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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9호] 2017.01.02

2017년판 세계미래보고서

인간 두뇌 영구보존 죽지 않는 시대 온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시대다. 국내의 경우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사건이 앞날을 전망할 시야를 가리고 있다. 오늘의 대통령이 내일은 어떤 신분이 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세계적인 불확실성 지수도 한층 높아졌다. 새해 벽두, 우리가 사는 현 세계를 부감(俯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안목이 필요한 이유다.
   
   1988년 유엔은 ‘새천년 미래예측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 결과 창립된 단체가 ‘밀레니엄 프로젝트(The Millennium Project)’다. 유엔 산하의 각 연구기관 및 EU, OECD 등 다양한 국제기구들이 긴밀히 협조해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문제 해결 방안을 연구하는 미래 예측 비정부기구(NGO)다. 전 세계 64개 지부에서 3500여명의 정부공무원, 기업인, 학자 및 전문가들이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고, 위기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한국지부는 유엔미래포럼.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가 밀레니엄 프로젝트에서 논의한 이슈를 정리하고 번역해 매년 책으로 출간해오고 있다.
   
   주간조선은 1월 말 출간 예정인 2017년판 ‘세계미래보고서 2055’를 입수해 소개한다. ‘세계미래보고서 2055’에서 미래학자들이 제시한 네 가지 주요 트렌드인 ▵수명 연장 ▵신인류 탄생 ▵인공지능 시대 본격 개막 ▵넥스트 거버먼트(government)로 나눠 주요 내용을 발췌했다.
   
   
▲ 지난해 미국 뉴호프 산부인과에서 세 부모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기가 탄생했다. photo New Hope Fertiliy

   1 수명 연장, 죽음의 극복을 향해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미래 예측을 연구한 지 30년이 되어 간다. 인간이 영생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예측들이 증가하고 있다. 30년 전에는 ‘인간이 영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사기꾼이나 미치광이 사이비 교주 취급을 받았다. 이제는 영생이 가능하다는 데 힘을 실어주는 과학적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래에는 생물학적 연령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 미국 듀크대학 노화센터의 연구원인 댄 벨스키(Dan Belsky)는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 참가자들의 전신을 정밀 검사했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사람은 생물학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는데, 예외적으로 지나치게 빨리 늙거나 좀처럼 늙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간, 신장, 심장, 면역 시스템, 대사율, 콜레스테롤 수준, 심폐 기능 등을 추적했다. 기억력, 추리력, 창의력 심지어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까지 살펴봤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 부위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점점 짧아져 나중에는 매듭만 남게 된다. 그리스어로 ‘끝’을 뜻하는 텔로스(telos)와 ‘부분’을 뜻하는 메로스(meros)를 합친 이름이다. 정상세포의 경우 텔로미어의 길이는 수명과 직결된다. 어느 수준 이하로 그 길이가 짧아지면 그 세포는 노화 상태에 들어간다. 노화와 수명을 결정하는 인자로 텔로미어가 추정되는 이유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피부 조직의 손실을 채우기 위해 세포가 분열하여 손상된 피부 조직을 원상태로 재생한다. 젊은 사람들의 피부와 달리 노인의 피부는 상처가 생기면 좀처럼 아물지 않는다. 피부 재생이 잘 안 된다는 얘기다. 짧아진 텔로미어 때문이다. 피부 세포 내의 염색체 말단 부위인 텔로미어가 지속적인 세포분열 이후 5000염기쌍 이하의 길이로 짧아져 피부 세포는 더 이상 세포분열을 하지 못한다. 2015년 2월 미국에서는 텔로미어의 길이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시도가 성공했다. 텔로미어 길이를 늘리고 보호하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를 변형해 전체 길이의 10%, 약 10년 정도의 세월을 되돌렸다.
   
