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일본 전문가와 기관들의 목록을 총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제목은 ‘재팬워처-누가 일본을 보고 있는가’(도서출판 월인).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한·일 관계가 전례없이 경색된 가운데 나온 이 책은 국내외 일본 연구자 8363명의 이름과 직책을 비롯 최신 연구동향을 빼곡히 수록하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시들해지며 외교가의 ‘재팬스쿨’마저 찬밥이 된 와중에 귀중한 정보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재팬워처’를 펴낸 사람은 심규선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동아일보 도쿄특파원을 지내고 정치부장, 편집국
“홍 반장, 진짜 서울대학교 공대 나왔어? 그런 스펙을 가지고 왜 이러고 살아?”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한 장면. 바닷가 마을에서 하는 일 없이 백수로 지내면서 이집저집 참견하고 돌아다니는 주인공 ‘홍 반장’에게 여주인공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묻는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수학 문제를 풀어보라고까지 하는 그녀에게 홍 반장은 “세상에는 돈, 성공 말고도 중요한 게 많다”고 외친다. 그런 홍 반장이 들고 다니는 책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다. 미국의 사상가·시인·철학자 소로(1817~1862)가 하버
“기자 생활 30년 넘게 했지만 이런 정권은 처음 봤다. 민주화 이후 정권 중 단연 최악이다. 책을 쓰면서 이 정권이 잘한 건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전혀 없더라…. 뭐가 있을까?”김종혁(59)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올해 1월 1일 33년간 다녔던 회사를 나왔다. 1987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편집국장과 JTBC 보도부문 대기자까지 지낸 그는 과거 고려대 재학 시절 ‘운동권’에 속했었다. 시위에 참가하다 강제징집을 당하기도 했다. 현재 여권의 유력 인사들과도 대학 시절 함께 활동해 지금까지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그런 그가
김녕해수욕장은 하얀 모래와 에메랄드 바다 색깔로 데이트 커플들을 유혹한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묘산봉 인근에는 이 아름다운 해안가를 조망할 수 있는 2층 양옥집들이 눈에 띈다. 그중 옥상에 ‘해산정’이라는 이름의 정자를 이고 있는 집이 있다. 기자가 돌하르방 대문을 들어서자 이 집 진도견 두 마리가 낯선 손님을 보고 컹컹 짖었다. 이 두 마리의 진도견은 모슬이와 진순이. 대북감청부대인 5679부대장(쓰리세븐 부대)을 지낸 한철용 장군(73·예비역 육군 소장)이 최근 펴낸 ‘유기견 진순이와 장군 주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다.한철용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아는 겁니다.”새 책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을 내놓은 이랑주 V.LAB 대표에게 그 비밀을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하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책 ‘오래가는 것들의 비밀’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경영서(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랑주 V.LAB 대표는 마케팅 전략, 경영 원칙 같은 것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신 “나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이를테면 이랑주 V.LAB 대표와의 인터뷰가 이뤄진 서울 서초구의 카페 ‘젠틀커피’ 사례 같은 것이다. 7년 전에 문을 연 젠틀커피는 한때 건물 3층까지 확장
연말에 새로 나온 책 ‘심미안 수업’은 미술관에서 대표작품이라고 전시해둔 그림 앞에서도 물음표를 띄우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틈만 나면 음악을 듣지만 ‘듣는 귀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음악을 즐길 것인지 안내하는 책이다. 아름다운 것을 찾아 떠난 길에도 막상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심미안’ 입문서다.책을 쓴 윤광준 작가는 이름 있는 예술잡지를 두루 거친 글쓰는 사진작가다. 그의 관심사는 예술 어느 한 분야에 속해 있지 않다. 그는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 등 예술 전반에 관심
