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부 퀘벡시는 한국인이 캐나다에서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 1위로 꼽히는 곳이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코로나19 이전에는 한국인을 태운 관광버스가 줄을 이었다. 특히 퀘벡시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호텔 ‘페어몬트 샤토 프롱트낙’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공유 분)의 성(城)으로 나온 덕분에 한국 관광객에게는 필수 방문코스이다.이 호텔 투숙객은 지구를 살리는 데 일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2박 이상 투숙할 경우 하우스키핑(객실 청소)을 안 하면 1박당 나무 1그루를 호텔측이 기부하게 돼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간단하고도 깊이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인 시투(In Situ)’다. 라틴어로 ‘현장에서’ ‘바로 그 장소에서’라는 의미다. 물리적·육체적으로 현장에 직접 가서 즐기는 예술이란 의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타마리아(Santa Maria delle Grazie) 교회를 직접 찾아 교회 안에서 관람하는 것이 제일 좋다. 최첨단 디지털 화상도 좋지만, 다빈치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매일 걸어다녔을 500여년 전 밀라노를 상상하며 직접 접하는 것이 좋다. 전쟁 동안 폭격으로 교회
‘1000척의 배를 바다로 띄우게 만든 미모(The face that launched a thousand ships).’16세기 초 활동했던 영국의 시인 크리스토퍼 말로(Christopher Marlowe)가 남긴 유명한 표현이다. ‘헬레네의 얼굴(The face of Helen)’이란 제목의 시에 등장하는 첫 구절이다. 트로이전쟁의 원인이 된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의 미모를 선박의 대규모 출항에 비유한 문장이다. 해양대국 영국인만이 생각할 수 있는 표현으로 느껴진다. 왕비를 되찾기 위해서는 그리스 재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1000
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른바 세계 제1의 노포(老舗) 기업은 어디일까? 일본 오사카(大阪)에 있는 건설회사 곤고구미(金剛組)가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서기 578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무려 1443년 동안 이어온 인류 문명·문화사의 금자탑 같은 기업이다. 100여명의 최고 장인을 보유한, 사찰 건립과 문화재 보수에 특화된 기업이다. 곤고구미의 뿌리는 6세기 백제에 있다. 당시 쇼토쿠태자(聖徳太子)가 사찰 사천왕사(四天王寺)를 건립하면서 백제에 장인 파견을 요청한다. 3명의 목공 장인이 일본에 도착하는데 그중 한 명이 바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순례길(Camino)은 예수의 12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 성인을 찾아가는 길이다. 야고보 성인의 스페인 이름이 산티아고이고, 영어식 이름은 생 제임스(St. James), 프랑스식 이름은 생 자크(Saint Jacques)이다.야고보 성인은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처형당한 뒤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Galicia) 지방에서 포교활동을 하다가 예루살렘에 돌아왔으나 서기 44년 헤로데 아그리파 1세에게 처형을 당한다. 그러자 성인의 제자들은 그의 유해를 돌배에
스위스 남서부 발레(Valais)주의 알레치빙하(Aletsch Glacier)는 알프스 최장 빙하다. 길이가 무려 20㎞에 이른다. 아이거(Eiger·3970m)와 묀히(Mönch·4099m) 2개봉을 뚫은 10㎞ 길이의 터널을 지나다니는 산악열차로 잘 알려진 융프라우(Jungfrau·4166m)와 묀히 남쪽으로 뻗어내린 빙하로, 얼음양이 110억t에 이른다. 표면적도 79㎢나 되고 가장 두꺼운 곳은 두께가 800m에 이른다. 알레치빙하는 융프라우 일원과 함께 2001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지난 9월 16일 밤 비행기를 타기 위
