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남진미호(雲南臻味號)차창은 200개가 넘는 보이차 가공차창이 모여 있는 중국 윈난성(雲南省) 멍하이현(海縣)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창으로 손꼽힌다.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진미호차창 현판식이 있던 지난 봄, 추밍중(邱明忠) 사장은 “기쁨보다 눈물이 앞선다”고 했다.추밍중 사장은 아직 마흔이 안 된 젊은 경영인이다. 그는 쓰촨성(四川省) 스팡에서 1974년 12월에 태어났다. 자원 입대 후 윈난에서 군(軍)복무를 하며 보이차에 눈을 떴다. 군에서 제대한 후에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대신 2004년부터 전통 수공 보이차를 만드는
맑았던 하늘이 어두워지며 비를 뿌리기 시작한다. 중국 광동성 광저우(廣州)의 팡촌(芳村)시장에서 차로 2시간을 달려 ‘쌍진보이(雙陳普)’가 있는 동관(東莞)에 이르렀다. 번개와 비바람이 몰아쳤다. 지난해 가을에도 비가 오는 날 방문했다. 당시 이 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는 충분히 했지만, 차 창고 내부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보이차 숙성창고는 사각형의 건물 안에 또 하나의 건물이 들어간 형태다. 금괴를 보관하는 은행의 육중한 이중철문처럼 생긴 보안문을 통과해야만 숙성창고로 통하는 복도로 들어설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습도에 민감
차(茶)를 즐기는 사람은 나이가 많고 고루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중국 광저우성시직업전문대학(廣州城市職業學院)의 주즈리(朱自) 교수(다예과)는 꿈꾸는 10대가 아닌 세상물정을 아는 30대의 골드미스다. 광저우에서 차문화(茶文化)를 가르치는 주 교수의 생각과 표현은 독특하다. “한 남자의 아내로 살기보다, 차와 더불어 삶을 하나의 기나긴 수행으로 여기며 정진하겠다.” 그녀의 말에는 쾌락과 자유분방함과는 다른 삶의 결이 느껴진다. 진정성이 있다.주즈리 교수의 실력과 명성은 중국 차산업의 메카인 광저우 일대에서 유명하다. 2001년 처음
지난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중국 윈난성(雲南省) 징홍시(景洪市)에서는 세계차문화교류협회(世界茶文化交流協會) 신임 회장단이 선출됐다. 제6기 회장단을 선출하는 행사장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차문화 전문가와 각계 인사가 모였다. 1500여명이 들어간다는 행사장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린슈위안(林修源) 현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세계차문화교류협회 창립 회장인 왕만위안(王曼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세계차문화교류협회는 제다(製茶) 기술의 상호교류와 합작을 통한 협업, 인적교류 활성화를 통해 차문화의 학술 교류 발전을 촉진하는 국
건강을 위하여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이차를 꾸준히 마셔 특정 질환에 현저한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도 있다. 보이차 매니아들은 보이차가 만병통치약에 가깝다고 믿고 있다. 보이차와 녹차를 비교하여 녹차는 많이 마시면 배탈이 나지만 보이차는 발효차여서 아무리 많이 마셔도 괜찮다고도 한다. 과연 그러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보이차가 건강에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잘못 마시면 독이다. 보이차는 차로서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모두 갖고 있다. 우선 차는 약리적 기능이 있다. 지금은 차를 음료로 마시지만 과거에
미얀마가 보이차의 새로운 산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얀마에는 오래된 차나무인 고차수(古茶樹)가 널려 있다. 이 차나무는 물론 보이차나무다. 이들 고차수에서 나는 보이차를 가리키는 고수차(古樹茶)는 강제 숙성시킨 일반 보이차보다 훨씬 비싸다. 지금까진 중국 윈난성의 고차수 보이차가 수량이 한정돼 있었던 탓에 고수차 가격이 순료(100% 고차수) 기준 357g에 50만~100만원으로 비쌌다.윈난성 고수차와 동일한 미얀마의 고수차를 노리고 홍콩 자본이 뛰어들었다. 지난 2월 초 미얀마 동북부 샨주(Shan State)에 있는 코캉(Koka
