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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2582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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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청와대發 낙하산? 홈앤쇼핑 수사

여권인사, 인사 청탁 대가 리베이트 수수 의혹

▲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홈앤쇼핑 본사 전경.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홈앤쇼핑 사장과 본부장급(이사) 임원들이 자신들의 채용 대가로 현 여권 인사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서울시 정무부시장까지 지냈던 A씨는 지난해 초 홈앤쇼핑 임원 공모 절차가 진행되던 중 해당 임원들에게 “청와대에 잘 얘기해주겠다”며 돈을 받았고, 당시 금전거래가 있었던 인물들은 실제 모두 임원에 채용됐다. 이런 정황들을 파악한 경찰은 A씨의 로비를 ‘성공한 로비’로 보고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최근 휴대폰 압수수색을 당한 후 잠적해 경찰이 신병확보에 나섰다.
   
   홈앤쇼핑 안팎에서는 사장 및 임원 인선과정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간조선 취재 결과 당시 청와대는 민간기업인 홈앤쇼핑 사장 및 임원 인선 과정에 구체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장 자리를 둘러싸고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 몸담았던 장관과 현 청와대 비서관 사이에 언쟁까지 있었다는 의혹도 나온다. 홈앤쇼핑은 중소기업들을 위한 전문쇼핑몰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대주주다. 법적으로는 민간기관이지만 최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가 사실상 중소기업벤처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만큼 정부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 회사다. 홈앤쇼핑 대표이사는 7억원, 본부장의 경우 2억원이 넘는 연봉(인센티브 포함)을 받는 자리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 A씨가 핵심인물
   
   홈앤쇼핑, 중소기업중앙회, 더불어민주당 등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경찰청은 홈앤쇼핑 내부 비리 등에 대해 제보를 받고 지난 10월부터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수사는 지난해 6월 홈앤쇼핑 사장 및 본부장 인선 과정에서 대가성 채용 의혹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건의 중심에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던 A씨가 있는데 경찰은 홈앤쇼핑 최종삼 대표이사가 채용 과정에서 A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잘 이야기해주겠다”며 돈을 받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최 대표는 “A씨에게 건넨 돈이 빌려준 돈이며 최근까지도 상환을 요구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최 대표 이외에 홈앤쇼핑 본부장 채용과정에도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홈앤쇼핑 본부장 중 몇 명이 A씨에게 돈을 건넨 정황을 파악하고 이들도 소환조사했다.
   
   경찰에서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사안은 홈앤쇼핑이 장애인 단체 등에 기부한 사회복지기금이 A씨에게 넘어간 경위다. 홈앤쇼핑은 자체 사회복지기금을 특정 장애인 단체 등에 몇 차례 기부했는데, 이 돈 중 일부가 A씨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건너간 것으로 확인했다. 홈앤쇼핑이 이 단체 측에 보낸 돈 중 문제가 될 만한 금액은 경찰 추산으로는 최소 7억원에서 최대 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앤쇼핑 내부에서는 기부금 지급이 최종적으로 누구 지시였는지에 대한 책임공방이 일고 있다. 최종삼 대표는 “해당 기금은 본부장 전결사안이기 때문에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이사회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금을 집행하는 곳은 홈앤쇼핑의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부서인데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국회 보좌관을 거친 인물이 현재 해당 부서의 본부장이다. 이 본부장은 홈앤쇼핑 본부장 채용 전에 휠체어마라톤대회 집행위원장, 장애인인권문제연구소 소장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경찰은 지난 11월 1일 홈앤쇼핑 본부장 5명 중 2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개입 여부가 수사 핵심
   
   이번 사건의 핵심은 홈앤쇼핑 사장 및 본부장 인선 과정에 청와대 및 정치권에서 얼마나 개입했는지 여부다. 홈앤쇼핑의 최대주주는 중소기업중앙회(32.93%)다. 농협경제지주(20%), 중소기업유통센터(15%), 중소기업은행(10%) 등 4대 주주의 지분이 78%에 가깝다. 겉으로는 민간기업이지만 사실상 정부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액주주 지분은 22.07%다. 그러다 보니 KT나 다른 공기업들처럼 회사 설립(2011년) 때부터 정부가 인사에 관여해왔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주간조선 취재 결과 현 대표이사와 본부장이 임명될 때도 여권 주변에서 치열한 로비전이 벌어졌다. 또한 청와대가 대표 후보에 오른 사람들에 대해서 검증 작업을 실시했던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현 대표가 임명될 때 1차 서류심사를 거쳐 최종후보에 올랐던 인물은 총 6명이었다. 이 중 서류에서 1위를 했던 인물은 한 대기업 지주사 대표이사까지 거쳤고, 해당기업 유통회사의 CEO였던 B씨였다. 온라인유통전문사라고 할 수 있는 홈앤쇼핑의 대표이사로서는 모자람이 없는 자격이었다. 하지만 최종후보 선정과정에서 청와대가 B씨에 대한 ‘세평’을 곳곳에서 수집했다. 청와대 인사로부터 세평 수집 목적의 전화를 직접 받았다는 인물도 취재과정에서 만날 수 있었다. 게다가 B씨는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에서 장관을 맡았던 사람의 지원도 받았다. 두 사람은 같은 지역 출신으로 평소에도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최종심사에서 결국 탈락했다. 홈앤쇼핑 안팎에서는 “B씨가 이명박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냈던 최시중씨와 가깝다는 소문 때문에 청와대가 반대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러자 B씨와 잘 알고 지내던 현 정부 초대 내각의 장관이 당시 홈앤쇼핑 사장 선임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에게 항의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가 현직 청와대 비서관이다.
   
