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창 위협적이던 지난 6월 중순 변호사, 교수, 의사 등으로 이뤄진 여성 전문직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메르스가 어떤 질병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이비인후과를 개업한 지 15년이 지난 모임 참석자가 메르스에 대해 알려진 정보를 전하고 있었다. 얘기 도중 한 변호사가 끼어들었다. “아니, 내가 알기로는 메르스는 그런 병이 아닌 것 같아.” 근거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읽은 글이었다. 의사가 반박하려 하자 변호사가 가로막았다. “요즘 보니 의사가 아는 것도 제대로 없더라.” 이 모임을 가질 때면 한 번
지난 6월 3일 저녁, 한 시민이 만든 사이트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지도’였다. 프로그래머 박순영씨가 몇 시간 만에 개발한 메르스 확산지도에 힘을 실어준 건 이름 없는 시민들의 제보였다.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모은 정보의 힘은 컸다. 추후에 보건당국에서 밝힌 병원 정보와 시민들의 제보는 거의 일치했다.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집단지성. 공유지식, 협업지성, 공생지능으로도 불리는 이 집단지성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인터넷으로 촉발된 정보 공유는 평범한 대중의 아이디어 속에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