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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87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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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투자시장 돈 빨아들이는 리츠의 명과 암

▲ 롯데리츠를 구성하고 있는 기초자산인 롯데마트 장유점, 롯데백화점 구리점·창원점. photo 롯데리츠 홈페이지
투자시장에 리츠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25%로 추락하며 예적금 등 은행 상품은 사실상 투자가치를 잃어버렸다. 코스피시장은 지수가 2000포인트대에 갇혀 답답한 상태에 빠져버렸다. 서울을 중심으로 폭등한 아파트 가격과 정부의 부실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혼란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환율과 채권시장 역시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에 나서기가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츠가 또 하나의 투자 대안으로 시장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자본을 바탕으로 빌딩이나 토지 같은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혹은 부동산과 관련된 수익증권이나 채권 등의 금융자산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분배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 선을 보인 리츠들 대부분이 소수 자산가의 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사모형(또는 폐쇄형)이었다. 이런 사모형 리츠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대중적인 투자 상품으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게 현실이다.
   
   
   12조 이상 몰린 롯데리츠·NH프라임리츠
   
   그런데 이랬던 리츠시장의 분위기가 최근 급변했다. 최근 주식시장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거나, 처음부터 주식시장에 상장해 누구라도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모형 리츠’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또 서울 핵심 업무지역의 유명 오피스빌딩,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센터 등 전형적인 부동산 자산은 물론 부동산 관련 재간접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 등 이전보다 다양한 형태의 리츠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관투자자와 큰손으로 불리는 거액 자산가들은 물론 소액 투자가 가능해지며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까지 키우고 있다.
   
   여기에 자산운용사들과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수익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펀드시장, 특히 수익률 폭락과 불완전 판매로 무너져 버린 파생상품 시장을 대신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자산운용사들과 증권사들에 리츠, 특히 공모형 리츠는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포장하기에 나쁘지 않은 존재로 급부상했다. 리츠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3~5%대의 배당 수익 전망을 내놓는 등 불특정 다수 투자자들을 상대로 최근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다.
   
   현재 한국에는 총 240개에 육박하는 리츠가 있다. 그런데 이를 대부분이 소수의 거액 자산가들을 끌어모아 운영하는 ‘비상장형 사모 리츠’다. 240개에 육박하는 리츠 중 주식시장에 상장돼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주식형 공모 리츠는 올해 상장된 2개를 포함해 총 7개다.
   
   이 7개의 주식형 공모 리츠 중 올 10월 말 상장된 롯데리츠와 12월 상장된 NH프라임리츠가 최근의 리츠 열풍에 도화선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전부터 뜨거웠다. 지난 10월 30일 상장된 롯데리츠는 공모 당시 청약증거금 규모만 무려 4조7610억원이나 됐다. 청약 경쟁률이 63.3 대 1이었다. 12월 5일 상장한 NH프라임리츠의 공모는 더욱 뜨거웠다. 317.6 대 1에 이르는 청약 경쟁률에, 청약증거금으로 몰려든 자금이 무려 7조7499억원이었다. 이것은 2017년 5월 12일 상장한 국내 최대 게임기업 중 한 곳인 넷마블의 주식 공모 청약증거금 7조765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결국 10월 말과 12월 초 상장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지분을 갖겠다며 모여든 시중 자금이 무려 12조5076억원에 이를 만큼 현재 리츠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는 의미다.
   
   
   공모 광풍 넘어 상장 후 주가도 상승
   
   공모 열기만 뜨거운 것이 아니다. 실제 상장 이후 이들 리츠의 주가 역시 공모가 이상으로 올랐다. 롯데리츠부터 보자. 지난 10월 30일 상장과 함께 5000원(공모가)이던 주가가 바로 30% 상승(상한가)하며 6500원으로 치솟았다. 11월 8일 6690원까지 오른 후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NH프라임리츠 주가도 롯데리츠와 비슷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5일 상장과 함께 5000원(공모가)이던 주가가 바로 30%나 치솟으며 6500원으로 급등했다. 이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0월 말 롯데리츠 상장과 12월 초 NH프라임리츠 상장은, 이 두 리츠보다 먼저 주식시장에 상장한 다른 리츠들의 동반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고 있다. 10월 30일 6660원이던 에이리츠의 주가는 롯데리츠 상장 이후 꾸준히 올라 12월 10일 7170원까지 상승했다. 상승률이 한 달 열흘 만에 7.7%에 육박한 셈이다. 지난 11월 18일에는 장중이었지만 756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폐장 종가 4975원을 기준으로 12월 10일까지 에이리츠의 2019년 주가 상승률을 계산하면 무려 44.12%나 된다.
   
