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부터 시작한 칼럼이 이제 끝을 맺는다. 칼럼을 연재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인사말의 대부분은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인간의 욕망이 ‘백세장수’이듯 골퍼들의 소망은 ‘끝없이 타수를 낮추는 것’이다. 왜 골프는 마음대로 안 될까. 왜 스코어는 고무줄일까. 그 정답은 ‘100-1’에 있다.‘100-1=99’가 아니다. ‘100-1=0’이다. 건강이 아무리 좋아도 딱 한 가지, 암에 걸리면 오래 살 수 없다. 신문 배달을 아무리 빈틈없이 해도 딱 하루만 빠지면 신문사 지국 전화기는 불
지나간 일이 다 그렇지만 골프 시즌을 마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헤드업 고치면 슬라이스 방지했을 텐데.” “내리막 퍼팅을 왜 세게 쳤을까.” “어프로치 잘하면 쉽게 파 잡는 건데.”그래서 대부분 납회가 끝난 뒤 굳은 결심을 한다. “이번 겨울엔 훈련을 열심히 해 내년엔 다들 혼내주겠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결심은 도로아미타불이 되고 만다.“역사를 잊어버리는 사람은 그것을 또다시 반복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아우슈비츠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오시비엥침 강제수용소’ 내 박물관 입구 벽면에 적힌 글귀다. 말로만 ‘겨울훈련 열심’
살면서 글귀 하나로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에서는 더욱 그렇다. 폐부를 찌르는 글귀 하나에 자극받아 눈부신 성과를 이룬 사례는 수없이 많다.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결승전. 9 대 13으로 밀린 절체절명의 순간 ‘난 할 수 있다’를 속으로 무수히 외치며 5연속 득점을 따내 금메달을 목에 건 박상영.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난 아직 배고프다(I’m still hungry)”며 선수들을 독려해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 등. 골프에서 라운드 도중 샷이 달라질 수 있는 명언과 경구를 알아본다.‘선거나 골프
이번주 골프 칼럼은 특별히 여성 골퍼들을 위해 쓴다. 평소 늘 남성 위주로 글을 써 여성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는데, 해 가기 전에 ‘레이디 특강’을 들려드릴까 한다. 독자의 90% 이상이 남성으로 짐작되지만 남성 독자들이 읽고 아내나 다른 여성분들에게 들려줘도 좋다.여성들은 첫째, 걱정이 많다. “드라이버가 제대로 안 맞으면 어쩌지?” “우드로 치면 (그린을) 지나갈 것 아냐?” “내리막 퍼팅이라 어렵겠네?” 등. 하지만 샷은 걱정하는 대로 이뤄진다. 우리 뇌가 걱정하는 쪽으로 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야구에서는 만루홈런
‘오너’들의 골프 스코어는 고무줄이다. 워낙 자기 마음대로 치니 실력을 전혀 가늠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오너에는 기업의 사장·회장부터 대통령까지 포함된다. 얼마 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광이니 대통령 골프에 관해 알아보자.미국에서는 골프가 대중적인 레저여서 그런지 한국과 달리 골프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하다. 2차 세계대전 중 아이젠하워 장군이 전투 지역에서 골프를 쳤다는 기록이 있고 주한미군 용산기지에 9만평(29만7500㎡)에 달하는 골프장이 있었을 정도다.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골프를 애호하는 트럼프의
신문을 읽을 땐 누구나 기사·기고문·칼럼의 제목을 보고 읽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조선일보의 명사 에세이 ‘일사일언(一事一言)’처럼 10자 이내의 한 줄 제목이 달리는 경우는 더욱 더 제목이 중요하다.얼마 전 조선일보를 읽는데 일사일언의 제목 ‘일파만파’라는 게 눈에 띄었다. 일파만파라면 골프장에서 흔히 쓰는 용어이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내용은 미국에서 골프를 배운 가수 최백호씨가 한·미 간의 골프 문화를 비교하며, 첫홀에서 잘 치든 못 치든 4명 모두 스코어를 ‘파(Par)’로 기입하는 걸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룰과 매너
