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전경. photo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있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전경. photo 삼성전자

7월 28일(미국 현지시간) 미 하원이 '반도체 지원 플러스 법안'(이하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담고 있는 핵심은 반도체 제조와 생산, 연구개발에 관련한 보조금이다. 당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왜 등장했을까
ㆍ반도체 부족 현상 때문이다. 미국 역시 부족하다. 미국 내에서 반도체 제조를 늘리기 위한 만든 법안이다.
ㆍ미국 내 인식은 반도체 부족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에 뒤처진 반도체 산업 때문이라고 본다. 이를 따라잡기 위한 지원이 담겼다. 
ㆍ안보의 논리도 적용됐다. 법안에는 "미국의 경제 성장과 국가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법안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ㆍ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하거나 확장하는 기업에 390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을 결정하는 권한은 미 상무부가 갖는다. 보조금은 총 5년에 걸쳐 지출된다.
ㆍ반도체 연구개발에도 110억 달러가 할당됐고, 인재 개발과 다른 나라와의 협업을 위한 지원도 들어있다.
ㆍ광범위한 투자세액 공제도 법안에 포함됐다. 4년간 반도체 투자에 대해서 25%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데 추산된 공제액은 약 240억 달러다.
ㆍ초안에는 이번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 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이 포함됐다.

법안이 통과되기까지
ㆍ애초 상원은 '미국혁신경쟁법안'을, 하원은 '미국경쟁법안'을 제출했는데 비슷한 두 법안의 병합 심사가 지연되자 원래 법안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 내용만 추려서 따로 떼어 입법하기로 한 게 이번 '반도체법'이다. 
ㆍ법안 심사가 지연되는 동안 몇몇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축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반도체 메가팩토리 기공을 미루었다.
ㆍ가드레일 조항을 둘러싼 반발이 있다. 미국 기업의 경쟁력도 약화시킨다는 우려가 있었고 이 조항을 법안에서 제외하기 위해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ㆍ이번 반도체법은 상원에서 찬성 64 반대 33, 하원에서 찬성 243 반대 187로 통과됐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이 법안을 반대했는데 당내 24명의 이탈표가 생겼다.

국내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은 어떨까
ㆍ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ㆍ향후 20년 동안 삼성전자는 미국 내에 11곳의 반도체 공장을 추가로 짓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약 1921억 달러, 우리돈 250조원 규모다. 
ㆍ세제 혜택 등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ㆍSK하이닉스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바이든 미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갖고 22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우려되는 점은?
ㆍ중국이다. '가드레일 조항'에서도 볼 수 있듯이 법안으로 인해 중국 투자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ㆍ미국의 반도체법 자체가 중국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ㆍ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미국 반도체법의 세부 내용에 따라 자칫 중국 내 사업이 흔들릴 수도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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