   인간이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흔히 ‘DNA 가위’로 설명되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얘기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 핑거 뉴클레이즈’에서 2세대 ‘탈렌’을 거쳐 3세대 ‘크리스퍼’로 발전해왔다. 크리스퍼는 원하는 DNA 를 자르고 새로운 DNA를 삽입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현재 살아 있는 세포의 DNA를 ‘수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질병을 유전학 수준에서 취급하려는 과학의 오랜 목표가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약 6000종의 질병이 유전적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된다. 그중 5%만이 치유가 가능하다. 겸상적 혈구빈혈증이 한 예다. 매우 치명적인 질병인데, 인간의 신체를 구성하는 30억개의 DNA 쌍 중 단 하나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병된다. 아직까지는 치유가 불가능하다. 크리스퍼 편집 기술을 이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겸상적 혈구빈혈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제거할 수 있다.
   
▲ 염색체의 양 끝단에 위치한 텔로미어는 노화 속도와 수명을 결정한다. 2015년 미국에서 텔로미어를 연장하는 시도가 성공했다. 텔로미어를 10% 늘렸더니 그만큼 더 생체나이가 젊어졌다고 한다.

   암세포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은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암 치료를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환자의 고유한 면역세포 안에 있는 유전자를 편집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서 암세포를 파괴하는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은 유전자 질환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나 그 부모, 혹은 나중에 유전적 질환에 걸릴 사람들에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
   
   전 세계의 영생연구소들은 수명 연장 기술 중 장기 재배 등 인간을 영구적으로 살아남게 하는 기술을 연구한다. 2020년 이후에는 자신의 장기를 재배하여, 특정 장기가 고장 나면 마치 자동차 부품 갈 듯이 장기를 교환하는 작업이 가능해진다. 그중 하나가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이다.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줄기세포를 채취해 이 세포를 연구소로 보낸다. 세포들은 연구소로 보내져 인간의 장기를 구성하는 다양한 유형의 세포가 된다. 3D바이오프린터는 이런 세포들을 이용해 적층 방식으로 새로운 장기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기는 신체를 모방한 인큐베이터에서 이식 준비가 될 때까지 발달시킨다. 두뇌를 보존해 영생을 구현하려는 연구도 있다. 매년 약 5700만명, 매일 15만5000명이 죽는다. 그들은 다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개별적 존재다. 죽음을 맞으면 그들의 두뇌 속에 들어 있던 기억과 독자성은 영원히 소멸될 수밖에 없다. 가까운 미래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엑셀러레이팅 퓨처스(Accelerating Futures)의 CEO인 존 스마트는 인간의 수명 연장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화학적인 두뇌 보존 기술의 성공을 예견했다.
   
   많은 신경학자들은 화학적 두뇌 보존 기술의 발달 덕분에 죽은 사람의 기억과 독자성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영구보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선진국의 경우 한 사람당 1만달러, 개발도상국에서는 한 사람당 300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두뇌 영구보존이 가능할 것이라 예측한다. 화학적으로 보존된 두뇌는 묘지, 저장소, 심지어 가정에서도 보관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이 가속되면 2020년에 보존된 사람의 두뇌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구들이 아직 살아 있는 2060년 초반에 컴퓨터를 이용한 형태로 다시 세상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 미래에는 3D프린터로 눈·코·입을 만들어 갈아끼울 수도 있다.

   2 디자인된 아기, 신인류의 탄생
   
   미국의 스타트업 프렐류드 퍼틸리티(Prelude Fertility)는 두 번째 성 혁명을 준비하는 기업이다. 설립자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는 미국 싱귤래리티대학이 주최한 2016 글로벌 서미트에서 그의 회사가 두 번째 성 혁명의 시작을 돕는 이유를 설명했다.
   
   첫 번째 성 혁명은 1960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 -tion·FDA)이 경구피임약의 대중 판매를 승인하면서 시작되었다. 원하지 않는 임신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생겼고, 여성들은 신속하게 산아제한에 참여하게 되었다. 1965년에만 약 650만명의 미국 여성들이 피임약을 복용했다.
   
   두 번째 성 혁명은 바로 섹스와 생식의 분리를 뜻한다. 섹스를 통한 임신이 더 이상 아기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사브스키의 연구에 의하면, 2016년엔 700만명의 사람들이 섹스를 통해 아이 갖기를 희망하지만, 500만명만이 성공할 것이라고 한다. 그 500만명 중 100만명은 유산하게 되고, 400만명의 아기만 남는다.
   
