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 조선일보 1면에 실렸던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과 충북 제천시 신동의 ‘싹쓸이’ 벌목 현장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지름 50㎝의 아름드리 잣나무들이 밑동까지 싹둑 잘려나가 버렸고, 울창했던 산은 흉측한 까까머리로 변해버렸다. 고작 40년을 자라 여전히 ‘젊은’ 잣나무에 대해 산림청은 “너무 ‘늙어서’ 탄소 흡수력이 떨어져버렸다”는 가혹한 판정을 내렸다. 마구잡이로 잘라낸 ‘목재’를 급경사면에 주섬주섬 모아놓은 모습은 난민촌 아이들의 앙상한 갈비뼈를 꼭 빼닮았다. 산등성이를 따라 20m 폭으로 흉하게 남겨진 어설픈
기초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명분으로 2011년에 설립한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은하도시’라는 뜬금없는 대선 공약으로 시작된 IBS가 여전히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엎친 데 덮친다고 탈원전으로 중무장한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정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여야 모두가 2017년부터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IBS에 대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석연치 않은 연구단 단장 선정, 방만한 운영, 부진한 중이온가속기 건설 등에 대한 전방위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 결국 과학기술정보통신
펜벤다졸이라는 성분의 개 구충제를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려워졌다고 한다. 갑자기 반려견의 기생충 감염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이유는 엉뚱하다. 개 구충제로 말기 암을 말끔하게 극복했다는 미국인의 개인적인 경험담이 우리 유튜브를 통해 알려진 지난 9월 말부터 벌어지고 있는 황당한 일이다. 펜벤다졸과 마찬가지로 벤조이미다졸(‘벤지미다졸’ 아님) 계열의 사람용 구충제인 알벤다졸과 메벤다졸의 항암 효능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서 높아지고 있는 모양이다. 구충제를 복용하는 말기 암 환자들이 경쟁적으로 유튜브에 올린 무용담을 일부
AI(인공지능) 면접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롯데그룹이 자기소개서를 AI로 평가하겠다고 처음 밝힌 것이 작년 3월이었다. 그런데 올해 신입사원 선발에 AI 면접을 활용하는 기업이 무려 185개로 늘어났다. 방송통신전파진흥원과 같은 공공기관도 열을 올리고 있고, 많은 수의 장교와 부사관을 선발해야 하는 육군·해군에서도 AI 면접을 서두르고 있다. 심지어 입시에서 AI를 활용하겠다는 대학도 있다. 그런데 정체도 분명치 않고 검증도 충분하지 않은 AI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입장이 난감하다.딥러닝과 빅데이터 기반의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무려 33년이나 묵은 숙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했다. DNA 분석이라는 최첨단 과학수사 기법으로 미궁에 빠져 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찾아낸 것이다. 경찰이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4만여명의 지문을 확인하고, 2만여명의 용의자를 수사하는 일에 연인원 200만명의 경찰을 투입했다. 그러나 당시의 과학 수사력은 어설펐다. 여러 차례 용의선상에 올랐던 진범도 번번이 놓쳐버렸다. 결국 2006년에는 수사를 종결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현장에서 수거했던 증거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