“단풍은 늦가을 환락이요 빨노란 열정이며 주검 앞 성숙이라. 동장군 지척에 두고 그분이 내려 주신 환타지여라….”올해도 예외 없이 9월 28일 설악산 대청봉에서 단풍이 시작됐다. 중부권에서 가장 높은 해발 1708m 대청봉을 향해 헉헉 올라가니 대략 1500m 일대부터 붉고 노란 단풍을 만났다. 앞으로 두 달 가까이 벌어질 형형색색 퍼레이드의 개막식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 첫 단풍은 이렇게 고생한 등산객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아직 지상세계에서는 전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없지만, 보름쯤 지나면 붉고 노란 기운은 아래까지 내려온다
‘권력을 둘러싼 인간들의 막장극’.아마 로마 황제들의 역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와 같을 것이다. 칼과 독약으로 범벅이 된 살벌한 흑역사 속에서 늘 생사의 분기점에 섰던 피의 검투사들이 로마 황제들이었다. 무려 500여년에 걸쳐 추하고 살벌한 욕망의 결투가 벌어졌다. 물론 5현제로 불린 ‘착한’ 로마 황제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황제는 잔인하고도 살벌한 권력자 그 자체였다. 원래부터 악의 화신으로 출발한 황제도 있지만, 대부분은 권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폭군으로 변해갔다. 원한을 산 사람들로부터의 복수를 피하려는 과정에서 더
‘웃음이 사라졌다.’지난 8월 중순 탈레반의 카불 입성을 관찰하다가 새삼스럽게 발견한 것이다. 총알이 오가는 황량한 전쟁터에 무슨 웃음이냐고 반문할 듯하다. 25년 전 카불 방문 당시 경험했지만 아프가니스탄인은 잘 웃는다. 무표정하게 있다가도 인사를 하면 99% 웃음으로 화답한다. 유럽과 중동 곳곳에서 만났던 아프가니스탄인 모두의 공통된 캐릭터다. 보통 왼쪽 가슴에 손을 대고 머리를 가볍게 흔들면서 미소를 던진다. 1996년 9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당시의 사진들을 보자. 곳곳에 크고 작은 웃음이 있었다. 카불 점령에 따른
[image3]끝이 안 보이는 팬데믹이다. 한층 더 강력해진 변이 바이러스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자화자찬으로 무장한 K방역의 오만과 허세도 원인 중 하나일지 모른다. 글로벌 팬데믹 현황을 동과 서로 나눠 보면 흥미로운 차이점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최고지도자와 바이러스 감염과의 상관관계다. 유럽,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지도자의 경우 바이러스 감염자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미국, 영국과 같은 앵글로색슨 국가의 지도자는 전 세계 바이러스 감염 위험군의 선두에 서 있다. 지난해 3월 중환자실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공간(異空間)으로의 이동이 여행이다. 물리적 의미지만, 집에서 떠나 생소한 곳으로 가는 것이 여행이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여행이 일반화된 것은 언제일까?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기원전 3200년 전후가 아닐까 싶다.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의 설형문자가 인류 최초로 등장한 시기다. 중국 최초의 문자인 기원전 15세기의 갑골문자보다 무려 1700년 앞선, 인류 최초의 문자다. 문자가 탄생한 가장 큰 이유는 농산물과 가축의 관리에 있었다고 한다. 양이 몇 마리인지, 밀과 목재를 어디에 얼마나 팔고 샀는지를 기록하는 과정에서
‘문명은 도덕에 달려 있다(Civiliza-tion depends on morality).’[image3]19세기 미국 사상가 랄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가족·사회·국가를 바탕으로 한 문명은 개개인이 가진 도덕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에머슨의 지론인 개인주의에 기초한, 미국 민주주의 이념의 기초를 다진 말 중 하나로 평가된다.도덕은 개인적 차원의 주관적 좌표에 해당한다. 집단은 법으로 통제할 수 있지만, 도덕은 개개인 스스로의 가치 판단 나침반이다. 나침반이 항상 움직이는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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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타르수스는 인구 30만 정도의 중규모 도시다. 클레오파트라 성벽은 도시 입구에 서 있는 타르수스의 아이콘이다. 타르수스 기념물에 반드시 등장하는, 고대 로마 당시 세워진 성벽의 일부다. 서울 남대문보다 작은 성으로, 군사용이라기보다 전시용 건물로 느껴진다. 바울이 탄생한 성(聖)의 도시가 로마 당시 속(俗)의 상징으로 통하는 클레오파트라와 공존하는 셈이다. 타르수스의 전설이지만, 기원전 41년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당시 실세이던 로마의 장군 마르쿠스 안토니우스(Marcus Antonius)를 만나기 위해 성벽 근처에
