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수학 교사 정영화(52)씨는 지난 9월부터 조카들과 ‘카카오톡’ 채팅방을 만들어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대학생, 고등학생인 조카들이 시험이 어려워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 당황하거나 창피한 상황)이라느니,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의 줄임말) 연예인에 대해 주고받는 얘기들은 얼추 알아들어 맞장구치곤 했다. 그러나 외계어 같진 않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웃을 때면 역시 아이들 세대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대학생 조카 둘이서 한참 만담같이 얘기를 주고받다가 ‘존나좋군?’이
시내버스 안내양 이야기를 시작으로 20년 전 서울 구석구석을 누비던 버스노선까지 기억해 내는 그가 처음에는 마냥 신기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개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는 이야기 뒤에 이어지는 서울 종로의 북촌과 서촌마을의 오래된 한옥 처마와 마루, 그리고 창호 문의 아름다움까지. 우리에게도 오래된 기억 속 서울의 과거를 마치 고향 이야기 하듯 꺼내 놓는 모습에서 그가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 날아온 외국인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서울대 국어교육학과 로버트 파우저(50) 교수 이야기다. 2008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국내
‘한글’을 디자인에 접목해 루이비통·샤넬·구찌·프라다 등 세계적 명품과 디자인 경쟁을 펼치고 있는 디자이너가 있다. 이건만(51·이건만AnF 대표)씨다. 이씨는 세계 패션·디자인 시장에서 디자이너 이상봉씨와 함께 한글을 디자인 소재로 활용하는 대표적 한글 디자이너다. 지난 9월 2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문터널 근처 한 빌딩 3층에 있는 한글 디자인그룹 ‘이건만AnF’를 찾아 이씨를 만났다.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형상화한 이건만씨의 한글 디자인은 해외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이씨는 자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