보이차는 중국에서 부동산과 주식보다 뜨거운 투자수단으로 부각되어 있다. 투기과열이 되어 2007년에는 상반기에 급등하였다가 하반기에 폭락하여 중국인을 거리와 죽음으로 내몰기도 했다. 일부 보이차 전문가는 그때의 악몽이 올해 일어날 것이라는 불안한 예고를 한다.지난 3월 23일 윈난성 시솽반나주징홍시(西雙版納州景洪市)에서 열린 세계차문화교류협회 행사장에서 왕만위엔(王曼源) 세계차문화교류협회 창립회장을 만났다. 그는 “보이차 시장의 과열도 문제지만 고수차(古樹茶)를 중심으로 원료 가격의 폭등과 신참내기인 우림고차방(雨淋古茶坊·이하 우림
차산(茶山)의 봄은 돈이 넘친다. 고수차(古樹茶)를 찾아 전 세계에서 몰려든 차상들은 자동차 트렁크에 현금을 가득 실고 고차수다원(古茶樹茶園)을 누비고 다닌다. 성지를 순례하듯 윈난(雲南)의 깊은 산골을 줄이어 찾아오는 보이차(普茶) 애호가들의 관광행렬과 차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열기로 차산의 좁고 험한 산길은 시내처럼 붐빈다. 3월과 4월 사이에 원하는 찻잎을 차산에서 직접 구하지 못하면 그해의 고수차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고수차 전문 차상들은 조금이라도 많은 수량을 확보하기 위해 차산에서 숱한 밤을 지새운다.고수차 시장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인데 송빙호(宋聘號) 두 통을 갖고 있다”며 수개월 전 낯선 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 통은 인사동에 팔기로 했는데 나머지 한 통을 1억원에 사겠느냐?”고 그는 말했다. “보관 상태를 확인하여야 하니 차를 가져오시라”고 했는데 그후 연락이 없다. 그가 갖고 있는 차가 보관이 잘된 진품이라면 그가 제시한 가격보다 몇 배의 가치가 있는 골동급(骨董級) 노차(老茶)다.순금은 1g당 4만5000원(2014년 2월 기준)이지만 송빙호처럼 80년 이상 된 호급차(號級茶)는 1g이 20만원을 상회하기도 한다. 금값의 다
보이차(普茶·푸얼차)는 원료인 모차(毛茶)의 사용 방법에 따라 순료차(純料茶)와 병배차(竝配茶)로 구분한다. 같은 시기에 잎을 딴 단일 차산(茶山)의 모차만을 사용하면 순료차라 한다. 반면 서로 다른 모차를 섞으면 병배차로 본다. 같은 차산에서 봄에 만든 모차와 여름에 만든 모차를 섞는다면 순료차로 볼 수 없다. 차산은 다르지만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모차를 섞어 보이차를 만들면 이 역시 순료차가 아니다.보이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병배차는 순료차에 비하여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대형 차창에서 출시하는 유명 제품이 아니면
보이차에 갓 입문한 사람들은 숙차를 먼저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생차의 존재는 모르고 보이차는 숙차만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오해에는 숙차를 탄생시킨 중국이 숙차를 편애하는 속내가 은연중에 깔려 있다.1970년대 중국 광동성(廣東省)의 보이차 연간소비량이 200t이고, 홍콩은 6000t이었다. 대만과 홍콩의 보이차 애호가들은 노차(老茶)를 즐겨 마신다. 노차는 오래된 생차다. 그런데 노차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마오쩌둥(毛澤東) 정권이 생차에 정치적 색깔을 입혀 생산을 중단해 버렸다. 생차가 마오 정권에 의해 유산
1973년 쿤밍(昆明)차창에서 1t 정도가 생산된 숙차(熟茶)는 현대적 보이차 출발의 신호탄이다. 이어 1975년 쿤밍차창보다 미생물 발효에 유리한 기후조건을 가진 맹해(海)차창에서 조수악퇴발효(潮水渥堆酵)기법을 활용한 숙차가 대량생산되기 시작했다. 맹해차창의 숙차를 만드는 발효기술은 1940년대에 시도한 맹해차창의 경발효기법에, 광동성 광저우(廣州)와 홍콩에서 배워온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균일한 품질과 맛을 만들어내기까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많았다.정통 보이차와는 전혀 다른 기법으로 만들어진 보이차가 대량으로 쏟아지자 세간에 보
“생차(生茶)를 좋아하시나요? 아니면 숙차(熟茶)로 드실래요?” 보이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듣기에 다소 생소한 이 물음 속에는 보이차를 제조방식에 따라 분류한 현대 보이차의 정의가 들어있다. 보이차에 입문할 때 가장 처음 만나는 궁금증인 동시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통성과 맛, 효능의 우월성을 놓고 이견이 격하게 충돌하는 지점이 진짜 보이차가 생차냐 숙차냐는 문제다.윈난(雲南)의 소수민족이 수천 년 동안 만들어온 전통 방식의 보이차는 생차다. 지금도 그들은 그해에 만든 생차를 마시며 해를 넘긴 묵은 차는 거의 마시지 않는다. 일부