조진호 ‘과학 그래픽노블’ 작가를 만나러 지난 11월 30일 경기도 판교의 NC소프트로 달려갔다. ‘그래픽노블(graphicnovel)’은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로, 만화처럼 이미지와 글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야기 구조가 소설처럼 복잡한 장르를 말한다. 조진호 작가는 과학을 주제로 한 그래픽노블 서적을 잇달아 펴내고 있는 저자다. 게임업체인 NC소프트 사옥은 ‘ㄷ(디귿) 자’를 엎어놓은 모양이다. 거대한 규모가 판교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했다. NC소프트는 컴퓨터게임 ‘리니지’를 만든다. 조진호 작가는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펭귄 뒷조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웃으면서 자신을 표현했다. 그는 2014년부터 매년 남극 세종기지에 가서 두세 달씩 머무르며 ‘펭귄’ 연구를 했고, 이를 ‘물속을 나는 새’(사이언스북스)라는 제목의 책으로 써냈다. 10월 11일 인천 송도에 있는 극지연구소에서 이원영 박사를 만났다.“세종기지에서 남동쪽으로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 ‘펭귄마을’이 있다. 턱끈펭귄과 젠투펭귄 두 종이 5000마리 산다. 이 두 종을 4년간 연구했다.”이 박사에 따르면, 턱끈펭귄과 젠투 펭귄은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서도 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무력 충돌은 피하겠지만 환율 전쟁까지는 이어질 겁니다. 두 나라 간의 갈등이 크고 길어질수록 한국 경제는 그 어떤 나라보다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몇 년간 2008년 세계 경제를 강타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이 한국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중 무역 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대돼 달러의 가치 하락을 유발하고, 주식·채권 등 세계 자본시장의 혼란을 불러오게 되면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전망
정경훈 서울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는 미국 프린스턴대학 출판부가 펴낸 야심적인 수학책 두 권의 한글판 역자다. ‘프린스턴 순수수학 안내서’와 ‘프린스턴 응용수학 안내서’. 한글판은 모두 승산출판사(대표 황승기)가 냈다. 두 권 모두 프린스턴대학 출판부가 현대 수학의 지평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책으로 얘기된다. 순수수학 안내서의 영어판은 2008년, 응용수학 안내서의 영어판은 2015년에 나왔다. 그중 응용수학편의 한글판이 최근에 나왔다.[image1]수학의 세계가 넓은 만큼 이 두 권의 책은 놀랄 만큼 두껍다. 한글판 기준 순수수학편이
장르소설 전문 번역가 조영학(58)씨가 번역에 관한 책 ‘여백을 번역하라’를 냈다. 조씨가 지난 15년간 낸 번역서는 모두 80여편. 지난 8월 22일 만난 그는 자신이 번역한 책들이 “열에 아홉은 장르소설”이라고 했다. 호러·스릴러·범죄·팩션·판타지 등의 장르소설을 주로 번역했다는 것이다. 그는 민음사의 장르소설 브랜드 ‘황금가지’ 출판사가 내는 장르소설 시리즈 ‘밀리언셀러 클럽’ 100편 중 25편을 번역했다. 그는 장르소설 독자가 좋아하는 번역가 1위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책은 ‘번역가로서 살기’와 ‘번역론’이라는 두 덩어리
“제가 명색이 경영학 박사이고, 장어 식당을 26년간 했는데 친구들은 헛말로라도 ‘장 박사’라고도 불러주지 않습니다. 그게 못내 분해서 이 책을 냈습니다.”대구시 수성구 식당 밀집지역인 들안길과 신천동로 두 곳에는 대구에서 대표적인 장어 전문식당인 ‘삼수장어’가 있다. 이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은 장영진(61) 대표. 그는 사람을 붙들어놓고 몇 시간 동안 장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어 박사’다. 살아 있는 장어를 요리해서 식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실전 내공’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는 진짜 ‘장 박사’다. 영남대와 계명대에서 각
“지금의 암호화폐는 스스로 생태계를 만들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달러로 대표되는 기존 (기축)화폐가 자충수를 두게 될 경우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대안 화폐인 암호화폐를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암호화폐의 시대는 그렇게 본격화될 겁니다.”홍익희 세종대 교수가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기반으로 등장한 암호화폐가 다가올 미래 화폐혁명의 열쇠가 될 것이라며 한 말이다. 홍 교수는 “기존 화폐 권력과 경제 권력에 대한 반발이 사람들에게 새로운 화폐에 대한 욕구를 일으켰다”며 “이런 반발과 욕구가 결국 어느