   이런 통계는 무시무시한 불임의 확산을 의미한다. 세계 인구는 2025년에 80억명, 2055년에는 90억명을 초과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출산율이 지금 추세로 진행된다면 2055년 이후에는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다.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이 낳아야 할 아이의 평균 숫자인 대체출산율은 미국의 경우 2.1명이다. 출산율이 1.9명이라면 실제로 대체비율을 약간 밑도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는 10대 또는 20대에 생식하도록 진화되어 있다. 그러나 조상들과는 달리 오늘날 우리 신체는 우리의 삶과 궤도를 함께하고 있지 않다. 현대 여성들은 아이를 가지기 전에 커리어에 더 집중하기를 원한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의 결혼 연령은 자꾸 높아진다. 커플들은 결혼 후에도 바로 출산하기보다는 부부끼리 몇 년을 살다가 아이를 낳고자 한다.
   
   부모가 되는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불임률도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불임 부부를 위한 시험관 아기의 숫자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불행히도 시험관 아기를 시도한 커플 중 30%는 아기를 가질 수 없었다. 바사브스키는 이런 갭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끝에 건강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프렐류드(prelude)법을 개발했다. 프렐류드법은 다음 네 가지의 단계로 진행된다.
   
   1. 생식력 보존(fertility preservation) : 생식능력이 아직 최고조에 있는 35세 이하일 때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를 보존한다. 일반적인 믿음과는 반대로 난자만 보존해서는 안 된다. 40세가 넘은 아버지의 정자를 물려받은 아이는 심리적 장애를 가지게 될 위험이 75% 증가한다. 따라서 정자도 함께 보존하는 게 좋다.
   
   2. 배아의 형성(embryo creation) : 커플이 준비가 되었을 때 난자와 정자를 해동한다. 그리고 모체 외부에서 난자와 정자를 결합해 배아를 형성한다.
   
   3. 유전자 선별(genetic screening) : 자궁 내에 배아를 착상시키기 전에 기형을 선별하고 진단하기 위해 배아 유전자를 선별한다.
   
   4. 단일 배아 착상(single embryo transfer) : 가장 건강한 배아를 선택하여 모체의 자궁에 착상시킨다.
   
   바사브스키는 프렐류드법은 더 잘생기거나 더 똑똑한 아기를 만드는 방법이 아니며, 사람들이 원하는 건강한 아기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아기의 다른 특성을 미리 결정하지 않고도 염색체와 유전자의 기형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 아기를 위해 특성을 선택하는 것과 디자이너 베이비를 만드는 것은 과연 다를까? 이 둘의 경계는 무엇으로 구분될 수 있나? 내 아기가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이기를 원한다면? 내 아기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선택할 수 있다면? 미국 여론은 유전적으로 변형한 아기 탄생에 대해 특별하게 부정적이진 않은 편이다. 지난 8월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46%가 아기의 유전자 변형이 심각한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킨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같은 설문조사에서 83%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아이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 멀리 간 의료 발전’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둘의 경계는 모호하다. 디자이너 베이비의 문제는 아주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조만간 닥칠 문제다.
   
   
▲ 2016년 11월 열린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에서 핸슨로보틱스의 설립자 데이비드 핸슨(오른쪽)과 로봇 ‘한’이 축사를 하고 있다. photo 박상훈 조선일보 기자

   3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간이 우세할 거라 믿은 바둑에서 이세돌의 패배는 충격이었다. 알파고는 최고 바둑 전문가의 마인드로 바둑의 룰을 외운다. 정보 패턴을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도록 설계된 알고리즘 덕분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바둑 등 한 가지 분야가 아니라 수십, 수백, 수천 가지를 한꺼번에 잘할 수 있는 인공일반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AGI)으로 나아가고 있다.
   
   2030년경에는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인공일반지능이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게 된다. ‘인공지능혁명2030’의 저자 벤 고르첼의 예측이다. 로봇 ‘소피아’와 ‘한’을 개발한 핸슨로보틱스사의 수석과학자인 그는 제4차 산업혁명은 바로 인공지능혁명이라고 주장한다.
   