   신한알파리츠의 주가도 올해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폐장 종가 5620원이었는데 지난 12월 10일 7560원까지 올랐으니, 올해 수익률이 34.52%에 이른다. 2018년 6월 상장한 이리츠코크랩의 주가도 앞서 살펴본 리츠들과 비슷하다. 이리츠코크랩은 사실 상장 때만 해도 상황이 좋지 못했다. 시장의 관심이 적었고, 주가도 암울했다. 2018년 6월 27일 상장 당일부터 주가가 상당한 폭으로 하락해 4600원까지 추락했고 이후 약세가 이어졌다. 2018년에는 12월 28일 4850원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그랬던 이 리츠의 상황이 올해 달라졌다. 올해 새로 상장한 리츠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다른 리츠들이 상승세를 타자 이 리츠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5일 5040원으로 오르며 상장 후 처음으로 주가가 5000원을 넘더니 이후에도 조금씩 올라 12월 10일 6510원이 됐다. 12월 10일까지 올해 주가 상승률이 34.23%나 된다.
   
   리츠 투자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했지만,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의미 있는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부동산시장 역시 정부의 미숙하고 부실한 정책이 계속되며 가뜩이나 고평가된 아파트 가격 등 자산 버블 위험을 키우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가 1.25%까지 떨어지며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더욱 커져 있다.
   
   
▲ 지난 12월 5일 NH프라임리츠의 상장 기념 촬영 모습. photo 뉴시스

   공모 리츠 열기 지속 가능성
   
   리츠는 소액의 투자금으로 주식시장을 통해 부동산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매력, 특히 은행·보험·증권사 등이 팔고 있는 각종 금융투자상품의 이자나 수익금보다 훨씬 높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 관심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 당장 현재 상장된 리츠들은 투자자들에게 3~5% 정도의 배당금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상장한 리츠와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가 매입한 투자 자산도 리츠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먼저 최근 상장한 리츠 중 하나인 롯데리츠를 보자.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구리·광주·창원점, 롯데마트 대구율하점과 청주·의왕·장유점, 롯데아울렛 대구율하점과 청주점 등 총 10곳의 롯데그룹 산하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을 기본자산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들 10개 자산의 전체 면적이 63만8779㎡로 총 감정평가액이 1조5000억원에 이른다. 향후 80여개에 이르는 롯데그룹 산하 또 다른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매장이 리츠의 투자 자산에 편입될 가능성도 크다. 즉 대형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현재 자신들 소유의 매장을 점차 롯데리츠에 매각하고, 이후 임차인으로 지위를 바꿔 롯데리츠 측에 꼬박꼬박 임대료를 지급하는 구조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롯데리츠 소유의 매장에 입점한 롯데쇼핑이 임대료를 지속적으로 올려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렇게 되면 롯데리츠의 운용 수익이 지금보다 커지고, 이로 인한 배당금 확대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기재부 등 “리츠 키운다”
   
   유명 오피스빌딩 같은 부동산 자산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하고 있는 NH프라임리츠도 서울역 맞은편 서울스퀘어, 강남 지역 강남N타워와 삼성SDS타워, 서초구의 삼성물산 서초사옥 등 4개의 유명 대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한 금융상품들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했다. 부동산을 직접 소유하거나 지분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 자산을 기초로 만든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한 이른바 재간접 리츠다.
   