19년 전 스포츠조선 기자로 근무하던 시절이다. 하프마라톤(21.0975㎞)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대회 당일 아침식사로 무엇을 먹는 게 좋을까 생각했다. 지금 같으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검색창을 두드리면 되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게 없어 뭘 준비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런데 마침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씨가 신문사 편집국을 방문하는 게 아닌가. 인사를 하는 김에 물어봤다.“달리는 동안에는 위에 부담을 주면 안 되므로, 소화 잘되는 걸로 아침식사를 하시죠. 바나나와 카스텔라에 스포츠드링크를 드세요
“작은 고추가 더 맵다.”이는 체구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보다 더욱 뛰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골프에서는 어떨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키 172㎝로 PGA 선수 중 최단신 그룹에 속하는 강성훈(30). 그는 지난 4월 셸 휴스턴 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둔 게 데뷔 7년간의 최고 성적이다. 가끔 1라운드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다가도 체력 부족으로 막판엔 중위권으로 처진다. 하지만 30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비거리를 자랑해 장신 선수들의 기를 팍 죽인다. PGA에서는 우스개로 ㎝당 비거리가 가장 많이 나는 선수라고 칭한다.날씬한
어느덧 한해가 저물어간다. 오가는 세월을 막을 순 없으나 골퍼들에게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 골프 시즌이 끝난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대부분 개인별, 혹은 단체 납회 일정을 마무리했겠지만 아직 마지막 라운드를 확정 짓지 않은 이들을 위해 팁(tip)을 드릴까 한다. 주위에 매년 11월 중순이면 시즌을 마감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추위가 닥치면 잔디가 시들어 샷하는 재미가 없어지고 부상 위험이 따르는 탓이다.골프 시즌은 흔히 ‘5·16에서 10·26’이라는 말로 통한다. 5개월 남짓한 이 기간엔 전국 어디서나 잔디 상태
“어깨 힘 빼는 데 3년, 고개 들지 않는 데 3년.” 초보자 때 고수들로부터 흔히 듣는 소리다. 3년이면 어깨 힘 빠지고, 헤드업이 고쳐질까? 천만의 말씀. 구력 20년이 넘은 이들도 여전히 악습을 고치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한다. “허허, 또 머리를 들었네~” “어깨 힘이 왜 안 빠져~”라는 탄식은 오늘도, 내일도 골프장 곳곳에서 들을 수 있다. 간단한 해결책이 없을까?프로들은 라운드 직전 연습 때 어깨 힘을 빼기 위해 ‘스윙 웨이트 링’을 즐겨 사용한다. 어깨 힘을 빼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지만 아마추어로서는 링을 갖고 다니고
골프 룰은 얼마나 지켜야 할까. 프로야 당연히 철저히 지켜야 하지만, 아마추어는 적당히 준수하면 된다. 문제는 ‘적당히’의 한계선이 애매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가끔 필드에서 ‘룰 논쟁’이 벌어지거나 다툼이 생긴다.일단 아마추어들이 흔히 저지르는 룰 위반을 살펴보자. 워터해저드에 공이 빠졌을 때(1벌타) 드라이버로 2클럽 이내 거리를 벗어나서 다음 샷을 하면 오소(誤所) 플레이로 다시 2벌타가 가해진다. 다시 말해 벌타를 먹었다고 공을 페어웨이로 훌쩍 던지면 2벌타가 플러스된다.(OB가 났을 때도 마찬가지) 또한 어깨 높이에서 공을
1896년 2월 11일, 고종의 아관망명(俄館亡命)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일부 사학자들은 임금이 도성을 떠나지 않았다고 해서 ‘파천’이 아닌 ‘망명’으로 고쳐 부른다. 아관망명은 철저한 사전준비 덕분이었다.고종은 일단 친일 성향 친위대의 경복궁 수비를 약화시키기 위해 1896년 1월 27일, 의병을 일으키라는 밀지를 팔도에 발령했다. 이에 전국의 의병장들이 일제히 의병을 일으켜 2월 초 700여명의 친위대들이 의병 진압차 지방으로 향해 서울의 궁궐 수비는 허술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고종은 망명 전 며칠 동안 밤낮없이 상궁과 나인
기온이 적당히 내려가 산으로 들로 놀러다니기 딱 좋은 행락의 계절이다. 10월 초는 사상 가장 긴 열흘간의 연휴가 이어져 직장인들은 한껏 설렘 속에 9월을 보낸다. 연휴가 끝나면 설악산을 시작으로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아 등산객들은 신이 난다. 사람들이 9~10월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다 보니 한의원은 환자 숫자가 크게 줄어든다고 한다.9~10월은 골퍼들 세상이다. 선선하고 상쾌한 날씨에 잔디 컨디션까지 좋으니 핸디캡을 낮출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등산과 골프를 둘 다 즐기려는 이들에겐 유의사항이 있다. 일정을 조절해 ‘土산日골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할 때 있었던 이야기다. 금요일 오후 사장에게서 호출이 왔다. “내일 별일 없으면 같이 운동하러 가자고.”골프 부킹과 멤버 구성은 거의 한 달 전에 끝나므로 하루 전에 제의를 한다는 것은 멤버 중 한 명이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겨 펑크가 났기 때문이다. 다음날 친구들과 라운드가 예정돼 있었으나 내 입에서는 “아, 별일 없습니다. 같이 가시죠”라고 자연스러운 대답이 나왔다.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빠질 수 있었으나 그러면 사장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만약 내가 불참했다면 3명이 느슨한 플레이를 하