   앞으로 15~20년 동안 인간의 모든 연구와 국가 산업들이 모두 좁은 AI(약인공지능)에서 ‘AGI’(강인공지능 또는 인공일반지능)로 전환하게 된다. AI는 비지능 알고리즘으로 여전히 가치를 유지하겠지만, 인간들이 더 중요시 여기며 애용하는 기술은 AGI가 될 것이다. 모든 산업에 인공일반지능 칩이 들어가면 속도와 효율성 및 경제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 지난해 3월 국내에서는 1호로 임시운행 허가증을 받은 자율주행차량(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이 시험주행을 앞두고 점검을 받고 있다. photo 신현종 조선일보 기자

   인공지능이 현재 가장 돈을 많이 벌고 있는 분야는 의료보건 분야다. 앞으로는 신약개발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 것이다. 현재 신약 한 가지를 시장에 내놓으려면 약 10년의 시간과 25억달러(약 3조원)가 드는 것이 보통이다. 인공지능과 바이오메디슨의 융합으로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단축된다. AI 딥러닝은 많은 양의 경우의 수를 비교해 적당한 신약 후보를 찾아내고 엄청난 데이터로 효과를 검증한다. 의학산업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만하다.
   
   AI는 인간의 섹스와 결혼 행태도 바꾼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완벽한 만남’을 중개하는 결혼 중개업자가 등장할 것이다. 유전자에서 심리통계학까지 모든 정보를 토대로 중매를 한다. 증강현실 안경으로 실시간 정보를 받으며 데이트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상대방의 감정이 궁금하면 직접 만나야 했다. 미래에는 증강현실 카메라가 동공 확장이나 모세혈관의 홍조를 관찰해 상대의 감정을 알려줄 것이다.
   
   가상현실이 널리 보급되면 필연적으로 가상현실 포르노가 널리 보급된다. 가상현실 포르노는 자극적이고 생생하며 중독적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가상현실 포르노는 성적 욕구와 실제 세계의 쾌감을 무디게 만들며, 섹스에 점점 더 만족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한다. 가상현실은 로봇, 센서, 인공지능과 같은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친밀감과 인간관계를 완전히 대체하게 된다. 이런 기술들은 대중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요가 커질 테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가격은 더 낮아질 것이다. 영화 ‘그녀(Her)’처럼 인간이 인공지능 아바타나 로봇과 관계를 맺는 일도 급증한다. 일본에서는 진짜 여자친구보다 ‘가상의 여자친구’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고 있다. 16~24세 사이의 일본 독신 여성의 45%와 독신 남성의 25%는 성적 접촉에 흥미가 없다고 말했다.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어떤 획기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일본의 인구는 지금부터 2060년까지 3분의 1이 감소한다.
   
   인공지능은 직업군의 교체도 가속화한다. 자율주행 차량이 보급되면 운전기사라는 직업은 없어질 것이다. 배달용 무인 드론과 로봇도 곧 상용화될 예정이다. 글을 쓰는 인공지능도 일부 활용 중이고, 통역을 해주는 이어폰도 조만간 개발될 것이라고 한다. 인공일반지능협회에서 2016년에 가능한 인공지능의 인간 일자리 대체 연구를 보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AI시트콤과 영화가 제작됐다. 소니연구소는 AI팝송을 발표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에서는 AI크리스마스 캐럴이 만들어졌고, 구글은 AI예술품을 옥션에서 팔아 1억원을 벌었다. 아이엠(EyeEm) 잡지는 AI를 통해 잡지를 편집했다.
   
