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한복진흥센터 연구원은 “개량한복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개량’이라는 의미는 나쁜 점을 보완해 좋게 고친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한복은 단점을 고쳐 나간다기보다 생활에 친숙한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생활한복’이 적절한 표현이다. 바야흐로 생활한복 전성시대다. 전통한복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의상부터 이게 과연 한복이 맞는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의상까지, 한복의 진화가 놀라울 정도다. 이를 일컫는 용어도 개량한복, 퓨전한복, 패션한복, 생활한복으로 다양하다. 현재 전국에 있는 크고 작은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지난 5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가진 한복을 테마로 한 패션쇼는 큰 화제가 됐다. 모델들은 머리에 가채 같은 헤어피스를 달고 조각보 기법을 살린 과감한 색동 드레스와 베이지색 오간자 드레스를 입었다. 이날 라거펠트는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켰고, 한국적 요소를 글로벌 문화에 녹여냈다. 플라스틱 소재에 실크를 가미해 반짝이는 느낌을 살린 오간자 드레스는 간만에 파랗게 갠 하늘에 뜬 구름을 닮았다. 전형적인 한국적 실루엣을 담아 하이웨이스트로 디자인했고, 한국식 버선을 가죽으로 소화했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