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가명·21)이는 경북 포항의 고등학교에서 ‘가장 센 주먹’으로 통했다. 또래 아이들 수십 명을 끌고 다니며 문제 일으키기를 수차례. 학교를 자퇴하고 갈 곳 없는 성일이를 받아준 건 탈학교생을 위한 대안학교 ‘청소년자유학교’였다. 처음에는 왜 다시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 왜 이제 겨우 앳된 티를 벗은 대학생들이 자신을 가르치는지에 대한 반항으로 툴툴대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짧은 시간만에 성일이는 변했다. “검정고시를 쳐야겠어요.”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말도 꺼냈다.나이만 먹었을 뿐 성일이는 학교를 다니던 내내 교과서
13살인 규현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PC방 죽돌이로 살았다. “게임을 하루에 얼마나 했냐고요?” 잠시 뜸들이던 규현이가 대답했다. “하루에 남는 시간 전부요.” 규현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라는 게임에 빠져 있었다. 중독성 강하다고 소문난 게임이다. “집에서는 못하니까 주로 PC방에 갔었는데요. 집에 있을 때는 스마트폰 게임을 했어요. 이것저것 다요.” 공부는 당연히 뒷전. “엄마가 등록해준 학원을 하루 이상 다녀본 적이 없어요.”그게 올 1월까지 규현이의 모습이었다. 여름도 다 지난 지금, 규현이는 180도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