   인공지능을 정치와 접목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초기 단계에 있는 로바마(Robama·로봇과 오바마의 합성어)가 그 예다. 벤 고르첼 박사팀은 정부나 의회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필요한 곳의 한 예로 한국을 지목했다.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이 산더미 같은 자료를 비교 검토하고 그중 필요한 쟁점을 고려해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엄청난 양의 정보가 빠른 속도로 쏟아지고 있다. 이때 로바마와 같은 인공지능 시스템은 큰 도움을 준다. 법, 뉴스, 정책 브리핑, 전문가 분석,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정보를 입력한 후 최적의 정책을 찾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AI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 즉 SNS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글, 신문 방송의 모든 의견을 취합할 수 있다. 여론조사 2000명의 의견수렴이 아니라 5000만명의 의견수렴을 손쉽게 매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대안이나 대체 법안, 제도를 만들 수 있다. 이 기술이 더 발전하면, 그 다음 단계에서는 의사결정 지원을 하는 강력한 AI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의회나 정부의 정치인들의 의사결정을 대행하게 된다. 나아가 정치인뿐만 아니라 기업인, 일반 시민의 의사결정도 지원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골치 아픈 선택의 문제는 인공지능에 맡기고 인간은 더 창조적이고 재미있는 일을 찾게 될 것이다.
   
   
▲ 국경을 넘어 유통되는 초국경 화폐 ‘비트코인(bitcoin)’.

   4 경계의 종말, 넥스트 거버먼트
   
모든 금융과 상거래의 생명은 보안과 신뢰다. 은행에 누가 얼마를 맡겼고, 얼마를 어디로 보냈는지 정확하게 기록되고 있다는 신뢰와, 납품한 제품의 대금이 제때 지불될 것이라는 믿음이 흔들릴 때 경제에는 큰 혼란이 온다. 그 위험성을 해결해주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blockchain)’이다. 이름 그대로 블록(block)을 연결(chain)한다는 뜻이다. 일종의 역발상이다. 각 블록에는 일정 시간 동안의 거래내역이 담겨 있다. 모든 사용자들은 블록체인의 장부를 나눠 가진다. 높은 비용을 들여 거래 기록을 은밀히 보관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역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기록을 공개해 해킹을 막는다는 발상이다. 이 때문에 ‘공공 거래장부’라고도 불린다. 모든 사람이 같은 사본을 갖고 있다면 해킹을 해 어느 한 사본을 고쳐봤자 금방 수정된다. 마치 특정인이 위키피디아 내용을 잘못된 내용으로 바꿔도 다른 사용자가 다시 고쳐놓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전 세계의 상거래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가져올 거라 전망한다. 디지털화폐 비트코인(bitcoin)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은행이나 신용카드회사 같은 중앙집중적인 조직 없이 사용자끼리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세상에 나타난 지 7년 만에 시가총액으로 세계 100대 화폐 안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했다.
   
   2016년 9월 초 한국조폐공사는 한 민간업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블록체인 기반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016년 상반기에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세계 최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 CEV’에 가입했고, 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이 뒤이어 동참했다. 국내 주요 은행 대부분이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 독일의 도이체방크, 스위스 연방은행 등 세계 대형은행 네 곳은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지털화폐 개발에 나섰다.
   
   ‘비트네이션’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2014년 수잔 타코프스키 템펠호프가 설립한 기관이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로 안드로이드가 존재하듯, 비트네이션은 정부를 운영할 수 있는 운영 체제다. ID 시스템, 분산화 애플리케이션 라이브러리, 분쟁해결 메커니즘, 보험, 외교 및 보안 서비스, 스마트 계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트네이션을 통하면 다양한 국가가 탄생할 수 있다. 심지어 누구나 자신만의 나라를 만들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 때문에 가능하다. 정부의 주요 역할 중 하나로 신뢰할 수 있는 신분과 거래 정보의 입증자 역할이 있다. 기업들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파산되지 않아야 하고 개개인의 기록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다. 블록체인 기술 때문에 가능해졌다.
   
   비트네이션은 지금까지 정부에 의해 독점되었던 ‘제3자 권한’을 대체하는 첫 번째 대안이 될 것이다. 재산권, 결혼, 법인 설립, 신분 증명 등의 거버넌스 서비스들을 제공한다. 실제로 시리아 난민 중 일부가 비트네이션을 통해 임시 디지털신분증을 발급받았다. 유럽 국가들이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일 때 비트네이션에 등록한 난민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2016년 현실이 된 30년 전 미래학자들의 예측 10가지
   
   1. 1마침내 인공지능이 인간 바둑 고수를 이겼다. 2029년엔 인간보다 똑똑한 AI가 등장한다. 2045년엔 싱귤래리티, 즉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해 스스로 진화해가는 기점이 온다.
   
