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政治)란 무엇일까. ‘누가 무엇을 언제 어떻게 얻느냐’가 정치의 대표적 의미다. 여기서 ‘무엇’은 희소자원이다. 자원은 가지려는 사람이 많아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때 선거는 한 사회가 어떻게 분열돼 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정당은 갈등의 한쪽을 대표한다. 이러한 분열과 갈등의 선(線)을 균열이라고 부른다. 정당은 한 사회의 균열구조 위에 존재한다.1987년 이후 한국의 선거정치에서는 ‘지역, 이념 그리고 세대’가 갈등의 축(軸)이었다. 우선 지역이었다.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정치적 지지가 지역에 따라 크게 엇갈렸
지난 12월 16일 김찬진(61)씨는 경북 포항의 호미곶에서 심호흡을 했다. 그는 이곳을 출발해 국토의 서쪽인 전북 부안의 새만금까지 360㎞의 장도에 올랐다. 하루 평균 30㎞를 걸어 12일 동안 걸리는 일정이다. 경북 경산시 주민생활지원국장을 지내고 연말에 정년퇴직하는 그가 추운 겨울 이런 도전에 나선 건 동서화합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일정도 동(東)과 서(西), 경상도와 전라도를 연결하는 코스로 잡았다.김찬진씨의 노력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경상도와 전라도로 대표되는 ‘지역감정’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가. 사
지난 10월 27일 광주 서구 빛고을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은 “굉장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슷한 시기 광주에서 열린 다른 출판기념회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5000여명의 인파가 몰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민주당 의원이 아니었다. 한나라당 소속 이정현 의원의 저서 ‘진심이면 통합니다’의 출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한나라당 불모지로 여겨지는 호남의 한복판 광주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의 출판회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 사회에 수십 년 동안 꼼
2011년 대한민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이념의 골이 파였다. ‘복지’와 ‘비정규직’ ‘분노한 20대’ 같은 말들이 이념의 강을 채우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를 한껏 벌려 놓았다. 지난 2007년 대선 때만 해도 ‘성장’에 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복지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지배할 가장 중요한 이슈가 돼버렸다.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한국형 복지’를 꺼내드는 등 복지에 인색했던 보수세력조차 복지이슈 선점에 나섰고, 모든 정치세력들이 앞다퉈 복지담론에 뛰어들었다.복지이슈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