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치
[2452호] 2017.04.10
관련 연재물

[5·9 대선] 출마 선언한 남재준 전 국정원장

“여의도에 붕당뿐… 안보 위해 완주”

photo 한준호 영상미디어 차장대우
남재준(73) 전 국정원장은 육군 참모총장을 지낸 ‘영원한 군인’으로 통한다. 남 전 원장은 요즘도 등산을 다녀온 뒤 냉수욕을 한다. 그는 40여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한 번도 휴가를 다녀온 적이 없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안 간 게 아니라 못 간 것’이다. “가족보다 내 임무, 공직을 우선시하며 살아왔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남재준 전 원장. 그가 5·9대선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 3월 30일 서울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남재준 전 원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태극기를 들고 자발적으로 서울시청 앞에 나왔던 분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불안한 앞날을 걱정했다. 나는 그분들의 마음을 담아내기 위해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안보 전문가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40년 이상 군인으로 또 지휘관으로 살아온 내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둘러싼 안보위기 상황을 관리할 최고 전문가다. 대선을 치르는 데 있어 여러 제약이 있지만 ‘맨투맨’으로 사람들을 접촉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를 돕는 이들은 소위 태극기집회에 나왔던 보수 인사들이다. 남 전 원장과 가까운 지인들이 구성한 이안포럼(‘이대로는 안 된다’를 줄인 말)이 그의 싱크탱크 격이다. 남 전 원장은 태극기집회 주최 측이 추진하는 신당과 함께 대선을 치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는 여론조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선후보 등록에 필요한 기탁금 3억원은 자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려 충당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선 가능성?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난 돈 한 푼 없는 사람이다. 돈 드는 선거는 할 생각도 없다. 진심을 갖고 한 사람 한 사람 부딪쳐 나가면 나의 진정성이 전달될 것으로 믿는다.”
   
   4성 장군을 거쳐 국정원장까지 지낸 그는 현대 쏘나타 승용차를 탄다. 그가 송파구에 낸 사무실도 33㎡(10여평) 규모에 불과했다.
   
   - 어떤 대한민국을 꿈꾸고 있나. “갈등과 분열을 넘어 하나로 통일된 강력한 대한민국, 국민이 땀흘려 일하며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 우리 후손이 희망을 갖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나는 꿈꾼다.”
   
   - 기성 정치권의 문제는 무엇인가. “지지율 1위라는 문재인 후보는 정권교체를 말하고 있다. 틀렸다. 정치판 자체를 바꿔야 한다. 여의도에서 정치하는 분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갈등과 증오를 야기한 책임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하나라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갈등이 커졌다. 어떻게 대한민국 국민이 안보 문제를 놓고 이견을 넘어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정치의 사명은 국익 아닌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모인 세력은 정당이 아니라 붕당이다.”
   
   - 보수정당도 마찬가지 아닌가. “보수정당, 예전 새누리당의 책임이 더 크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공천 파동을 겪었고 국민에게 많은 실망감을 안겼다. 그런데도 선거 2~3일 전까지 새누리당이 180석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나 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소야대가 된 거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라는 비극이 벌어졌다.”
   
   -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나. “법은 내 전공이 아니니까, 상식에 기초해 얘기하겠다.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했는지, 박 전 대통령에게 탄핵당할 만한 중대한 과오가 있었는지에 대해 법적인 결과가 나온 게 없다. 재판에서 가려질 일이다. 그런데 탄핵이 먼저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남 전 원장은 지난 4월 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태극기집회에 참석,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그는 평소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왔다. “진실을 규명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게 언론의 사명이다. 선동하는 보도는 옳지 않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주요 언론이 책임과 사명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왜 안보가 중요한가. “지금 대한민국은 북핵 문제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의 긴장감 속에 놓여 있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불안한 안보 상황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국가의 존망이 걸려 있다.”
   
   - 문재인 후보는 안보관이 위태롭다는 지적이 있다. “그래서 정치권이 반문(反文)연대를 한다고 하는 거 아니냐. 태극기집회도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걸 우려해서 확산된 측면이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두 달 뒤인 2003년 4월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당시 남재준 참모총장은 인사 문제로 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한번은 나를 불러 인사 민원을 했다. 본인이 아는 군인은 한 명뿐인데, 그 사람을 진급시켰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국군 통수권자로서의 명령이라면 따르겠지만, 개인적 말씀이라면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그 친구는 내가 전역할 때까지 진급하지 못했다.”
   
   - 노무현 정부에서는 ‘북한은 주적’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다. “2004년 어느날, 노 대통령이 나를 불러 정훈교육 할 때 주적(主敵)이라는 단어를 빼라고 지시했다. 나는 대통령께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100만이 넘는 양쪽 군대가 총부리를 맞대고 있는데, 주적 개념을 빼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 우리 주적은 북한이다. 나는 오히려 정훈교육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 노 정부 시절 인사 문제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 “노 대통령이 내게 4년의 임기를 보장해줄 테니, 장군들을 물갈이하라고 했다. 난 그 자리에서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랬더니 군 장성 진급심사가 끝나고 나서 인사비리 문제로 나에 대한 조사가 들어왔다. 노 대통령이 무기명 투서는 신뢰할 수 없으니 수사하지 말라고 했는데도, 당시 민정수석실 주도로 내 주변을 조사했다. 국방부 검찰단이 민정수석실로 매일 보고서를 올릴 때다. 2004년 말쯤 조사 결과가 대통령에게 보고된 모양인데, 그때 노 대통령이 ‘이렇게 깨끗한 사람이 있느냐’며 수사를 종결하라고 했다. 이 얘기는 당시 국방보좌관으로 있던 권모씨가 내게 전해준 얘기다. 그런데도 윤광웅 국방장관은 조사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대통령이 지시한 걸 깔아뭉갠 것이다.”
   
   그가 육군 참모총장으로 있을 때 국방부 장관이었던 윤광웅씨는 현재 문재인 대선캠프에 합류한 상태다. 문재인 후보는 그가 2005년 4월 육참총장에서 물러날 때 민정수석이었다. 그는 육군 참모총장으로서 임기 2년을 채웠다.
   
   - 대통령 선거를 치르기 위한 선거기탁금은 준비돼 있나. “대선후보 등록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파트 담보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 재산상의 부담이 너무 큰 것 아닌가. “국가에서 그동안 나를 먹여살렸다. 이 정도는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다. 내가 국가에 헌신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 대선 출마에 대한 가족 반응은 어땠나. “나는 본의 아니게 가족보다 내 임무를 우선시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집사람은 남편 뜻이 옳으면 묵묵히 따라온다.”
   
   - 완주할 계획인가. “당연하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맨위로

2458호

2458호 표지

지난호보기 정기구독
유료안내 잡지구매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찾기
호르반
신한금융그룹
안양시
CGV
삼성전자 갤럭시 s8
조선토크 브로슈어 보기
조선뉴스프레스 여행 프로젝트

주간조선 영상 more

이어령의 창조이력서 연재를 마치며

한스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