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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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가 무려 1만명 이상을 정리해고 한다. 아마존은 1만8000명을 해고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표적 빅테크인 두 기업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인력 감축에 나섰다. 이미 이 두 회사를 포함해 최근 1년 간 IT기업들이 정리해고한 직원 숫자만 6만명이 넘는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최소 5%의 직원을 올 3월 말까지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직원들 중 일부는 빠르면 이번 주부터 해고 통지를 받는다. MS의 전체 직원 수는 22만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5%라면 약 1만1000명 정도다.

이미 MS는 지난해 10월 1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이뤄진 두 번째 피바람은 주로 인사, 영업, 마케팅 직원 위주로 이뤄지며 소폭의 엔지니어들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만명의 해고에 드는 비용은 약 12억 달러(1조4790억원)로 추산된다.

영국의 워런 버핏 "구글, 직원과 임금 줄여라"

아마존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감원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1월 초 인사 및 매장 업무자 중심으로 약 1만8000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이미 알린 바 있다. 당초 알려진 감원 규모는 1만명이었지만 그 폭이 보다 확대됐다. 해고는 아마존의 법인이 있는 여러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마존 인도 법인에서는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이 쓰러지는 일이 있었고 어떤 팀은 전체 인원의 75%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두 회사의 만(萬) 단위 해고는 불황에 미리 대처하는 방법이다. MS는 지난해 2분기 수익률 성장이 2%였는데 2016년 이후 가장 낮았다. 아마존 역시 매출 성장률이 정체기인데 비용은 늘고 있다. 그래서 이미 고용을 동결했고 새로운 사업을 위해 실시하던 프로젝트들 중 일부도 종단했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감원 바람도 심상치 않다. 구글은 MS나 아마존처럼 해고를 전사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알파벳의 생명공학 자회사인 베일리는 최근 200명을 감원했다. 전체 인력의 15% 규모다. 메타(구 페이스북)는 이미 지난해 11월 13% 규모에 해당하는 1만1000명을 해고한 바 있다. 그런데 실적 부진 전망이 제기되면서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고객관계관리(CRM) 분야 1위 기업인 세일즈포스도 지난 1월 4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공시를 통해 전체 인력의 10%를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지역의 사무실도 축소한다. 세일즈포스 직원 수는 약 8만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략 7~8000명이 감원될 것으로 보인다. 

유독 기술기업에서 감원에 속도전을 내는 건 여러가지 이유 탓이다. 일단 시장의 변화에 예민해진 상태다. 당장 온라인 광고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주 수입원이지만 환경이 한층 나빠졌다. 프라이버시 권리가 중요해지면서 타깃형 광고를 하기 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이제는 어렵다. 게다가 경기가 나빠지자 광고주들이 온라인 광고 예산부터 삭감 중이다.

투자자들은 "구조조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활황 때 커진 몸집을 줄이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영국의 워런 버핏'이라고 불리는 크리스토퍼 혼은 구글과 유튜브의 모회사인 알파벳에 공개적으로 "고용과 임금을 줄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알파벳은 비용을 좀 더 관리해야 하며 자율주행차 관련 자회사인 웨이모(Waymo) 프로젝트에서 생기는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미 CNBC에 따르면 2022년 IT분야에서 해고된 직원 수는 약 6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좀 더 작은 기업까지 살펴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해고의 칼바람을 맞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된 뒤 인력 구조조정을 추적해 온 한 사이트(Laope.fyi)의 통계에 따르면 불과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2023년 들어서 이미 122개 IT 기업에서 3만7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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