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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7호] 2015.03.09

국방비 37배 쏟아붓고도 여전히 북한군에 열세?

‘한국 對 북한 전력 2 對 11’ 헤리티지재단 발표로 본 한국군의 허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 지난 2월 11일 경기도 양평 육군 20기계화보병사단 양촌리 훈련장에서 열린 20사단 창설기념 전장비 기동사열. photo 연합
지난 2월 24일 미국의 한 저명한 연구재단에서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5년 미국 군사력지수’라는 이름의 보고서였다. 미국의 보수 브레인 집단인 헤리티지재단의 이름을 달고 나온 국방 관련 문건이니 그만큼 무게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우리의 군사력 가운데 북한에 비해서 우세한 것은 장갑차와 헬기 2가지뿐이고 나머지 11가지는 모두 뒤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놓고 일부 언론에서는 ‘2 대 11로 북한이 앞서고 있다’는 보도까지도 내놓았다. 이런 보도를 보는 순간 대부분의 국민들은 분노했을 것이다. 그동안 세금 중에 국방비로 나간 돈이 얼마인데 아직도 북한보다 뒤처지느냐는 울분이 터져나왔을 법하다.
   
   헤리티지의 이런 분석에 대하여 우리 국방부는 북한이 낡은 무기체계를 많이 가지고 있는 만큼 단순한 숫자 비교는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가 북한에 비해 양은 적어도 질적으로 우세하므로 뒤처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도 국민들의 입맛이 씁쓸한 것은 무엇보다 우리 군 스스로의 태도 때문이다. 2013년 국정감사 당시 남한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누가 이길 것으로 보느냐는 민주당 김민기 의원의 질문에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다음과 같은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한·미 동맹이 싸우면 우리가 월등히 이기지만, 남북한이 1 대 1로 붙으면 우리가 불리하다.” 당장 의원들이 발끈했다. “우리가 북한에 비해 34배나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는데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과거에도 북한군 전력에 대한 국방부의 태도는 일관되지 못했다. 국방부는 차기 전력의 확보가 필요할 때면 북한의 재래 전력 위협을 과대평가하여 사업을 통과시키려는 모습을 보인다는 비난을 종종 받았다. 그러다가도 지난 정보본부장 발언처럼 자신들의 발언에 국민들이 분노하면 그 내용을 수정하거나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예가 2013년 북한의 신형 전차 선군호와 천마호의 배치 사실을 과장한 경우이다. 실제 북한의 생산분은 100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조 재생산되었으며, 이들 장비가 ‘제3세대 전차급’의 성능인지 확인할 수 없었으나 마치 첨단 전차 900대가 생산된 것처럼 알려졌는데, 그 배경에는 신형 K-2 ‘흑표’ 전차의 생산이나 기타 대전차 무기 등이 필요하다는 군의 논리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북한 핵무기 보유에 관한 국방부의 태도는 더욱 혼돈스럽다. 국방부는 올 1월 6일 발간한 ‘2014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10개 이상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헤리티지재단이나,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North)’의 분석에 대해서는 엉뚱한 말을 하고 있다. “10~16개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일부 민간단체나 전문가들의 추정일 뿐 증거도 없고 우리는 그런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라는 것이 국방부의 반응이었다.
   
   한마디로 같은 사태를 바라보면서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긴급하고 명확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핵에 대해서 국방부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국가안보를 위하여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만약에 이러한 갈팡질팡하는 태도가 단지 예산 때문이라고 한다면, 예산 때문에 위협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포장하는 일이 된다. 국방 당국은 비즈니스 조직이 아니다. 그런 행위는 국가적 위협을 냉정하게 판단하여 대응한다는 국가 방위기관의 본질을 잊어버리는 행위이다.
   
   2015년 국방 예산은 37조4560억여원이다. 지난해에 비해 4.9%가 늘어난 비용이다. 우리나라 정부재정에서 약 14%대의 예산이 국방에 사용되고 있다. 국방개혁 초기인 2004년부터 2007년까지는 15%대를 유지하다 이후 비중이 떨어졌는데 올해 다시 14.5%까지 오른 것이다. 지난 정부 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로 2011년 국방 예산이 재정 대비 15%를 기록한 이후 다시 상승세다.
   
   국제적 기준에서 볼 때 우리 국방비(344억여달러)는 세계 10위로 국제적 기준에서도 엄청난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 역내 주변국과 비교하면 하위권이다. 1294억달러의 중국이 세계 2위, 700억달러의 러시아가 4위, 그리고 477억달러의 일본이 7위 규모이다.
   
