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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6호]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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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변호사의 현장일지]실질최저시급 1만원으로 만든 주휴수당

정재욱  변호사ㆍ법무법인 주원 파트너변호사 

▲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간당 8590원이 정부 고시로 확정된 지난 8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고용노동부 직원이 최저임금이 게재된 관보를 보고 있다. photo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기치 아래 6470원7530원8350원으로 급격히 오르던 시간당 최저임금의 속도는 잠시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인상폭은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인상효과는 지난해보다 증가했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는 주휴시간을 최저임금 산정 시 포함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올해 1월 1일부터 개정·시행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최저임금은 20% 넘게 올라 시간당 1만원을 넘어섰다. 많은 사람들이 ‘최저시급’ 금액에만 집중하는 동안 최저임금 계산방법의 변화로 사업주의 실질적인 부담은 매우 커진 것이다. 결국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9월 25일부터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에 돌입하는 등 산업 현장에 있어야 할 전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의 이런 불만은 최저임금 고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다. 최저임금 고시에는 ‘올해 책정된 최저시급을 월로 환산할 경우 174만5150원’이라고 적시해놓았다. 그 옆에 ‘주 소정근로 40시간을 근무할 경우, 월 환산 기준시간 수 209시간(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기준’이라 적혀 있다. 즉 최저시급이 올해 기준 8350원이라 했을 때 주 40시간 근무 사업장의 경우 1개월에 최소한 174만5150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1개월은 대략 4.34주이므로, 주 40시간을 근무한다는 의미는 1개월에 약 174시간(40시간×4.34)을 근무한다는 이야기다. 고시에 기재된 대로라면 주 40시간씩 월 174시간을 근무했을 때 최소한 174만5150원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174만5150원을 174시간으로 나누어보면, 시간당 1만30원으로 산출된다. 고시된 최저시급은 8350원이지만 실질적으로 시간당 1만30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말로는 최저시급 1만원이 멀었다고 하지만, 이미 올해부터 최저시급이 1만원을 넘었다.
   
   
   논란의 지점은 주휴수당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주휴수당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55조) 주 40시간 근무제의 경우 1주일에 하루(8시간)를 출근하지 않아도 유급으로 처리해주는데 이를 주휴수당, 주휴시간이라 통상 칭한다. 주 40시간 사업장에서 주휴시간까지 포함하면 근무시간은 주 48시간, 월 환산 시 209시간이 된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주휴수당 지급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주휴수당이 포함된 ‘월 환산액’을 최저임금 고시를 할 때 함께 기재해오고 있다. 앞서 살펴본 174만5150원도 주휴수당이 포함된 금액이다. 고용노동부에서 이와 같이 주휴수당이 포함된 월 환산액을 기재함에 따라 현장에서는 많은 혼란이 있었다.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에서 월급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눈 금액을 고시된 최저시급과 비교하도록 하고 있었다. 여기서 소정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근로하기로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데, 주 40시간 근무제 사업장의 경우에는 주 40시간, 월 174시간이 바로 소정근로시간이 된다.
   
   법령상 위와 같이 규정되어 있다 보니 법원에서는 ‘기본급+주휴수당’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눈 값을 최저시급과 비교하여 위법 여부를 가려왔다.(다른 수당이 없다고 가정) 이에 반해 고용노동부는 ‘기본급+주휴수당’을 ‘소정근로시간+주휴시간’으로 나눈 값을 최저시급과 비교하여 위법 여부를 가려왔다. 이러한 공식에 따라 산정된 값(기본급+주휴수당)을 ‘월 환산액’이라는 명칭으로 기재해왔다.
   
   즉 주 40시간 사업장의 경우 법원은 월급을 174시간으로 나누어 비교하고, 고용노동부는 209시간으로 나눈 금액을 최저시급과 비교해왔다. 예컨대 지난 2018년도 최저시급은 7530원으로 고시되었는데, 법원에서 보는 최저월급은 약 131만220원(7530원×174시간)인 반면, 고용노동부에서 보는 최저월급은 157만3770원(7530원×209시간)이었다.(주 40시간 기준) 그 결과 2018년 당시 월 14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장의 경우 고용노동부에서는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실제 소송으로 진행될 경우 법원에서는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와 같이 법규정에 대한 판례의 동향과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내용이 상이하여 실무에 많은 혼선이 초래되었다. 실제 고용노동부의 계산방식, 그에 따라 산출된 월 환산액이 문제가 있다며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고시 취소소송(필자도 동 소송의 대리인으로 참여)까지 제기한 바 있다.
   
   
   계산방식 변경 사업주 실질부담 증가
   
   여러 논란 끝에 정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소정근로시간’을 ‘최저임금 적용 기준시간 수(소정근로시간 수+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 수)’로 변경하여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그 결과 최저임금은 실질적으로 매우 높아졌다. 외관상으로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최저시급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약 10.9% 인상됐지만, 최저임금법 계산방법의 조정으로 실질적으로는 최저월급이 131만220원에서 174만5150원으로 약 33% 상승한 것이나 다름없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지난 2018년 12월 31일, 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은 산업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이로 인해 사업주가 추가로 지는 부담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도 어차피 기존 월급제 근로자의 경우 기본급에 통상 주휴수당을 포함하고 이를 209시간으로 나누는 계산식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하거나, 이미 대부분 기업들에서는 잘 알고 있었던 사항이라고 하며 별 영향이 없고 오히려 혼란이 해소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히 혼란을 방지하고 관행을 규정으로 만든 것일 뿐 사업주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렵다.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위 계산방법과 관련한 수많은 소송과 분쟁이 왜 발생했는지 되묻고 싶다.
   
   
   급격한 인상의 부작용
   
   최저임금 계산방법의 변경은 최저시급의 상승과 맞물려 결과적으로는 사업주들의 부담을 매우 과중하게 하고 있다. 관행을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소상공인 또는 중소기업에 다가오는 영향은 매우 치명적이다.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최저임금제도도 우리 사회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매우 필요하고 중요하다. 경제가 발전하면 당연히 최저임금도 그에 따라 상승할 필요가 있다. 다만 경제의 발전, 생산성의 증대가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급격하게 최저임금을 높이는 경우 여러 부작용만 야기할 수 있다. 실제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소득주도성장은커녕 소득재분배조차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상당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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