메소포타미아 중심에 위치한 인류 역사의 압축판 고대 도시 타르수스(Tarsus)는 기원전 4000년 전, 신석기 농업 혁명에 이은 인류의 정착지로 세계 역사에 데뷔한다. 이후 인류가 겪은 문명 문화 발달사가 타르수스 지역 전체에 적용된다. 동기(銅器), 청동기, 철기 시대를 거쳐 지역 내 무역 중심지로 부상한다. 지중해 동쪽 끝 사이프러스(키프로스)섬을 중심으로 할 때 북쪽이 타르수스, 남쪽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동쪽은 시리아·레바논·이스라엘이다. 교과서에서 배웠겠지만, 신석기 혁명은 ‘식(食)문제’ 해결에서 시작됐다. 동기·청동
‘유사 이래 인류 문명 문화사를 총망라한 공간에 들르고 싶다.’ 어느 날 원통형 머리의 우주인 대표단이 지구를 공식 방문했다. 기념으로 인류 역사를 압축한 곳을 돌아보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별나라 손님의 기대에 맞추기 위한 지구 최고의 문화인류학자들이 모였다. 어디가 최적의 장소일까? 만약 필자가 참가한다면, 현재의 이슬람 땅을 강력 추천할 듯하다. 구체적으로 지금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근동(中近東)이 인류사의 압축판이라 확신한다. 글로벌 최강국 미국은 역사가 250년에 불과하다. 15세기 신대륙 발견 이전 문명
[image1]지중해 동쪽 끝 바다 레반트(Levant)가 글로벌 뉴스 메이커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 북쪽의 터키와 남쪽의 그리스로 지배권이 나뉜 사이프러스(Cyprus)섬 주변 바다가 레반트다. 발단은 천연가스다. 바다 곳곳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되면서 소유권 다툼이 일고 있다. 터키, 그리스, 레바논 북부 사이프러스(터키권), 남부 사이프러스(그리스권), 시리아, 이스라엘, 요르단 등 무려 10여개 나라가 이해당사자들이다. 현재 실질적으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나라는 터키다. 레반트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이기
지난 4월 7일 강화도 고려산(436m) 입구에 들어섰다. 하지만 ‘4월 5일부터 등산로 전면폐쇄’라는 안내판을 보고 차를 돌려야 했다. 10일부터 입산통제한다는 공고를 보고 갔는데 이럴 수가, 당초 예상보다 진달래 개화(開花)가 빨라져 통제를 앞당겼다고 한다. 고려산은 작년에 이어 진달래 축제는 물론 입산 자체가 불가능하다.하루 전인 4월 6일, 경남 창원의 진달래 명소인 천주산(638m)은 평일인데도 입구 쪽 천주암 주차장이 만석이었다. 좁은 경사길에 겨우 주차했다. 정상석인 용지봉에서 인증샷을 찍는데 마스크를 낀 채 10분 정
[image1]‘고대 로마에서 온 관광객들은 스파르타인이 벌이는 쇼에 참가했다. 고대 스파르타 당시 벌어진 폭력적이고도 현란한 종교의식과 군사훈련 프로그램이 쇼의 주된 내용이다. 쇼의 구성원은 집안의 장남을 제외한 스파르타의 모든 청장년층이었다. 그러나 벌어진 쇼의 내용은 서기 1세기에 ‘재창조’된 스파르타 교육에 불과했다. (로마 관광객처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생각하는 스파르타에 관한 환상을 만족시켜주려는 가짜 쇼에 그쳤다.’옥스퍼드대학 고대사 교수 피터 소니만(Peter Thonemann)의 저서, ‘고대 유럽의 탄생(The
[image1]어릴 때 읽었던 ‘수호지’를 최근 만화로 다시 봤다. 간단한 얘기지만 워낙 많은 등장인물 때문에 도중에 읽다가 포기했다. 눈앞에서 인사를 하며 명함을 나눈 사람의 이름조차도 1분 만에 잊어버릴 나이다. 그러나 어릴 때 읽었을 때와 다른 관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수호지’ 주인공인 양산박 108성(百八星)이다. 대의를 내걸고 관의 부정부패에 맞서 싸우는 108명의 영웅호걸이다.새삼 주목한 것은 108성의 배경이었다. 정의의 이름으로 양산박에 모이기 전에 어떤 일을 했던 인물들인가 하는 점이다. 바로 산적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