   B씨를 밀었던 전직 장관은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해당 인사에 대해 자신이 관련 기관 등에 전화를 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나름대로 추천을 한 것은 맞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본부장 채용과정에서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여러 곳을 통해 여권 인사들의 민원이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인을 본부장에 추천한 것은 맞지만 결과적으로 채용이 되지 않았다”며 “잘 봐달라 정도는 할 수 있는 얘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정황들로 보았을 때 청와대가 홈앤쇼핑 사장 인선 작업에 관여했고, 여권 인사들도 본부장 인선에 입김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최종삼 대표 “나중에 말할 기회 있을 것”
   
   문제는 현직 장관이 밀었던 인물도 탈락한 마당에 어떻게 A씨가 밀었던 인물이 사장이 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앞서 설명했다시피 A씨는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긴 했어도,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어 보이는 인물이다. 하지만 최 대표와 본부장들은 실제로 그에게 이력서를 전달했고, 최 대표의 경우 명목이야 어찌됐든 돈까지 건넸다. 또한 홈앤쇼핑이 거액의 돈을 A씨가 지목한 단체에 기부했고, A씨가 여기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것도 단순 부탁으로 보기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결국 A씨가 자신과 가까운 청와대 인사에게 최 대표를 비롯한 홈앤쇼핑 본부장들의 채용을 부탁했고, 이것이 성공하자 홈앤쇼핑 측이 그 대가로 A씨의 요구를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장애인 단체에 홈앤쇼핑의 사회복지기금 기부를 종용한 것 이외에도 지인의 업체를 홈앤쇼핑 납품업체로 넣어달라는 청탁도 최 대표에게 했으나, 최 대표가 이것까지는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앤쇼핑 한 관계자는 “최 사장이 A씨의 부탁을 거절하자 A씨가 최 사장 및 본부장의 이력서를 직접 들고 중소기업중앙회 등 몇 군데를 찾아다니며 ‘자신이 청와대 ○○○에게 얘기해 그 자리에 올라갔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협박성 발언을 하고 돌아다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 역시 A씨가 하고 다닌 말을 들었던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가 홈앤쇼핑 감사팀에 제보를 했고, 홈앤쇼핑 감사팀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한 결과 사실에 가깝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홈앤쇼핑 관계자는 “경찰에서 내사를 해보니 제보 내용이 상당히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고, 실제 계좌에서 돈이 오간 것을 확인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수사를 해보니 여권과 청와대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 같아서 경찰이 보안에 극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와 관련해 홈앤쇼핑 최종삼 대표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홈앤쇼핑이 이 같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인정했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 대표는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을 하고, 경찰에서는 돈에 대가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그와 관련해서 아직 호출도 없었다.”
   
   - 본부장 한 명은 지난 토요일에 소환됐다고 들었다. “맞다. (돈의 성격에 대해서는) 좀 정리가 되면 따로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대가성은 없었나. “물론이다.”
   
   - 빌려준 것은 맞나. “그것까지도 나중에 이야기하자. 기자가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피할 생각은 없다.”
   
   한편 당시 홈앤쇼핑 채용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출신 현직 청와대 비서관은 주간조선의 전화통화와 메시지에 별다른 답을 해오지 않았다. 수사선상에 오른 현직 본부장 역시 별다른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
   
   홈앤쇼핑은 최종삼 대표 전임인 강남훈 대표이사 때도 채용비리로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강 전 대표와 당시 인사팀장이었던 여모씨는 2011년 10월과 2013년 12월 홈앤쇼핑 1·2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홈앤쇼핑 대주주인 중소기업중앙회 임원 등으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고 10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강 전 대표 등은 서류전형 합격선에 미치지 못하는 지원자에게 ‘중소기업우대’ 등의 명목으로 10~20점의 가점을 줬다. 공채 2기 채용과정 때 처음 실시한 인적성검사에서는 청탁 관련 지원자에게 재응시 기회를 줬다. 강 전 대표는 “인사 재량권 내에서 채용절차를 진행했다”며 채용비리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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