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7일 서울 압구정동 우병우씨 자택에 국회 경호담당관실 경위들이 우씨의 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photo 장련성 조선일보 객원기자
지난 12월 7일 서울 압구정동 우병우씨 자택에 국회 경호담당관실 경위들이 우씨의 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photo 장련성 조선일보 객원기자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그의 행방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12월 7일 열린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주요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조특위를 앞두고 본래 살던 서울 압구정동의 자택에서 부인, 자녀와 함께 행적을 감췄다.

국회 입법조사관은 우씨를 찾기 위해 장모 김장자씨의 친척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충북 제천의 농가와 김씨가 운영하는 경기 화성시의 기흥CC를 찾았으나 우씨를 찾지 못했다. 그의 행방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제기될 뿐 구체적 행방은 묘연하다. 현재 그는 법원으로부터 출국금지를 당한 상태다. 국내 어딘가에 숨어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 가족이 외부에 노출을 피한 채 움직이려면 인적이 드문 곳이나 대형 호텔에 장기투숙하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국회 입법조사관은 지금까지 우씨의 처가 쪽을 위주로 추적해왔다. 상대적으로 우씨의 친가는 처가에 비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기자는 앞서 지난 11월 중순 우씨의 고향인 경북 봉화군을 찾았다. 우씨의 부친인 우용구씨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우씨는 1967년 경북 봉화군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학교는 영주에서 초·중·고를 마쳤다. 고향마을에서 확인한 결과, 우씨의 부친은 현재 경기도 여주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씨의 어머니와 남동생도 함께 거주하고 있다. 부친은 경북 지역에서 오랜 기간 교사 생활을 했다. 우씨가 서울대로 진학하면서 가족이 모두 수도권으로 올라왔다. 이후 약 20년간 우씨의 가족은 모두 수도권에 거주해왔다. 부친은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교장을 마친 후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는 3주 전 우씨의 부친과 약 20분간 통화를 했다. 그는 통화 내내 언론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격정적으로 쏟아냈다. 언론에 대한 적개심이 수화기 너머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나는 매일 나오는 기사를 꼼꼼히 다 읽고 있다”며 “요새는 내 아들 기사가 좀 안 나왔으면 싶다”고 말했다.

기자는 여주의 한 보건소에서 우병우씨의 부친을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약속 4시간 전, 부친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했다. 그는 “(약속 장소에) 안 나가겠습니다”라는 짤막한 말을 남긴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에는 전화와 문자에 일절 응답하지 않았다.

우씨는 현재 어디에 있을까. 기자는 여주의 부친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응하지 않았다. 우씨의 삼촌과는 12월 8일 통화를 했지만 “(형님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는 답만 돌아왔다.

법을 잘 아는 우씨로서는 국정조사 기간만 피하면 청문회에 서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같은 날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우씨를 찾으면 2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우씨에 대한 현상수배 글을 올린 상태다. 우씨의 행방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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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진 max@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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