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거리에서 한 주민이 차량에 탑승 중인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셀카를 찍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거리에서 한 주민이 차량에 탑승 중인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셀카를 찍고 있다. photo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70) 러시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고진(62)에 대한 암살을 명령했다는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 제기됐다. 7월 2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국장은 온라인 매체 '더 워존'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FSB가 프리고진 암살 임무를 맡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FSB는 러시아 연방보안국으로 과거 KGB의 후신 중 하나다.

부다노프 국장은 "암살 시도가 시급하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적절한 접근 방식을 찾고 대규모 작전을 실행할 준비가 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기업인 글로벌가디언의 수석 정보분석가인 제브 디미너치도 푸틴이 그를 제거하기 위해 적절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고 본다. 그는 "프리고진의 반란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본보기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 올해 말까지 살아남기 어려울 것"

알렉산더 루카센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왔다고 말했지만 아직 프리고진의 모습이 확인된 적은 없다. 푸틴의 지시를 받은 러시아 특수요원들은 푸틴이 지목한 '배신자들'에 대한 암살 시도를 해외에서 여러 차례 수행해 왔다고 의심받는다.

전직 러시아 장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대표적이다. 그는 영국 런던에서 방사성 물질이 담긴 홍차를 마시고 목숨을 잃었다. 당시 홍차 안에 있던 방사선 물질은 '폴로늄'이라는 희귀한 물질로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반감기도 138일로 매우 짧다. 영국에서도 가능한 암살이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에서는 더욱 수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런 위험 때문에 일부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를 떠날 것이라고 예견한다. 러시아 정치평론가인 올가 로마노바는 러시아어 매체인 '커런트타임'과 가진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이 조용히 벨라루스를 떠날 것이고 만약 그가 나타난다면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갑자기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프리고진이 오래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말까지 살아남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7월 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 FSB요원들이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에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그룹은 약 100여개의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중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은 핵심으로 꼽힌다. 이 매체는 패트리엇 미디어 그룹의 사업권이 내셔널 미디어 그룹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곳은 푸틴의 숨겨놓은 연인으로 알려진 전직 리듬체조 선수 알리나 카바예바가 수장으로 있는 곳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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