적정 수면시간은 달라진다고 말한다. 미 서던캘리포니아대 수면의학과 라즈 다스굽타 교수는 최근 CNN에 “일반적으로 사람이 가장 깊이 잠 들 수 있는 기간을 말하는 ‘스위트 스팟(sweet spot)’은 7~9시간이지만 수면욕구는 개인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 시간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스탠포드대 크리스티나 치크 정신의학과 교수 역시 “수면 욕구는 수명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변화된 수면 패턴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연령대별 가장 적절한 수면시간은 몇 시간일까?

적정 수면시간에 대해선 학자들마다 조금씩 견해가 엇갈린다.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수면시간 기준은 미국 수면재단이 제시한 연령대별 수면시간이다. 수면재단은 매년 해부학, 생리학, 신경학, 노인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어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을 발표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 0~3개월의 신생아는 14~17시간, ▲ 4~11개월 영아는 12~15시간, ▲ 1~2세 유아 11~14시간, ▲3~5세 유치원생 10~13시간, ▲6~13세 초등학생 9~11시간, ▲14~17세 중학생 8~10시간, ▲18~25세 고등‧대학생 7~9시간, ▲26~64세 성인 7~9시간, ▲65세 이상 노년층 7~8시간이다. 수면 권장시간은 낮잠을 포함한 총 수면시간을 말한다.

치크 교수는 “18~25세의 젊은 성인들은 뇌가 아직 발달 중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9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며 “어떠한 연령대든 부상, 질병, 수면장애로부터 회복할 때는 9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수면 습관에 있어 수면의 양만큼 중요한 것이 수면의 질이다. 깊이 잠 들어 급속안구운동수면(REM) 단계에 도달하면 인지‧기억력‧생산성에 도움이 된다. 렘수면상태는 기억을 통합하고 저장하는 수면 단계로, 충분한 양의 잠을 자지만 여전히 피곤함을 느낀다면 이 수면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다음은 CNN이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소개한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이다.

1. 취침 시간을 지켜라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도록 노력해보자. ‘수면 일기’를 써서 매일매일의 수면 시간과 수면 상태를 기록한다면 무엇이 나의 숙면에 효과가 있는지 알기 쉽다. 어둡고 시원하며 내게 편안함을 주는 방에서 자는 것도 좋다.

2. 전자기기는 꺼라

전자기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과 전자기기의 존재로 인한 수면 방해는 우리 신체의 수면-기상 주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가능한 한 전자기기를 통한 업무는 잠 들기 전에 미리 해치워두는 게 좋다. 일찍 잠들려면 전자기기의 인공적인 빛보다는 자연광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 좋다. 전자기기들은 햇빛에 비친 많은 파장을 모방하기 때문에 몸이 깨어있도록 유도한다.

3. 명상을 시도해보자

호흡 운동, 명상, 요가 또한 쉽게 잠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크 교수의 연구 결과 명상 훈련이 아이들이 하룻밤에 한 시간 이상 더 자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4. 좋은 음식과 운동 습관은 필수

건강한 음식을 먹고 매일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는 것이 밤에 푹 잘 수 있는 노하우다. 다스굽타 교수는 “밝은 낮에 항상 운동을 하도록 노력하라”며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밤에 푹 잠 들 수 있는 추진력을 길러준다”며 운동의 생활습관화를 강조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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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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