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스포츠지만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종목이 있다. 아메리칸 풋볼이다. 미식축구라고도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축구(Soccer)하고는 룰이나 진행방식이 판이하게 다르고 굳이 비슷하게 갖다붙이면 아마도 럭비하고 비슷한 점이 있을지 모르겠다. 4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도 매니아층을 폭넓게 확보하고 있지만 팬들의 열성 면에서 보면 단연코 풋볼이 최고다. 8월 시범경기가 시작되면 미국인들은 서서히 달아오른다. 이 시범경기조차 입장료를 받을 정도이다. 9월부터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면 미국인들은 풋
아침 일찍 뉴욕을 떠나 4시간 운전 끝에 다시 찾은 월든호수는 가뭄의 흔적이 완연했다. 5년 전 처음 왔을 때 가장자리까지 가득 차 있던 물은 호수 바닥이 안쪽으로 10여m 이상 드러날 정도였다. 그러나 넉넉하게 바닥을 드러낸 호수는 피서를 즐기려는 주민들에게는 더없이 고마운 공간이 되고 있었다. 바다보다는 내륙의 물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길은 이미 만원이다. 미국의 유원지나 향락지는 입장하는 사람 숫자에 따라 요금을 징수하지 않고 주차비만 받을 뿐이다. 말하자면 주차비가 입장료인 셈이다. 주차장이 가득 차게 되면 자동으로 출입금지다
최근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의 시속 200㎞ 터널 구상이 화제였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도 이미 어느 정도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이렇게 하늘과 땅속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물론 지상의 도로가 더 이상 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기 때문이며, 교통지옥에 시달리는 세계의 모든 대도시들이 지하철 건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것이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지하철은 1974년 1호선 개통 이후 지속적인 건설과 시설 개선을 통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 지하철이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맨해튼은 세계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이다. 지금도 자고 일어나면 주인이 바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건물주들이 임대기간이 끝나면 기존 임차인들이 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기 때문에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고 한다. 그들은 권리금은커녕 가게의 재고조차 제대로 처분하지 못하고 떠나야만 한다. 물론 이렇게 건물주들이 배짱을 부리는 것은 미국 각지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임대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요동치는 맨해튼에도 우리 책을 파는 서점이 있다. 수많은 대형 서점들이 추풍낙엽처럼 사라지는
미국은 지금 지각변동 중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 그가 뒤흔들고 있는 정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먹고사는 경제 이야기, 특히 그중에서도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소매시장 이야기다.미국 소매시장의 전통적 강자는 월마트이다. 이 양판점이 미국을 지배한 것이 30년을 넘는다. 매출 1위, 고용 1위, 성장률 1위…. 월마트의 위력은 곧 미국 소비의 위력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월마트도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변화의 물결을 피할 수는 없다. 2016년 월마트는 미국 내 154개, 해외 115개 등 세계적으로
뉴욕 맨해튼에는 정식 행정구역은 아니지만 그 지역의 특성에 맞게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다. 첼시, 소호,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그리니치빌리지 등이다. 그중 하나가 가먼트 디스트릭트(Garment District)이다. 동서로는 맨해튼의 6가부터 9가 사이, 남북으로는 34가로부터 42가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여기가 세계 패션의 4대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뉴욕의 패션 센터이다.가먼트 디스트릭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7가와 39가가 만나는 광장에는 이곳의 특징을 한눈에 보여주는 동상이 두 개 있다. 하나는 단추에 실을 꿰는 듯한
