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인민해방군 여군의장대를 사열하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photo 뉴시스
지난 4월 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인민해방군 여군의장대를 사열하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photo 뉴시스

중국을 국빈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극진환 환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한 이후 중국을 방문한 서방 세계 주요국의 첫번째 지도자로 시진핑의 체면을 한껏 살려주면서다. 지난해 11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베이징을 방문했지만 당시는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총서기직만 3연임한 상태로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하기 전이었다.  

지난 4월 5일 베이징에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중국 권력서열 2위와 3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차례로 만났다. 이어 4월 6일 오후에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총서기와 공식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마크롱 대통령의 3년여만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면서 "항공우주, 농업,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아프리카 개발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프랑스 쌍방이 긴밀히 협력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해당 분야에서 중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길 희망한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영향력을 러시아 측에 행사해 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양국 정상은 공식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오성홍기와 함께 프랑스 국기가 내걸린 인민대회당 앞에서 인민해방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 자리에는 중국 외교를 사실상 총괄하는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중앙외사공작위 판공실 주임을 비롯해 친강 외교부장 등이 배석했다. 

한편, 중국 국빈방문에 에어버스와 알스톰, LVMH(루이비통) 등 프랑스 기업인 60여명을 대동한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날에는 시진핑 총서기와 함께 광둥성 광저우로 이동해 재차 저녁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대개 중국을 국빈방문한 외국 정상들은 시진핑 총서기와 베이징에서 한차례 정도 만남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관례였다. 

시진핑 총서기가 외국 정상과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회동한 것은 지난 2018년 4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과 우한에서 회동한 것을 비롯해, 같은해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롄, 같은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진에서 회동한 사례 정도가 고작이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을 국빈방문해 체면을 살려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이 같은 선례에 준해 극진한 예우를 베푸는 셈이다. 자연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의 대중국 봉쇄전략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서방세계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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