   2. 1자율주행차 우버택시가 인간 없이 거리를 누빈다. 택시, 트럭 등 대부분의 운전사가 소멸하고, 24시간 돌아다니는 저렴한 택시로 이동하면 자동차 소유의 종말이 온다.
   
   3. 1세계 최초로 유전적으로 세 명의 부모를 가진 아기가 출생했다. 출산의 각종 문제를 풀 수 있다.
   
   4. 1영국에서 암으로 사망 직후 한 소녀가 극저온 상태로 보존되었다. 20~30년 후 암이 정복되면 깨워서 살릴 수 있다.
   
   5. 1과학자들은 단지 473개의 유전자를 가진 인조생명체를 창조했다. 인간은 이제 손쉽게 각종 생명체 또는 괴물을 창조할 수 있다. 합성인조인간 탄생이 가능하다.
   
   6. 1인간질병유전자를 잘라내는 유전자 편집가위 기술 ‘크리스퍼’를 사용한다. 미래에는 인간이 스스로 신생명체 창조가 가능하며, 질병을 잘라내서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
   
   7. 1인간과 기계의 연결이 가능해졌다. 신경 인터페이스 분야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간의 생각이나 지식을 한꺼번에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8. 1가상현실 기술이 거대한 산업으로 부상했다.
   
   9. 1재생에너지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10. 핵융합을 위한 거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3년 내 실현될 미래 기술
   
▲ 3D프린터로 제작한 인공지능 버스 ‘올리’.

   1. 사물인터넷 분야
   조만간 1조개의 센서가 존재하게 되며, 이로 인해 광대역 폭을 지닌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1조개의 센서가 모든 곳에 꽂히게 되면 결국 도둑,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도 사라질 수 있고, 또 모든 사람이 누가 무엇을 하는지 모든 것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2.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혼합현실 분야
   가상현실, 증강현실에서 두 가지를 합친 혼합현실(Mixed Reality)까지 진화한다. 우리는 지금 하루 종일 인터넷 혹은 와이파이 속에서 살고 있다. 가상현실이 보편화되면 인간은 가상현실 속이 현실보다 더 좋고 즐거워 현실 속으로 나오기를 꺼려 한다고 한다. 가상현실 속에서 사업을 하고 교육도 받고 여행하고 사랑하고 결혼생활도 한다.
   
   3. 드론 분야
   드론이 많은 것을 삼킨다. 택배 서비스가 거의 무료가 된다.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은 카메라 기자나 촬영 기사를 삼킨다. 드론은 수많은 정찰비행을 통해 흥신소나 국가안보, 농작물 피해, 자연재해, 산불예방 등 수많은 분야의 다양한 직업군을 흡수한다.
   
   4. 3D프린팅 분야
   3D프린터는 의식주를 무료에 가깝게 만든다. 옷을 프린트하는 기기 하나면 집에서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만들 수 있다. 싫증난 옷은 카트리지에 보관했다가 다른 스타일의 옷을 프린트할 수 있다. 집도 저렴하게 프린트하고, 식품도 대부분 원료를 카트리지에 보관했다 프린트해 낭비하지 않게 된다. 신체장기도 프린트할 수 있어 보건의료비가 저렴해진다.
   
   5. AI 분야
   인공지능 로봇 분야는 이미 미래산업을 이끌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이 클라우드와 연결되어 로봇 능력이 빠르게 발전한다. 로봇과 인간, 로봇들 사이의 협력이 가능해지고 더욱 발전할 것이다. 노인들을 돌보는 도우미 로봇이 등장한다.
   
   6. 생명·의학 분야
   신체 상태를 관찰하는 기기가 일상화된다.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Watson) 같은 도구를 이용해 인간의 유전자와 그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환경, 음식, 의약품 등이 우리의 유전자와 기관들 사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공 망막 시스템 같은 전자 기기를 직접 신경에 연결할 수 있다. 영화 ‘6백만불의 사나이’의 주인공처럼 초능력적 시청각을 갖출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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