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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68호] 20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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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한국 공격 전면에는 ‘아베의 장자방’이 있다

▲ 아베 총리의 주요 정책은 ‘팀 아베’로 불리는 측근들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photo AP·뉴시스
지도자의 주변에는 항상 조언자가 있고 행동대장이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한 핵심 멤버들은 서구언론에서 ‘간테이(Kantei)’라고 부르는 총리 집무실에서 자주 회의를 갖는다. 아베 총리는 이들 측근 그룹을 두고 ‘재도전파’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제1차 아베 내각(2006~2007) 때 정권 운영을 함께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한때는 언론에서 ‘팀(Team) 아베’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본판 위키피디아에도 ‘팀 아베’라는 항목이 있다. ‘아베 총리가 내리는 정치의 최종 결정을 지원하는 주요 멤버를 지칭하며 단결력을 특징으로 한다’고 기록돼 있다.
   
   
   ‘그림자 총리’ 이마이 정무비서관
   
   최근 일본에서 나오는 보도를 보면 한국을 향한 수출규제 조치는 아베 측근 소수를 중심으로 기획, 실행되고 있다. 실세 중에 실세로 평가받는 이마이 다카야(今井尚哉) 정무비서관이 밑그림을 그리고,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전면에 등장해 일본 측 논리를 설파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베를 1차 내각 때부터 총리관저에서 보좌했던 측근 중 측근이란 점이다.
   
   
▲ 아베 총리와 ‘그림자 총리’로 불리는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왼쪽). photo 마이니치

   ‘아베 총리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
   
   이마이 다카야 정무비서관을 부르는 별칭 중 하나가 ‘그림자 총리’다. 그가 아베 총리와 나누는 얘기는 폭넓다. 경제 정책, 정치 일정부터 총리 개인사까지 논의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소비세 인상 시기부터 의회 해산 타이밍까지 모든 걸 총리와 상담하는 이가 이마이 비서관이다. 그는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하고 1982년 통상산업성(지금의 경제산업성)에 관료로 첫발을 내디딘 후 산업 정책과 에너지를 주로 다뤄왔다. 그가 가진 최대 무기 중 하나는 ‘혈통’이다. 그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던 신일본제철 사장을 지낸 이마이 다카시 신일본제철 사장의 조카다. 그의 또 다른 삼촌인 이마이 젠에이는 통상산업성이 상공성이던 시절 사무차관을 지냈다. 이마이 젠에이는 아베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가 상공부 장관을 지낼 때 그 밑에서 함께 일했다. 아베 총리는 이마이의 가계를 알게 된 뒤 “옛날부터 신세를 지고 있었구나”라고 말하며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2006년 1차 아베 내각에서 관저에 입성했던 이마이는 2007년 아베 총리가 물러날 때 경제산업성으로 돌아왔다. 총리에서 물러난 전직 총리 주위에는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갔지만 이마이는 아베와 함께 등산을 다니는 등 어려운 시절을 변함없이 함께 보냈다. 인고의 시간을 함께 보낸 끝에 2012년 2차 아베 내각이 출범하자 정무비서관으로 복귀했다. 당시 경제산업성 사무차관으로 유력했지만 “장교 인생은 끝내고 아베 총리에게 봉사하겠다”며 관저행을 택했다.
   
   아베 총리가 추진했던 아베노믹스를 떠받드는 금융·재정·성장에 관한 전략을 ‘3개의 화살’이라고 부른다.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이 용어는 원래 혼슈 서쪽에서 유래했다. 전국시대 때 이 지역 일대를 지배하고 있던 영주가 세 아들에게 “1개의 화살을 부러뜨려보라”고 하니 손쉽게 부러뜨렸다. 그러자 영주는 화살 3개를 건네며 아들들에게 꺾도록 명령했다. 아들들은 모두 꺾을 수 없었다고 한다. 힘을 합치는 방법에 대한 영주의 가르침을 뜻하는 ‘3개의 화살’로 자신의 경제 정책을 설명하는 아베는 혼슈 서쪽 야마구치현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2015년 이후 아베 총리는 ‘새로운 3개의 화살 전략’을 발표했는데 이 정책에 등장하는 밑그림과 논리, 그리고 함께 제시한 ‘1억 총활약 플랜’과 같은 슬로건 등이 대표적인 이마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1억 총활약 플랜’은 일본이 50년 뒤에도 인구 1억명을 유지하고, 이 1억명 모두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치적 수사다.
   
   일본의 유명 논픽션 작가인 모리 이사오는 대담에서 “이마이라는 사람은 아베 정부의 지지율을 올릴 재료라면 무엇이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3개의 화살에서 성장 전략으로 이마이가 추진했던 것 중 하나가 일본 대표 기업 중 하나인 도시바의 원전 사업 해외 진출이었다. 아베노믹스의 구체적인 방안으로 도시바를 뒤에서 지원했던 사람이 이마이였는데, 그 결과는 참혹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한 게 실패로 돌아가면서 10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이는 화려하게 불꽃을 쏘아 올려 지지율이 오르는 전략을 선호한다. 불꽃놀이의 내용은 금세 잊기 마련이고 곧 이어 다음 불꽃을 쏘아 올리기 위해 준비하는 ‘프로듀서’ 스타일의 참모다.
   