윈난성(雲南省)은 중국의 서쪽 남단에 있다. 만년설부터 열대우림 기후까지 동시에 공존하는 윈난은 한 지역에서도 1년 사계절을 하루에 느낄 수 있는 저위도 고산지대 기후의 특성을 갖고 있다. 윈난은 독특한 기후 덕에 희귀 식물자원이 많으며, 이 때문에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나라도 수년 전부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해외생물소재허브센터가 윈난성에서 연구 활동 중이다.봄의 도시라고 불리는 윈난성의 성도(省都) 쿤밍(昆明) 일대는 중국 꽃 생산의 중심기지다. 윈난의 저지대에서는 바나나를 비롯한 열대과일을 생산
길이 사라졌다. 어제까지도 다니던 도로가 간밤에 내린 비로 지반이 무너져버렸다. 끊어진 길 아래는 낭떠러지다. 공안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다. 현지인이 보여주겠다는 야생 고차수 군락지를 가는 유일한 길목이 끊어진 것이다. 나룻배로 강을 건너면 된다고 하여 차를 돌려 강으로 향했다. 3시간 만에 당도한 나루터에는 배도 사공도 없었다. 차산 탐방 일정은 크고 작은 변수가 많지만 암담하였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험한 산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기에 야영 준비를 완벽히 하였는데 김이 빠졌다.괜히 미안해하던 현지인이 멍송(宋)을 가자고 한다
전 세계에서 여행과 관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과 유관 부처의 공무원들이 모여 자국의 관광자원을 홍보하고 교류하는 국제적 행사가 보이차의 고향, 윈난성(雲南省)의 성도(省都) 쿤밍(昆明)의 가을을 달구었다.보이차와 관광이라는 화두를 풀기 위한 좋은 기회였다. 관광산업 속에서의 보이차의 현주소를 부감해 보고 싶어 지난 10월 24일 쿤밍에서 열린 중국국제관광교역회(China International Travel Mart·CITM)에 참가했다. 1998년부터 상하이(上海)와 쿤밍에서 번갈아 열리는 CITM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파급효과가
가랑비가 내린다. 우기의 끝자락에 걸친 비구름이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우(易武)와 함께 보이차의 대표적 집산지이자 생산기지인 멍하이(海)의 아침은 새벽시장과 함께 열린다. 신선한 농작물로 가득한 장터 옆으로 대형 트럭이 들어와 차농에게 매집한 모차(毛茶) 자루를 차 시장에 연신 내려놓고 있다. 오전 6시의 멍하이는 먼동이 트기 전이었지만 분주하고 생기가 넘친다. 장터 안 식당에서 윈난의 풍미(風味)인 궈차오미셴(過橋米線·쌀국수)을 주문하였다. 약속시간보다 30분 늦게 나타난 안내인이 빗길을 걱정하였지만 그를 달래어 멍송향(宋
천천히 걸어야 한다. 라오만아(老曼俄) 마을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쳐진 수백 년 된 고차수다원(古茶樹茶園)을 두루 살펴보려면 하루 종일 해발 1200m와 1650m 사이의 능선을 무시로 오르내려야만 한다. 마음이 바쁘다고 잰걸음을 하다가는 연거푸 이어지는 오르막을 감당할 수 없다. 한족(漢族) 안내인은 고개를 하나 넘더니 산행을 포기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우기에 더욱 험악해진 부랑산(布朗山) 길을 긴장하며 온 탓에 라오반장(老班章)에서 10㎞에 불과한 거리를 2시간 넘게 걸려 왔다. 하지만 원시림과 더불어 사는 고차수 군락지를 보자
바람이 분다. 원시림 사이로 대자연의 정기를 가득 담은 바람이 비를 몰고 달려온다. 강한 바람에 비가 흩날린다. 바람 잦은 마을이라는 과펑짜이(刮風寨)는 아직도 우기(雨期)가 끝나지 않았다. 산성비와는 거리가 먼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는다. 신(新)6대 차산을 대표하는 라오반장(老班章)의 모차(毛茶) 가치를 가벼이 눌러버리는 과펑짜이는 고(古)6대 차산의 자존심이다.이우차(易武茶)다운 섬세함과 이우차답지 않은 강렬하고 중후한 맛을 동시에 내재한 과펑짜이는 생산량 1t 미만이라는 희소성만으로도 보이차 애호가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그중
돈이 넘친다. 풍어기(豊漁期)를 맞아 해상(海上)에서 벌어지는 파시(波市)처럼 뭉칫돈이 몰려다닌다. 중국과 대만의 상인들은 돈을 자루에 담아 자동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다닌다. 차농(茶農)과 흥정이 되면 현찰과 모차(毛茶)를 바로 교환한다. 마헤이짜이(麻黑寨)는 개도 돈을 물고 다닌다는 곳이다. 가장 이우(易武)다운 보이차(普茶)로 명성을 떨치며 노차(老茶)의 고향 이우의 대표주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포랑산차(布朗山茶)가 패기 충만한 남성적 취향이라면 이우정산차(易武正山茶)는 부드럽지만 가끔은 매운 여성적 매력이 있다.이우정산(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