   북한은 대략 1조원대의 예산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절대액에서는 우리에게 훨씬 뒤지지만 재정 대비 국방비에서 북한은 우리보다 높아 2007년 이후 15.8%로 비중이 고정되었다가 2013년부터는 16%로 상향되었다. 특히 올해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를 통하여 선군정치사상을 더욱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경제정책에서 국방공업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있어 국방비 비중이 앞으로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국방부는 2015년부터 앞으로 5년간 필요한 국방 예산을 222.9조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연평균 7.2%씩 국방 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 동북아 주변국의 군사력 강화나 국내적인 국방 환경의 변화로 보았을 때도 반드시 필요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북한의 위협이나 주변국의 군비 경쟁에 휘말려 굉장히 많은 국방 예산을 쓰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게다가 우리 국방비는 인건비·유지비 등 전력운용 비용이 70%에 이르는 매우 경직된 구조이다. 즉 70%가 고정경비에 쓰이고 나머지 30% 정도로 근근이 새로운 전력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사용해오고 있는 국방비는 172조원인데 그중에 새로운 무기를 구매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51조원인 셈이다.
   
   문제는 이렇게 잘 써도 부족한 전력획득 비용이 방산비리와 부실로 줄줄 새고 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월 방위사업청이 설립된 이후 비리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최근 100일간의 방산비리 합동조사단이 밝혀낸 방산비리 액수만 3600억여원대이다. 비리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전문성 부족으로 잘못 처리한 일들이 더 큰 문제이다. 법과 절차를 지켜서 처리한 일이라도, 우리 군의 전투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기여 못하는 무기를 만드는 일도 적지 않다. 일례로 K11 복합소총이 대표적 사례이다. 4200억원을 써서 1만5000여정을 생산할 예정이었던 이 소총은 우수한 기계 성능에 못 미치는 조준장치의 기술적 미성숙 때문에 당장 우리 군 전력에 도움이 되기 어렵다. 이렇게 소중한 국방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는 자세히 찾아보면 적지 않다.
   
   우리가 본보기로 삼을 수 있는 예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GDP의 6%에 해당하는 182억달러의 비용을 국방 예산에 들이고 있다. 우리보다도 훨씬 낮은 액수이지만 이 비용으로 뽑아내는 성과는 상당하다. 대표적 사례로 아크자리트 장갑차를 들 수 있다.
   
   아크자리트 장갑차는 이스라엘이 중동전에서 노획한 적군의 T-54/55 전차를 개조하여 만든 무기다. 기존의 M113 젤다 장갑차가 대전차 공격에 약하다고 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무려 45t의 육중한 무게로 안전하게 보병을 수송할 수 있는 이 장갑차는 200여대나 생산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이들 노획전차를 자국 작전에 맞게 개조한 타이란(Tiran) 전차도 배치했다. 타이란 전차는 전시에 적 전차를 파괴하는 등 훌륭한 전과를 올렸고 퇴역한 뒤에는 외국으로 판매하거나 무상원조를 통해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데 활용되었다.
   
   이스라엘은 필요 없는 군 장비는 과감히 치우기도 한다. 지난해 이스라엘은 AH-1G/S 코브라 공격헬기들을 전격적으로 퇴역시켰다. 이스라엘은 주변국의 전차나 장갑차 등 기갑전력에 대응하여 최대 64대까지 코브라를 운용한 바 있었다. 그러나 잠재적국 가운데 가장 많은 기갑전력을 보유한 시리아가 IS 등과의 내전으로 인해 기갑전력이 괴멸되다시피하자 과감하게 낡은 공격헬기를 포기하고 대신 서처3나 스카이라크 같은 무인 공격기를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결국 국방이 제대로 되려면 적의 위협 양상에 대하여 유연한 사고와 대처가 핵심이다. 위협이 바뀌면 그에 대한 대응책도 바뀌어야 하고 패러다임을 빨리 전환해야 한다.
   
