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5월 10일(현지시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구글이 챗GPT에 대항해 만든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바드'는 세상에 처음 선보였을 때 마치 재앙같은 결과를 가져왔다. 질문에 대해 잘못된 답을 내놓는 장면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퍼지면서 '챗GPT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퍼졌고 하루만에 회사의 주가는 8%가 하락했다.

심기일전한 구글이 바드를 다듬고 또 다듬어 대중에 공개했다. 앞선 폭락이 있은 뒤 한 달 반만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80개 나라에서 바드는 전면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지금 당장 접속해봐도 한글로 묻고 답하기가 가능하다. 영어 외에도 한국어 등 10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는 최신 언어 모델을 탑재할 계획이다.
(바드를 체험하고 싶다면 여기로 접속하면 된다 → https://bard.google.com/

5월 10일(미 현지시간) 열린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우리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제품을 근본적으로 더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연구해 왔다. 이제 더 과감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글 검색 엔진에 접속할 수 있는 바드

바드는 챗GPT와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장점은 웹 엑세스다. 챗GPT는 온라인에 접속할 수 없고 2021년까지 탑재된 정보를 활용한다. 반면 바드는 구글의 검색 엔진에 접속할 수 있다. 챗GPT는 고인 물이지만 바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게 큰 차이다. 구글 검색 엔진에 접근한다는 건 웹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셈이다.

챗GPT를 비롯해 많은 AI 챗봇은 GPT 시리즈를 사용하고 있지만 바드는 초거대 자체 언어 모델인 팜(PaLM)을 탑재했다. 기존 람다(LaMDA)라는 대형 언어 모델보다 훨씬 적합한 대답을 내놓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지의 강자 어도비(Adobe)와도 손을 잡았다. 어도비의 생성형 AI인 파이어플라이와 결합하기로 했는데, 이럴 경우 사용자가 한 질문에 이미지로 답하거나, 사용자가 이미지를 업로드 해 묻는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다. 어도비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개발한 기업이다.

테크크런치는 "원래 구글의 초점은 지메일과 구글 드라이브 등의 자사의 제품에 생성형 AI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챗봇은 현재 구글에 높은 수익을 가져오는 검색 비즈니스에 잠재적으로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럼 왜 구글은 챗봇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을까. 구글은 지난해 약 2828억 달러의 매출 중 광고 관련 매출이 2245억 달러에 달한다. 80%에 육박하는 수치로 그만큼 광고 수익은 구글을 지탱하는 핵심이다. 반면 챗GPT를 도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광고 수익은 전체 매출 중 5~6% 정도에 불과하다. 생성형 AI에서 챗GPT 진영에 밀릴 경우 이제 막 태동하는 AI검색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구글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구글의 참전으로 생성형 AI를 둘러싼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