뉴욕 맨해튼 매디슨스퀘어가든 바로 맞은편, 금싸라기 같은 맨해튼에 8에이커, 약 3만3000㎡(1만평) 크기의 거대한 코린트식 건물이 있다. 두 개의 블록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이 건물은 얼핏 보면 연방정부 건물이거나 중요한 정부 관련 기관인 것처럼 보인다. 정부 자산인 것은 맞지만 이곳은 우체국이다. 미국 우체국은 아날로그 시대 정보가 모였다가 흩어지는 중심지였다. 3만3000㎡나 되는 땅 위에 우체국이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은 정보의 흐름이 미국민의 생활에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누가 고급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가, 누가 세상
새벽 4시, 둘째 아이 방에서 알람이 울린다. 나는 이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도둑고양이처럼 조용히 뉴스를 보고 있는 중이다. 10여분 후 2층이 소란해진다. 이제 첫째와 셋째도 잠을 깬 모양이다. 순식간에 집안이 부산스러워진다. 우리집의 블랙프라이데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대단한 하루를 위해 우리는 나름의 풍성한 추수감사절 만찬을 전날 이른 시간에 마쳤고 모두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전 세계인들의 쇼핑데이로 알려져 있는 블랙프라이데이가 미국 최고의 쇼핑데이로 등극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물건을 서로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주말, 이례적으로 선거 결과에 불만을 품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길거리에 나와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Trump is not my president)’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타워가 있는 뉴욕 맨해튼 5번가도 이 시위대들로 인해 주말 내내 몸살을 앓아야 했다. 대학에 다니는 아이들의 전언에 의하면 캠퍼스는 암흑적 분위기 그 자체라고 한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던 미국의 가치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지성인들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선거
맨해튼의 미드타운은 다양한 분야의 세계 최고급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호텔도 하룻밤에 1000달러가 넘어가는 곳이 수두룩하고, 한 끼 식사가 300달러 넘는 식당도 부지기수다.포시즌호텔은 맨해튼 미드타운의 이런 명소 중 한 곳이다. 호텔 1층에는 식당이 두 개 있었다. 하나는 풀룸(The Pool Room)이라 불렸고, 다른 하나는 그릴룸(The Grill Room)이라 불렸다. 풀룸이 더 넓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라면 그릴룸은 약간 규모가 작으면서 조금 더 대중적인 곳이다.풀룸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근
NY.COM에 따르면 뉴욕시의 5개 구(맨해튼, 퀸스, 브롱스, 브루클린, 스탠튼아일랜드)에는 총 83개의 박물관이 있다. 이 중 맨해튼에만 32개의 박물관이 있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같은 대형 박물관이 있는가 하면 개인의 컬렉션을 전시하는 조그만 전시관, 유대인박물관, 중국박물관과 같은 민족과 관련된 박물관도 있다. 뉴욕을 찾는 수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반드시 들르는 장소가 타임스스퀘어,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자유의여신상, 센트럴파크 등이다. 이런 곳들과 함께 순례지처럼 방문하는 곳이 이른바 맨해튼 5대 박물관이다. 규모 면에서도
시무룩한 표정의 두 아이가 스테이플스(미국 최대의 문구 및 사무용품 수퍼스토어) 매장 가운데서 인상을 찌푸린 채 고개를 숙이고 서 있다. 그 사이로 아이들의 아빠가 쇼핑카트에 가득히 문구류를 싣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른다. 앤디 윌리엄스의 유명한 ‘일 년 중 가장 신나는 시간(It’s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과 함께.크리스마스 시즌을 알리는 노래가 아니다. 방학이 끝났고 이제 다시 학용품을 준비해야 하는 ‘백 투 스쿨(Back to School)’ 시즌임을 알리는 스테이플스의
여름의 뉴욕, 그것도 월요일이라면 마땅히 브라이언트파크로 가야 한다. 그것이 당신을 뉴요커로 만드는 길이다. 뉴요커는 무엇보다 걸음이 빠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지도 않는다. 그렇게 바쁜 뉴요커들을 조금은 느리게 만드는 곳이 브라이언트파크이다. 콘크리트 정글의 뉴요커들에게 해와 나무와 잔디와 흙냄새를 맡게 해주는 곳, 굳이 특별한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존재 자체로 이미 특별하지만, 여름의 월요일 밤은 잔디밭에 담요을 깔고 맥주를 마시며 공짜 영화를 구경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하다. ‘HBO 브라이언트파크 필름 페스티벌’이 열리기 때문이