   사실 헤리티지의 최근 보고서에 대해서는 우리 국방부가 반박할 측면도 적지 않다. 재래식 전력에 관한 한 우리가 질적으로 더 우수하다는 국방부의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예컨대 우리 군의 주력 전차인 K1 시리즈는 3세대 전차로 레이저 조준기, 열영상장비 등을 갖추어 야간에도 문제 없이 교전할 수 있고 정밀한 디지털 탄도계산 컴퓨터 덕분에 이동하면서 사격해도 정확히 명중시킬 수 있다. 반면 북한의 주력 전차인 천마호는 최신 개량형의 경우에도 3세대 전차로 보기 어렵다. 최근의 전차 경향을 보면 3세대 이후의 전차라야만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냉전 시절 미군에 공포의 대상이던 소련제 T-72 전차는 2.5세대 전차로, 막상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군과 만났을 때 미군의 3세대 전차인 M1 에이브럼스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북한의 천마호는 T-72보다도 이전 세대인 T-62 전차를 개조하여 성능을 강화해 온 것이다. 해군함의 t수가 큰 쪽이 강력할 수밖에 없는 해군 전력에서도 대한민국에는 5000t급 이상의 구축함이 무려 9척이 있고 그중 3척이 이지스함인 반면 북한은 무려 260여척이 50t 미만의 어뢰정에 불과하며 1000t급을 넘는 선박은 겨우 4척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공군 전력도 양적으로는 북한의 56%에 불과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우리 공군은 제4세대 전투기로 F-16과 F-15K를 보유하고 있으며 숫자가 200여대에 이르는 반면 북한이 보유한 4세대 전투기는 미그-29 오직 한 기종으로 숫자도 40대 미만으로 추정된다. 현대전에서 4세대 이전 세대의 전투기들은 가시거리 밖에서 미사일로 요격해 오는 4세대 전투기에는 상대가 될 수 없다.
   
   이렇듯 재래식 전력 면에서 우리 군은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헤리티지 보고서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나 핵탄두 보유이다. 이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재래식 장비가 심각히 노후하고 열세인 것을 언급하고 있다. 이렇게 노후한 재래 전력을 세대교체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북한이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한정된 재화로 전쟁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북한은 재래 전력의 현대화를 상당 부분 포기하는 대신 비대칭 전력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북한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를 800여발 보유 중이며, 300여발의 노동1 미사일로는 주일 미군기지를 포함하는 1300㎞ 중단거리를 타격할 수 있다. 사거리 4000㎞에 이르는 무수단4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50여발을 보유 중으로, 미군의 B-2 스텔스폭격기와 B-52 폭격기가 전진배치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 게다가 대포동2호나 KN-08은 대륙간 탄도미사일급으로 사거리가 1만㎞에 이르러 미국의 대부분을 공격할 수 있다.
   
   핵무장 능력을 바라보는 보고서의 시각은 더 엄중하다. 최소한 1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의 관측까지 인용하며 북한의 핵탄두 경량화·소형화를 기정사실로 바라보고 있다. 최소한 노동미사일에는 핵탄두를 장착하여 날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공격이 가능한 존재라고 한다면 군사 전략에서 우리의 입지는 줄어든다. 애초에 핵 보유국과 비보유국은 국제정치적으로 위상이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은 모두 핵 보유국이자 전략원잠(SSBN) 보유국가로, 적국이 자신을 핵으로 공격해도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로 상대방을 2차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국가들이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핵 억제력을 가진 나라들이다. 북한이 최근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 개발에 목을 매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북한의 핵능력이 나날이 증강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대응은 어찌보면 한가롭다. 핵능력이 스스로 없으니 결국 동맹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의 핵우산 아래 들어가 있다. 현재 미군 자체가 전술핵을 대부분 폐기하여 보유량은 500여발에 불과하다. 핵우산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이 전 세계 동맹국 10억여명을 대상으로 펼치는 전략 핵무기의 넓은 우산 속에서 맨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 셈이다.
   
