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기존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163석(지역구)을 확보해 미래통합당(84석)을 물리치고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17석)까지 합하면 양당 의석수가 180석에 달한다. 여기에 정의당(6석), 열린민주당(3석), 향후 민주당 입당을 예고한 무소속 이용호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까지 합치면 범여 진영의 의석수는 야당을 무력화하기에 충분하다
지난 4월 15일 오후 5시30분 더불어민주당의 개표상황실이 마련된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개표상황실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당직자와 지지자들은 뒤에서부터 자리를 메웠고 핸드폰으로 각 지역별 선거사무실 분위기 등을 지속해서 체크했다. 네이버에 ‘민주당’을 검색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기사를 체크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목소리는 차분하되 자신이 넘쳤고 표정은 연일 밝았다. 출구조사 시간이 다가오자 단체 셀카를 찍는 이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낙
“말씀대로 제가 4년 전엔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하러 여기 온 사람입니다. 웬만했으면 내가 다시는 선거판에 안 나온다고 했는데, 또 제 전문 분야인 경제가 너무 어려워지는데 나라 꼴을 이대로 볼 수가 없어서 나왔습니다.”지난 4월 6일 오후 1시50분 서울 양천구 서울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 사거리. 비상등을 켠 흰색 카니발 승합차가 사거리를 우회전해 멈췄다. 차 오른쪽 뒷문을 통해 내린 사람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 이 지역(양천갑) 통합당 후보인 송한섭 후보가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차에서 내리는 김 위원장에게 90
지난 3월 7일 새벽, 21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가 획정됐다. 지역구 총수를 4년 전인 20대 총선과 동일한 253개로 확정한 가운데 이뤄진 지역별 배분에서 경기도는 기존의 ‘군포갑(甲)’과 ‘군포을(乙)’ 선거구를 하나로 통합하는 식으로 1석을 줄이고, 인구가 급증한 세종특별자치시는 기존 1석에서 1석을 더 늘렸다. 여야가 합의한 선거구 인구 하한선 13만9000명과 인구 상한선(27만8000명)을 전체 선거구에 적용해 변경되는 선거구를 최소화한 결과다.하지만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에서도 대전광역시와 광주광역시의 선거구 조정
“내 주적이 민주당인지 미래통합당인지 헷갈리게 되더라. 전·현직 의원 가릴 것 없이 보이지 않는 음해가 여기저기서 들어왔다. 서로 ‘형 동생’ 하는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 시·구의원들 인맥, 지역 유지들과 관(官)에 뻗어 있는 인맥을 이겨낼 도리가 없었다. 중앙당과 공관위에서 후보에 대한 레퍼런스를 체크할 때도 지역 시당에 ‘자기 사람’을 갖고 있는 쪽 중심으로 흘러갔다. 자기 조직과 인프라를 갖춘 전·현직 의원들이 달려들어 나 같은 정치초년생을 깎아내리면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내부 총질을 견뎌내는 게 가장 고달팠다.”이번 21대
지난해 3월 당시 국회 정치개혁특위 위원장이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비례대표를 배정하는 계산 방식을 알려 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은 산식(算式)이 필요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선 “명칭도 낯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실체가 여의도 최대의 수수께끼”라며 “‘국민은 알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오만한 태도”란 비난이 나왔다.심 대표의 말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이 주도해 이번 21대 총선부터 적용하기로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계산식이 매우 어렵다. 지난 총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4·15 총선을 42일 남겨둔 지난 3월 4일 지지자들에게 전하는 옥중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날 메시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4월 총선에서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달라”는 대목이었다. 문재인 정권을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집권세력”으로 규정하면서 현 정권의 심판을 위해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단결하라는 메시지였다.이날 메시지가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던지고 있지만 특히 현역 물갈이 작업이 진행 중인 대구·경북(TK) 지역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독이 든 성배’를 손에 들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비례민주당 창당 이야기다.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자 이를 비난하던 민주당이 자신들도 비례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크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를 선뜻 받아들이기도, 그렇다고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런 민주당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비례민주당 창당은 그간 민주당이 보여왔던 논리의 완결성을 떨어뜨리고 명분도 없애는 조치다
선거 과정에서 정치인의 잘못된 말 한마디는 전체 판도를 뒤흔드는 큰 폭발력을 갖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2004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이 꼽힌다. 정 의장은 당시 “60~70대는 투표를 안 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 의장 측에서는 “20~30대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지만 역풍은 거셌다. 이 발언은 노인층의 분노를 촉발시켰고 곧바로 적대적 표심으로 연결됐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을 등에 업고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얻을 것
중도층은 각종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는 부동층(Swing Voter)의 핵심이다. 이들은 여야(與野) 정당을 향한 지지가 확고한 진보층과 보수층에 비해 냉철하게 정부 정책을 평가하며 투표하는 유권자들이다. 전문가들은 “각 진영에 대한 선호가 약한 중도층 규모가 30~40%가량”이라며 “선거가 가까이 와야 표심(票心)이 드러나는 중도층 때문에 막판에 정치 지형의 급변이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올해도 21대 총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도층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월 14일 한국갤럽 발표에 따르면 ‘4월 총선에서 기대하는 결과’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조용한 ‘물갈이 공천’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김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대규모 ‘현역 물갈이’를 시사했지만, 실제 공천 과정에서는 ‘컷오프(공천배제)’ 대상 의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스스로 불출마를 선언하게 하는 방식으로 당내 잡음을 최소화하고 있다. 당내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의 경우, 해당 후보자들 면접 일정을 2차례나 미뤄가면서 현역 의원들을 향한 불출마 선언 압박을 이어가 김 위원장의 ‘뚝심’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스텔스 공천’이라는 비유도 나온다.김 위원
일찌감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은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통합이 이뤄지면 광주, 여수 어느 곳이든 당이 요구하는 곳에 출마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미래통합당이 출범한 다음날인 지난 2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 의원을 만났다. 그를 만나 정말 호남에 출마할 건지를 물었다. 그는 “나는 불출마 선언 약속을 지키고 싶지만, 당에서 ‘당신이 나가는 게 전체 선거에 도움이 된다. 나와라’ 하면 나가겠다”고 했다. 지역에 상관없이 당이 요청한다면 어디든 뛰어들겠다는 각오를 재차 밝힌 것이다.“
경남 양산시는 성장하는 도시다. 2010년 26만명이었던 인구가 작년에는 35만명으로 늘었다. 평균연령은 40.2세로 전국 평균연령 42.8세, 경남 43.1세보다 낮다. 지난 2월 18일 오후 경남 양산시 물금읍 주변 아파트 단지를 둘러보니 수도권 못지않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즐비하고, 고급 가구들을 파는 가게도 눈에 띄었다. 바로 옆에는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보였다. 양산이 왜 ‘경남의 분당’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실제 부산에서 양산까지는 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이고, 지하철도 놓여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부산, 울산 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