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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6호]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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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한국계 코미디언 아콰피나 “영화는 솔직한 내 성장기”

LA=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photo 뉴시스
생머리를 뒤로 맨 아콰피나(본명 노라 럼·32)는 소녀 같았다. 입을 크게 벌리고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질문에 씩씩하고 쾌활하게 답했다. 그 모습에서 생명력이 넘쳐났다.
   
   코미디언이자 래퍼인 아콰피나는 센트럴TV의 30분짜리 시트콤 ‘노라 프롬 퀸스’를 제작했다. 뉴욕의 퀸스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기를 다룬 이 코미디의 극본을 쓰고 주연까지 맡았다. 아콰피나의 아버지는 중국인이고 어머니는 한국인이다. 어머니는 아콰피나가 어렸을 때 사망해 친할머니가 그를 키웠다. 아콰피나는 명코미디언일 뿐 아니라 연기도 잘해 영화 ‘페어웰’로 골든글로브 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아콰피나는 LA의 자택에서 영상 인터뷰에 응했다.
   
   - LA에 집을 샀다는 말을 들었는데 요즘 뉴욕에서 사는가 LA에서 사는가. 가족은 어디에서 사는가. “작년에 처음으로 집을 샀다. 어렸을 때 뉴욕 퀸스의 방 하나짜리 아파트에서 조부모와 함께 살아 그런지 집을 사서 이사하자니 큰 경사를 치르는 것 같았다. 정원이 있는 집으로 이사해서 이상한 기분마저 들었다. 아버지와 할머니는 여전히 뉴욕에 사신다. 할머니는 뉴욕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외출을 못 하게 되자 미칠 지경이라고 난리법석을 치시고 있다.”
   
   - 한국인 어머니를 둔 사람으로서 한국 문화와 관습 중 좋다고 여기는 것이 있는가. “어머니는 아주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한식과 반찬을 떠올리면 어머니가 해주셨던 생각이 난다. 아버지는 늘 ‘어머니가 지금 여기 있다면 넌 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어머니는 내가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셨다. 내가 찬양하는 한국의 미덕 중 하나는 어머니의 엄격하면서도 사랑이 있는 자녀 양육관이다. 그 모성애가 그립다. 내가 치하하는 한국의 문화는 많다. 그것들에 대해 배울 바도 많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한국에 가 보고 싶다.”
   
   - 이번 시리즈를 위해 한국인 코미디언인 마거릿 조에게 어떤 조언이라도 구했는지. 마거릿 조는 최초로 출연진이 전부 동양인이었던 시트콤 ‘올 아메리칸 걸’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번 시리즈에 대해 조언을 구하진 않았지만 마거릿 조는 날 만나면 미국 연예계에서 동양계 미국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은 조언을 주곤 한다. ‘올 아메리칸 걸’이 방영될 때 열심히 시청했던 기억이 나는데 난 마거릿 조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 다음 시즌에는 마거릿 조에게 자문을 구할지도 모르겠다.”
   
   - 시리즈에서 할머니와 매우 가까운 사이로 나오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로 가까운가. “아주 어릴 때부터 할머니가 날 키워 우린 친구 같은 사이다. 할머니와 손녀의 관계이면서 할머니는 나의 심리치료사와도 같은 사람이다. 할머니보다 날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시리즈의 할머니는 내 진짜 할머니보다 많이 과장되게 그려졌다. 할머니 역의 로리 탄 친은 오랜 경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로 많은 것을 가르쳐 줬다. 나에게는 각기 다르지만 두 사람의 할머니가 있는 셈이다.”
   
   - 당신은 시리즈의 총제작자이기도 한데 짐이 무거웠는가. “매우 힘들다. 아직 배우로서도 배울 것이 많은데 제작자로 여러 가지 결정을 순간순간 내려야 하는 일이 매우 도전적이다. 제작자가 되어 보지 않으면 배우들은 결코 제작의 과정에 대해 알 수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 따라서 제작을 한다는 것은 흥미 있는 작업이다.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
   
   - 당신이 자란 퀸스에 대해 말해 달라. “퀸스야말로 참으로 다양한 뉴욕의 자치구이다. 흔히들 뉴욕 하면 맨해튼이나 브루클린을 생각하지만 퀸스야말로 다른 자치구에 비해 삶의 현실이 숨 쉬는 곳이다. 다양한 인종과 음식과 언어가 있는 곳이다. 한 블록에서 피자도 사 먹을 수 있고 인도 음식도 사 먹을 수 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곳으로 이번 시리즈에서 퀸스에서 소수계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퀸스가 다양한 곳으로 꾸준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퀸스는 나처럼 혼란의 장소라고 하겠다.”
   
▲ 시트콤 ‘노라 프롬 퀸스’의 한 장면. photo 뉴시스

   - 이번 시리즈가 당신이 속한 동양계 사회와 친구, 가족들을 제대로 묘사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하는가. “특정한 동양계의 경험을 보여준다는 것이 최고 급선무이다. 반면 기대에 부응 못 하면 최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난 언제나 동양계를 제대로 묘사하려고 노력해왔다. 과거 10~20년간 스크린이나 TV에 묘사된 동양계의 모습은 설사 다양하게 그려졌어도 천편일률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다양성이었다. 난 이번 시리즈를 통해 모든 동양계 미국인을 보편적이고 정직하고 사실적으로 묶어 보여주려고 했다. 노라의 가족 얘기를 통해 이런 의미를 표명하고 싶었다. 그런 걸 실천하는 데는 배우이자 동시에 제작자로서도 일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 시리즈에서 한국 드라마가 언급되는데 한국 드라마 팬인지. “물론이다. 아주 재미있고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할머니도 한국 드라마 중독자이다. 할머니는 보던 드라마를 한꺼번에 다 보시려고 중국어 자막도 없이 한 시즌의 절반치 분량을 빌려다가 보셨을 정도다.”
   
   - 산드라 오와 함께 코미디 시리즈를 만든다고 들었다. “넷플릭스가 만들 코미디에서 우린 자매로 나온다. 한 사람은 내성적이고, 다른 한 사람은 길길이 설쳐대는 형으로 나온다. 외향적인 쪽이 내성적인 쪽을 부추겨 유명한 게임쇼에 나가게 한다는 얘기다. 난 산드라 오를 사랑하며 함께 일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 노라의 할머니와 친구들이 애틀랜틱시티에 있는 카지노에서 한국인 아주머니들과 자리다툼을 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퀸스의 차이나타운에서는 버스로 할머니들을 애틀랜틱시티로 데리고 간다. 차비도 안 낼 뿐 아니라 60달러짜리 사은 티켓까지 주면서 데리고 간다. 그러면 할머니들은 하루 종일 도박은 하지 않고 싸온 도시락을 먹으면서 저녁까지 버티고 있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티켓을 현찰로 바꾼다. 진짜로 있는 일을 그린 것이다. 한국인 아주머니들을 등장시킨 것은 할머니가 어머니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가끔 문화적 충돌이 있긴 했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란 절반이 한국계인 내 입장에서 한국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소셜미디어 팬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것을 활발하게 사용하는가. “나도 놀랐다. 난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 한동안은 절제할까 생각도 했지만 연예계에서 활동을 지속하려면 소셜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없었더라면 난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소셜미디어를 분주히 사용하면서 즐기고 있다.”
   
   - 노라는 당신을 어느 정도 사실적으로 대변하는가. “내가 자란 어느 시점의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때론 너무 솔직히 나를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그런데 이 시리즈는 일종의 도덕적 얘기다. 그런 얘기를 하자면 자신의 개인적 일들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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