3년 전 여름 얘기다. 뉴욕에 들렀다가 다음 약속까지의 시간이 어정쩡하게 남았기에 할렘 쪽으로 차를 몰았다. 필자에게 할렘은 두 가지 의미로 와닿는다.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싸면서도 대낮에 가도 주차가 가능한 ‘노면 공용 주차장’이란 점과, 아프리카산 오일향 냄새로 채워진 신(神)의 재림을 갈구하는 빈자(貧者)의 땅이다. 노면 주차 비용은 그때나 지금이나 시간당 1달러다. 맨해튼 50번가 중심가에 가면 노면 공용 주차시설이 아예 없다.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비싸다는 땅의 지하 주차장은 시간당 30달러 정도다. 1시간 주차에서 1분
브로드웨이, 뉴욕을 뉴욕답게 하는 이름! 뉴욕이 만인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이유는 뉴욕이 품고 있는 수많은 보석 때문이리라. 그 보석에는 타임스스퀘어도 있고, 센트럴파크도 있고, 월스트리트도 있다. 모두 저마다의 가치로 빛을 내지만 우리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살아 있음을 가장 뜨겁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브로드웨이만 한 게 있을까. 그런 면에서 대륙 맞은편의 할리우드와 같은 듯하면서 다른, 다른 듯하면서 같은 곳이 브로드웨이다.브로드웨이는 맨해튼을 대각선으로 남과 북을 잇는 긴 길 이름이지만 우리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은 어떤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까? 한국에서는 별로 관심도 없을 법한 이 문제로 지금 미국이 시끄럽다. 최후의 사회적 소수 혹은 사회적 약자로 남아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 문제가 핵심 이슈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제정한 화장실법(Bathroom Bill)은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이 법의 취지는 공공 화장실이나 샤워장을 이용할 경우 태어날 때 주어진 성에 맞는 장소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른바 화장실법(Bathroom Bill). 얼핏 들으면 당연한 얘기지만 상
미국 화폐 유통에서 약 11%를 차지하고 있는 게 20달러 지폐다. 이 지폐는 1928년 전면에 앤드루 잭슨 7대 대통령, 후면에 백악관이라는 도안으로 결정된 이래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다. 약간의 변화는 백악관 주변의 나무가 성장한 것을 반영하는 정도에 그쳤다. 가장 최근의 업데이트는 2003년에 이뤄졌다. 바로 이 20달러 지폐에 잭슨 대통령을 밀어내고 등장할 인물이 여성, 그것도 흑인 여성이다. 2020년 이후, 우리는 해리엇 터브먼이라는 흑인 여성 민권 운동가의 초상이 새겨진 20달러 지폐를 보게 될 것이다. 잭
맨해튼은 만인의 연인이다. 전 세계에서 매년 수천만 명이 피땀 흘려 모은 돈을 기꺼이 쓰고 가는 도시. 그러나 맨해튼은 상상하는 만큼 화려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신사적이지도 않다. 그러니 혹여 맨해튼이 나를 더 사랑하지 않는다고 상처받지 말라. 앤디 워홀, 빌리 조엘, 아서 밀러와 함께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흥분되지 않는가. 뉴요커의 걸음걸이는 비바체다. 바쁨의 도시 뉴욕은 그래서 24시간도 짧다. 그중 가장 바쁜 곳이 맨해튼과 다른 지역을 이어주는 터미널. 매일 수십만 명의 인파가 이곳을 통해 출퇴근한다.맨해튼에는 1개의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미트 롬니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은 재앙이라고 말한다. 안티 트럼프 선거운동에 가장 열심인 사람도 그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미트 롬니 다음으로 공화당 소속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당선된 찰리 베이커도 트럼프가 후보가 되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다. 구원(舊怨)이 좀 작용하기는 했겠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 출신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 전 뉴욕주 주지사 조지 파타키, 2012년 대선에서 미트 롬니에 맞섰던 론 폴 전 하원의원 등 저명한 전·현직 정치인 27명이 공식적으로 트럼프를 지
2016년 2월 20일 토요일 오후 미시간주의 조그만 도시 칼라마주에서 우버택시 기사에 의한 무차별 총격으로 6명이 죽고 2명이 중상을 입는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6년 2월에만 2월 21일 현재까지 24번의 대형 총기 사고(Mass Shooting·4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총기 사고)가 있었고, 2016년의 첫 52일 동안 총 42회의 대형 총기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이런 총기 사고 뉴스는 놀라운 일도, 새로운 일도 아니다.연평균 3만명 이상이 총기사망2001년부터 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