산 정상에 가면 이곳저곳에서 붉은색 수건을 두 손 높이 들고 사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가 진행하고 있는 ‘명산 100’ 도전자들이다. 온라인을 통해 ‘명산 100’ 클럽에 가입해 블랙야크가 선정한 100개 산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산에 오를 때마다 인증샷을 올리면 포인트가 쌓이고 다양한 혜택이 따른다. 시작은 쉽지만 완등의 길은 멀다. 2013년 시작해 올 5월 16일 현재 도전자는 6만4119명, 완주자는 2128명이다. 연공흠(58)씨도 완주자 중 한 명이다. 2014년 겨울에 시작해
근로자의날인 5월 1일 경기도 남양주 광릉수목원 인근 진접면으로 식물세밀화가 이소영(34)씨를 만나러 갔다. 이씨는 최근 글항아리출판사에서 낸 ‘식물산책: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이라는 책의 저자다.그의 작업실은 왕숙천변의 건물 4층 옥탑방. 화가가 건네는 명함 속 꽃이 눈에 들어온다. 나리 꽃과 같은 화려한 색깔과 모양. ‘식물산책’의 표지그림이기도 한 상사화(相思花)다.식물세밀화는 본래 근대의 서양박물학자가 그린 그림으로 우리에게는 친숙하다. 제국주의시대 유럽 박물학자가 식민지나 제3세계 식물을 찾다가 신종(新種)을 발
‘우리는 모두 2% 네안데르탈인이다’(뿌리와 이파리). 최근 출간된 이 책을 읽으며 저자 3명이 책을 왜 썼는지가 궁금했다. 우은진·정충원·조혜란 박사는 네안데르탈인 연구자가 아닌 듯했다. 우은진은 생물인류학자(세종대 역사학과 교수), 조혜란은 뼈대생물학자(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소재 데이비슨칼리지 인류학과 교수), 정충원은 집단유전학자(독일 예나 소재 막스플랑크연구소)이다. 저자 중 유일한 국내 체류자이고 주저자인 우은진 세종대 교수를 지난 3월 26일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우 교수는 “2010년 이후 ‘내 안의 네안데르탈인’에
[image1]“청춘을 위한 롤모델은 많은데 왜 할머니들의 롤모델은 없나요? 상위 5%를 위한 성공이 아니라 95%를 위한 노인 성공학 말이에요.”‘활짝 핀 꽃에서 멈추다’(현자의마음)의 저자 박윤희씨의 말이다. 이 책은 50대 저자의 ‘웰에이징(Well-ageing) 롤모델 찾기’의 결과물이자 ‘노인 수업’의 보고서다. 인기 TV만화 ‘호호아줌마’처럼 귀엽고 행복하게 늙어가고 싶었던 박씨는 주위에서 ‘잘 늙어가는’ 평범한 할머니 50명을 추천받아 1:1로 수시로 만났고, 그중 배울 점이 분명한 19명의 휴먼스토리를 추려 책으로 엮
[image1]이상희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리버사이드 소재·인류학과) 교수는 한국인 제1호 고인류학 박사다. 그가 ‘인류의 기원’(사이언스북스)이라는 책을 한국에서 냈다. 지난 9월 1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커피점에서 만난 이 교수는 “해외출장 갔다가 책이 나온 걸 보기 위해 잠시 한국에 들렀다”고 말했다. 그는 캅카스 지역의 국가 아제르바이잔의 발굴 현장에 갔다가 새 학기 강의 시작에 맞춰 학교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아제르바이잔 프로젝트는 한국과 아제르바이잔 양국이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한국은 서울대, 한신대, 충북대 세 대학
지난 8월 19일 오키나와 가이드북 ‘프렌즈 오키나와’의 저자 전명윤(43)씨의 작업실을 찾았다. 그의 작업실은 경기도 용인시의 흥덕마을에 있었다. 작은 호수 옆 아파트는 그와 그의 아내인 김영남(43)씨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아내 김씨는 ‘프렌즈 오키나와’를 비롯해 그동안 전씨가 낸 모든 여행기에 이름을 올린 공저자다. 아파트 내 작업실에 들어서자 30㎡ 남짓한 공간은 여행에서 구입한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산적’을 연상케 하는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전씨가 부엌을 분주히 오갔다. 내게 전통 인도 카레를
‘2017년 봄,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고 이를 전 세계에 발표한다. 아베 내각은 미국의 찬성을 등에 업고 평화헌법 개헌을 국민투표에 부친다. 워싱턴에서는 젭 부시 대통령이 핵을 포기한 북한과의 수교를 선언함과 동시에 주한미군 철수 계획을 기습 발표한다. 사전에 아무런 언질도 받지 못한 한국 정부는 우왕좌왕 중심을 잡지 못한다. 한편 중국과 미국은 서로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서로 가입하기로 함으로써 양국 간의 팽팽했던 줄다리기가 사실상 미국의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