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은 지난 12월 2일 전체 회의를 통해 ‘올해의 인물’로 ‘메르스와 싸운 백의의 천사들’을 선정했다. ‘메르스와 싸운 백의의 천사들’은 지난 5월부터 두 달간 전국을 공포에 몰아넣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최일선에서 사투한 간호사들을 말한다. “메르스와 분투하며 고생한 의료진들이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었다.‘메르스와 싸운 백의의 천사들’은 “당시 고생했던 의료진에게는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간조선 2387호의 커버스토리로 선정됐다. 특히 송년호 표지를 장식할 인물인 만큼
“모든 병원은 공공성(公共性)을 띠고 있습니다. 공립이든 사립이든 마찬가지죠. 건양대병원은 민간병원이지만, 국가 재난사태인 메르스 때는 공공에 대한 책임을 최우선으로 했습니다.”지난 12월 11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원장실에서 만난 박창일(69) 건양대병원 의료원장의 말이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5월 28일 수퍼전파자인 16번 환자가 입원하면서 메르스에 노출됐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5월 30일에야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환자가 자신이 평택성모병원을 거쳤다는 사실을 숨겼고, 보건 당국도 환자가 어떤 병원을 다녀왔는
지난 12월 11일 오후 6시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3층 연구 2동. 병원 서쪽 끝에 있는 이 병동 복도에는 희미한 형광등이 켜져 있을 뿐 정적이 감돌았다. 복도 끝 벽면에 설치된 발판을 밟자 철문이 열렸다. 문 안에는 병실이 네 개 있었다. ‘방호복 착용 수칙’이 인쇄된 종이가 붙은 벽면 위에는 동그란 음압(陰壓)장치가 보였다. 위쪽을 가리키는 빨간 바늘은 음압이 제대로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깜깜한 병실 안에 놓인 매트는 한때 이곳이 격리병실로 쓰였음을 보여줬다. 6개월 전 이곳은 건양대병원의 메르스 감염 의심자와 확진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