   이렇게 부실한 핵우산을 극복하고자 우리 국방 당국이 제시한 개념이 바로 ‘맞춤형 억제전략’이다. 북한의 핵위기 상황을 위협 단계, 사용임박 단계, 사용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별로 다른 방법을 통해 핵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의 핵심이 킬 체인으로, 북한이 실제 핵미사일 등을 꺼내 발사 준비를 하면 킬 체인을 가동하여 30분 내에 북한 핵을 격멸하겠다는 군사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2단계 킬 체인을 통해서도 핵미사일을 격파하지 못하고 발사된 경우에는 우리 영토로 떨어지기 전에 상공에서 요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 국방부는 KAMD, 즉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갖추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하여 패트리어트 PAC-3 미사일 도입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그런데 북의 핵공격에 대한 우리의 대응 전략이라는 킬 체인이나 KAMD 모두 현 단계에서는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북한은 이동식 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을 최소 100대 이상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북한이 동시에 100대 이상의 차량을 꺼내 대한민국을 향하여 발사를 준비한다면 어떨까? 이를 모두 동시에 파악한 다음 동시에 공격하는 킬 체인 작전은 지극히 어렵다. 우선 정찰자산이 부족하거니와, 짧은 시간 내에 원거리를 정밀타격할 수단도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이 ‘선제타격’을 허락할 배짱이 있는지부터가 의문시된다. 현재 한국형 미사일 방어의 핵심이 되는 PAC-3는 사정거리가 20여㎞에 불과하다. 전국을 지키려면 도대체 몇 개의 포대를 배치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다. 게다가 PAC-3는 아직 우리 군이 도입하지도 못했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킬 체인과 KAMD는 방어 전략일 뿐이다. 양쪽 모두 적의 핵무기를 타격하여 우리를 방어하는 것에 불과하다. 핵전략에서 핵심은 ‘공포의 교환’을 통한 억제력의 확보일 텐데, 킬 체인과 KAMD를 가동한들 북한이 공포감을 느낄 것은 없다. 심지어는 핵보복을 하더라도 지하 200m의 벙커로 피신한다는 김정은의 수뇌부가 공포를 느낄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앞으로 15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여 2023~2024년쯤에 이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하고 있다. 즉 현재는 이런 시스템을 한·미연합자산, 즉 미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기가 차는 것은 현재 미국의 상황이다. 남북의 전면전 시에 우리가 줄기차게 믿고 있는 것이 미군의 증강(增强)이다. 미국의 전시증원전력은 ‘신속억제방안(FDO)’ 및 ‘전투력증강(FMP)’ ‘시차별부대전개제원(TPFDD)’에 의거하여 이루어진다. 지금 하고 있는 키리졸브 훈련이 바로 미군을 한반도에 불러들여서 부대 통합을 하는 과정을 연습해 보는 것이다. 여태까지 언론에 알려진 바로는 북한의 남침 시에 미군은 시차별부대전개제원에 따라 최대 69만명의 병력을 증원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미국은 대테러 전쟁에 한창 바쁘다. 아프간에서 발을 빼려고 해도 쉽지 않고, IS의 발흥으로 기껏 발을 뺐던 이라크로 다시 돌아가야 할 판이다. 게다가 미 육군의 병력은 2차 대전 이래 최소 규모로 줄어들어 올해 말까지는 49만명, 2020년 말에는 42만명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참고로 2003년 이라크 침공을 할 때 미군이 다국적군과 함께 마련한 병력은 26만5000명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더라도 전시 증원 69만명을 실제로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미국은 여전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지만 미국이 알아서 해주겠거니 하는 나태한 생각을 할 여유가 이제 없다는 말이다.
   
   킬 체인과 KAMD로 억제를 달성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던져진 과제이다. 후세인 체포작전이나 빈라덴 제거 작전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수뇌부를 직접 겨냥한 이른바 ‘참수작전’은 충분히 수행 가능하고 우리의 동맹인 미국은 성공한 경험이 있다. 우리 군에도 특수부대, 공군기나 미사일 전력을 통한 참수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은 있다. 다만 스텔스 전투기나 특수전 항공기 같은 침투·타격 수단이나 적을 실시간 감시하기 위한 글로벌호크 정찰무인기 같은 정보감시정찰 등을 보완해야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포의 교환’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즉 북한 정권 수뇌부에 공포를 가져다줄 만한 전략과 이에 따른 무기체계를 확보할 수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김정은이 60m 지하벙커에서 핵전쟁도 두렵지 않다며 농성하고 있다면, 땅속을 뚫고 들어가 제거할 수 있는 전술을 짜야 한다. 일례로 미국은 GBU-57 ‘수퍼벙커버스터’ 폭탄을 통해 지하벙커에 숨은 김정은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여전히 북한에 공포를 안겨다 줄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북한이 두려워하는 전략을 짜고 그에 맞는 무기체계를 갖춰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방 예산은 낭비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양욱
   
   서울대 법대 사법학과졸. 국방대학원 석사과정. 현 인텔엣지(주) 대표이사,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국방부·방사청·해공육군 자문위원. 전 카타르 육군 특수전교육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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