   일본 재계에서는 2012년부터 출범한 제2차 아베 내각을 ‘경제산업성 내각’이라고 부른다. 총리 관저와 내각의 중요 포지션에 경제산업성 출신 관료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는데 파이프 역할을 한 게 이마이였다. 총리의 메시지를 작성했던 사이키 고조(42) 총리비서관은 이마이의 추천으로 2017년 역대 최연소 총리비서관이 됐는데 그 역시 경제산업성 출신이다. 도쿄신문 편집국장에게 9번이나 공문을 보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기자의 질문은 자제해달라”며 비뚤어진 언론관을 드러낸 하세가와 에이이치(67) 내각홍보관 역시 경제산업성 올드보이(OB)다.
   
   이번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시행된 한국 수출 제재는 이마이를 중심으로 한 경제산업성 출신이 주도적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란 게 대체적인 정설이다. 일종의 기습작전처럼 시행됐는데 일본에서도 “고노 다로 외상 등 외무성 핵심들이 이번 제재 조치의 정확한 디데이(D-day)를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 지난 7월 16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한국 수출 제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photo AP·뉴시스

   ‘자민당의 괴벨스’ 세코 경제산업상
   
   “일본이 이번에 전례 없이 과거사 문제를 경제 문제와 연계시킨 건 양국 관계 발전의 역사에 역행하는 대단히 현명하지 못한 처사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나서서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대항 조치가 아니라고 처음부터 일관해서 설명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의 지적은 전혀 맞지 않는다.” 수출규제 조치의 상대국 정상인 문 대통령의 발언을 부처 장관이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외교 결례’ 논란을 가져온 세코 경제산업상은 1차 아베 내각에서 총리보좌관을 지냈던 인물이다. 2012년 2차 아베 내각에서는 관방 부장관으로 1317일간 있으며 정치인 출신 최장 기록을 세운 뒤 2016년 8월 경제산업상으로 임명됐다. 그는 총리 관저의 결정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아베의 복심 중 하나다.
   
   그는 자민당 내 지략가로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자민당의 괴벨스’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샐러리맨 생활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일본 통신기업인 NTT에 근무하다가 1998년 사망한 큰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정치에 입문했다. 7월 21일 끝난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그 역시 아베 총리와 혈통으로 맞닿아 있다. 세코 경제산업상의 할아버지인 세코 고이치는 1959년 기시 노부스케 내각에서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냈던 인물이다.
   
   2005년 자민당 내에서 홍보와 미디어 전략을 담당하며 정치인 세코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NTT에서 근무했던 경험에서 보듯 그는 정보통신 분야에 통찰력이 있었고 자민당의 홍보 전략과 IT 전략에 크게 기여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J-NSC’다. 자민당을 지지하는 ‘넷서포터즈’ 클럽의 약자로 현재 2만명 정도의 회원 수를 자랑한다. 이들은 아베 정부에 유리한 온라인 여론을 조성하고 자민당에 불리한 보도를 공격한다. 일본 내에서도 J-NSC의 항의와 비난 탓에 언론이 위축된 경우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원래 J-NSC의 활동은 인터넷 등을 활용한 각종 홍보와 정보수집, 회원 상호 간의 교류다. 자민당의 정책이나 방침 등을 온라인에 남기는 것도 그들의 몫이다. 인터넷에서 자민당에 유리한 흔적을 남기는 부대로 탄생했지만, 그들은 상대 후보와 다른 당에 대한 네거티브 캠페인에서 더욱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공격 대상이 한국과 한국인으로 향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데, J-NSC를 둘러싼 소문 중 주목할 부분은 ‘재특회’(재일한국인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 등 극우단체와의 관련성이다. J-NSC 회원의 사진에서 극우단체 구성원의 사진이 확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J-NSC 회원들의 트위터 계정에는 욱일기가 있거나 프로필난에 ‘헌법 9조 폐지’ 등을 올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J-NSC의 극우화에 대해서는 자민당 내에서도 일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점점 아베 정부의 지지층에서 J-NSC의 역할이 커지면서 묵인하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대외관계도 경제산업성의 몫
   
   세코 경제산업상은 지금 일종의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 제재 국면에서 연일 미디어에 나와 일본의 입장을 알리며 스스로 홍보맨을 자처하고 있다. 아베 총리를 유일하게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으며 “참모로 분골쇄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다른 사람의 참모가 되는 건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곤 한다. 헌법 개정에 찬성하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 해석을 재검토하는 것에도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정치인이다.
   
   경제 정책과 같은 내정뿐만 아니라 외교 역시 ‘총리 관저 주도’ 원칙이 과거보다 더욱 뚜렷한 게 아베 정부의 특징이다. 이번 한국 수출 제재처럼 정부의 중요 정책을 이마이와 같은 아베의 장자방(張子房)이 결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경제산업성이 대외 관계에도 나선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5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일본이 참여를 선언한 경우다. 일대일로 참여 역시 이마이의 제안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세부협력안의 작성을 경제산업성이 맡았다.
   
   대러 관계에도 이마이가 나서고 경제산업성이 서포트했다.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영토 교섭에 나선 아베 총리는 북방 4개 섬 중 2개를 되찾기 위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의했다. 경제산업성이 나서서 철도 부설을 지원하고 의료 시설 등을 제공하는 안을 내놓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반환할 계획이 없다”고 단칼에 잘랐다. 외무성을 모기장 밖에 놓아둔 채 관저 주도로 실시한 외교 전략이 실패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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