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63스퀘어 16층의 한 사무실. 작은 커피숍처럼 보이는 공간에 청년 예닐곱이 모여 앉아 있다. 30대로 보이는 앳된 얼굴들이다. 동호회 모임인 듯싶지만 곧 출시할 금융 상품의 판매 전략을 논의하는 중이다. 지난 5월 16일 방문한 ‘어니스트펀드’의 풍경이다. 어니스트펀드는 P2P금융사다.P2P금융은 온라인 공간에서 채무자와 채권자를 연결하는 금융 형태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에서 나홀로 급성장 중인 업종이다. 개인 신용대출로 시작해 부동산, 채권 투자, 사업자금 투자에까지 대출 분야가 확장 중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
신혼여행을 다녀와 처가에 첫인사를 드리러 가는 승용차 안이었다. 회사 직원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했다. “옆 회사 움직임이 이상합니다. 우리 회사 발렛파킹 계약이 바뀌고 있어요.” 처가에 인사만 드리고 부리나케 서울로 올라왔지만 계약은 이미 모두 넘어간 후였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 8명이 법인을 만들어 발렛파킹 계약을 모두 뺏어간 것이었다. 계약을 바꾼 임차인들은 평소 자신들을 만나주지도 않던 젊은 건물 관리업체 대표를 알은체하지 않았다.손이 떨렸다. 운전대를 잡고 무작정 길을 나섰다. 정처 없이 떠돌다 강원도 홍천의 한 여관에 도
야채가게, 과일가게, 정육점 등이 즐비한 서울 강동구 명일전통시장. 시장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두 번째 골목에 들어서면 생소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아주머니 상인들 사이로 앳된 얼굴의 젊은이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청년 상인들이다.“맛보고 가세요!” 철판 위에 돼지고기와 숙주나물이 불과 함께 춤을 췄다. ‘청춘도장’이라는 간판 아래, 타오르는 불꽃 사이로 한승오(30)씨의 모습이 보였다. “명일전통시장은 집입니다. 저에게는 보금자리죠. 이곳 시장 상인들과의 소통을 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는 사람, 기혼자는 지원할 수 없습니다. 이 조건에 부합하는 만 35세 미만인 사람이라면 지원 가능합니다. 친화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더욱 환영합니다.’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한 구인광고가 올라왔다.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뜨거웠다. 경쟁률은 4대 1을 기록했다. 지원자들은 주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들이었다. 대체 무슨 광고였기에 젊은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이 광고는 구직광고도 결혼할 대상을 찾는 구인광고도 아니었다. 바로 셰어하우스의 하우스메이트를 찾는 광고였다.
“‘집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죠. 왜 그럴까요? 이유는 많지만 한마디로 줄이면 소통의 부재 때문이에요. 소통을 하려면 기준, 약속, 그리고 약속을 지키게 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죠. 하지만 동네 집 짓기 시장에는 그게 없어요.”지난 12월 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친절한 친환경 디자인하우스(이하 친친디)’ 사무실에서 서동원(39) 친친디 대표를 만났다. 서 대표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어떤 질문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말이 빠르면서도 발음이 정확했다.“다른 건축시장에는 공사를 하다가 문제가 생긴 경우에 보
매년 11월 홍콩에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뷰티박람회인 ‘홍콩 코스모프로프’가 개최된다. ‘아시아태평양지구미용전시유한회사’에서 주최한 홍콩 코스모프로프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박람회,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박람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뷰티박람회이다. 이 박람회에 참가하려면 부스 한 곳 설치 비용으로 수천만원이 든다. 3년 전인 2013년 11월, 홍콩 코스모프로프를 찾아 홍콩행 비행기에 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엔젤아로마스토리를 이끄는 윤경(33) 대표다. 당시 윤씨는 홍보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개발한 손발팩을 소개
서울 종로구 북촌을 대표하는 파란 인력거가 있다. 인력거는 손님을 태우고 북촌의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누빈다. 손님은 인력거를 타고 북촌의 숨은 명소들을 둘러본다. 이 인력거를 타면 오래된 한옥에 얽힌 이야기부터 최근 생겨난 명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파란색 후드티를 입은 라이더는 인력거를 끌며 북촌의 이야기를 전한다. 인력거는 이야기가 숨어 있는 북촌 곳곳에 멈춰 서느라 속도는 느린 편이다. 현재 이 파란 인력거는 북촌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심지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북촌으로 이끄는 문화상품이 됐다. 이 파란 인력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 제품 한 개가 올라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제품에 투자하겠다는 네티즌만 3600여명에 달했다. 1개당 40달러인 이 상품은 한 달 동안 4900개가 팔리며 16만달러(약 1억8000만원)의 투자금액을 달성했다. 당초 목표한 금액의 300%를 초과하는 수치였다.이 히트상품은 바로 ‘스마트 생리컵’이다. 이름도 생소한 생리컵은 생리대나 탐폰 대신 사용하는 생리용품이다.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뒀다가 버릴 수 있게 만들어졌다. 생리컵은 재사용이 가능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에 달한 2016년, 청년 창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는 20대 청년이 개업한 제과점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매장 판매보다는 택배를 통한 배달 판매가 주력인 제과점 ‘슈링스타’가 화제의 주인공이다. 이 가게는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만큼 장사가 잘된다. 지난해 5월 제과점을 연 이슬기 대표는 1990년생이다. 지난 10월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슈링스타’에서 이슬기 대표를 만났다.“회사 다니던 때랑 비교하면 몸은 더 힘들어요. 정신적으로보다는 육체적으로 힘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