기량이 뛰어난 데다 워낙 훈련을 열심히 해 LPGA 선수들로부터 “언제든지 우승할 것 같다”는 평을 듣는 양희영(28·Amy Young). 그렇지만 기대만큼 우승을 많이 거두지 못하고 있다.꾸준한 성적을 낸 덕분에 지난 8월 31일 현재 세계 랭킹 11위에 올랐지만 통산 우승은 2013년, 2015년, 지난 3월로 모두 세 차례에 그치고 있다. 생각보다 저조한 이유가 뭘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옷차림도 한몫한다.양희영은 언제나 긴바지에 긴팔 티셔츠를 입는다.(반팔 티셔츠 안에 긴팔 티셔츠를 껴입어 토시를 착용한 것 같이 보임) 낮
한 달 이상 폭염이 기승을 부려도 처서(處暑·8월 23일)는 어김없이 여름을 밀어냈다. 이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니 그간 미뤘던 ‘연습장행’을 서둘러야 할 때다. 연습장에 가면 마구잡이로 연습하는 이들을 자주 보게 된다. 체계적이고 효과가 높은 훈련 방법을 알아보자.• 스트레칭 최소 5분: 아무런 준비운동 없이 연습을 시작하면 초반 5~10분은 공이 제대로 맞을 리가 없다. 집에서 미리 스트레칭을 하든지, 아니면 연습장에서 타석 지정받기 전에 관절 위주로 몸을 풀면 좋다.• 작은 클럽부터 시작: 드라이버샷이 가장 중요하다고
LPGA 세계 1위인 유소연(27)의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유소연은 지난 7월 31일 끝난 LPGA 투어 아버딘 에셋 스코티시 오픈에서 공동 23위를 기록하더니 일주일 뒤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메이저)에서는 공동 43위로 미끄러졌다. 경쟁자인 렉시 톰슨(미국)과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의 동반 부진으로 8주째 랭킹 1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톰슨이나 주타누간이 조만간 우승을 추가하면 2위로 떨어질 위기를 맞고 있다.유소연의 슬럼프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부친의 세금 체납 사건 때문이다. 부친이 체납액 3억여원을 16년 만인 지난
공자(기원전 551~기원전 479) 말씀에 ‘삼인지행 필유아사(三人之行 必有我師)’라는 게 있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면 그중에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2500년 전 인물인 공자가 골프 상황까지 내다보셨을까. 골프는 대개 4인 1조이며 동반자가 3명이지 않은가. 동반자 중에 나의 스승이 있기 마련이다.얼마 전 폭염 속에 친구들과 라운드를 했다. 며칠간 잠을 설쳐 컨디션이 안 좋은 데다 땀을 줄줄 흘린 탓인지 드라이버샷을 날릴 때 잘 안 나던 훅이 계속 났다. 나와 핸디캡이 비슷한 친구에게 물어봤다. “이유가 뭐지?”
최근 조선일보 주말매거진에서 보도된 철봉 특집기사를 읽고 “어, 철봉 한 지가 꽤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철봉으로 팔과 어깨 힘을 단련할 마음을 굳게 먹었다. 누구나 그렇지만 나 또한 나이 들어 드라이버 비거리가 줄어드는 게 걱정거리다. 장타력을 위해 어떻게 하면 간단히 근력을 키울까 궁리하던 차에 ‘철봉 운동’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헬스클럽 등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당연히 파워가 길러지지만 일상에 바쁜 이들에게는 언감생심. 그래서 집 근처에서 나홀로 신체를 단련할 수 있는 맨몸운동이 최근의 대세다.그 맨몸운동의
입추(8월 7일)가 성큼 다가오지만 무더위는 물러갈 기세가 없다. 올 여름은 1973년 전국적으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1994년 다음으로 더워 불쾌지수는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럴 때는 라운드를 삼가며 시원한 에어컨을 틀어놓고 책을 읽거나 영화관을 찾는 게 더위를 잊는 방법이다. 지난주 지인들과 폭염 속 골프를 쳐보니, 더위에 지쳐 15홀부터는 샷이 힘들 정도였다. 운동을 마친 후 저녁 시간도 멍한 상태에서 보냈다. 이튿날까지 후유증이 이어졌으니 내년부터는 ‘7월 중순~8월 중순 라운드’를 가급적 삼가야겠다고 다짐했다.내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