   기업들의 입주 선호도가 높고 임대료가 비싼, 특히 삼성그룹과 외국계 기업들이 대거 입주한 유명 오피스빌딩에 간접 투자한 셈이다. 기업들의 입주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업계 사람들의 분석이었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리츠에 대한 관심을 지속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국토부와 기재부 등 정부는 지난 9월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공모 리츠·펀드 활성화 방안이다. 정부가 내놓은 이 방안의 골자는 2021년까지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을 60조원까지 키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역세권 개발이나 복합환승센터 건설 같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 공모형 리츠나 부동산펀드를 통해 사업 자금을 조달하는 사업자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구상이다. 또 5000만원 한도로 일정 기간 리츠에 투자하면 배당소득의 분리 과세 혜택을 주고, 세율 역시 14%가 아닌 9%로 낮춰주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토부와 기재부 등 정부가 사실상 공모형 리츠에 혜택을 주겠다며 나서는 상황에서 정책이 갑자기 돌변하지 않는 이상 저금리 압박과 세금 확대 리스크를 피해 상당한 규모의 시중 자금이 리츠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는 게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이런 상황에 대해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금융사들이 리츠 상품 마케팅과 판매 등 영업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리츠, 특히 공모형 리츠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빌딩 임대·유통시장 악화 치명타
   
   자본시장과 투자시장에서 리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른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다른 투자 대상들과 비교해 운용사와 판매사들이 높게 제시하고 있는 배당 수익, 또 이번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리츠시장 확대 의지와 세금 혜택 등 장점들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투자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 즉 높은 리스크가 반드시 존재한다. 리츠도 마찬가지다. 현재 상당수 운용사들과 판매사들이 제시하고 있는 장밋빛 투자 성과의 이면에는 이들이 말하지 않는, 투자금을 까먹을 수 있는 상당한 리스크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롯데리츠의 경우 롯데쇼핑이 소유한 백화점과 대형마트 중 수익성이 좋고, 부동산 자산 가치가 높은 매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동 본점으로 불리는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잠실 지역 롯데마트들, 특히 롯데그룹의 상징으로 불리며 천문학적 자산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잠실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등 알짜 부동산이 모두 빠져 있다. 롯데리츠가 투자한 백화점 4곳의 경우 오히려 매출 감소와 성장성 악화 등 미래가치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실적 악화 상황에 직면한 롯데쇼핑의 부동산 자산을 롯데리츠가 인수한 상황에서, 롯데리츠가 계열사이자 롯데그룹 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롯데쇼핑 측에 투자자로서 의미 있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또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가뜩이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된 롯데쇼핑 영업점 건물을 인수한 롯데리츠의 평가 자산이 쪼그라들 우려도 있다. 유통시장의 판도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것 역시 백화점과 대형마트, 아웃렛 매장을 중심으로 기초 투자자산을 구성한 리츠에는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e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성장 속도만큼 오프라인 유통 매장의 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배당수익은 물론, 리츠의 주가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 현재 제시되고 있는 롯데리츠의 수익 수준이 기대와 달리 향후 악화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입주하거나 외국계 자본이 유입된 대형 오피스빌딩, 혹은 이와 관련된 금융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리츠의 리스크도 커지고 크다. 거시 경제 상황과 개별 기업들의 경영실태에 따라 기업들이 효율성 강화를 위해 조직 축소, 비용절감을 진행할 수 있다. 빌딩의 공실 확대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외국계 자본의 이탈이 나타나면 공실 확대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된다. 오피스빌딩의 이미지 악화와 가치 추락 등 자산 축소의 위험에 늘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공실 증가에 따른 임대수익 축소가 실제 발생해 리츠 수익이 악화되는 사례가 있다. 기대 이하의 배당은 물론 주가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롯데그룹 알짜 부동산 쏙 뺀 롯데리츠
   
   실제 2016년 9월 상장한 모두투어리츠의 경우 리츠 투자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험 상황들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투어리츠는 주요 자산은 명동에 있는 스타즈호텔 명동1·2호점이다. 그런데 2017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한국 경제 제재와 중국인 관광객 축소, 또 최근 일본인 관광객 수요 감소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리츠가 투자한 자산 가치가 급락했고, 수익성 역시 기대 이하다. 2016년 9월 22일 상장 당일부터 주가가 공모가인 6000원보다 낮은 5230원으로 폭락했다. 이후 지금까지 주가가 한번도 공모가 6000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 12월 10일 주가는 불과 3230원으로 무려 46.2%나 폭락한 상태다. 안정적인 배당을 내세우지만 국내외 경제 상황과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리츠의 가치가 폭락할 수 있는 것이다.
   
   투자시장 일각에서는 최근의 리츠 과열 분위기에 대해 ‘실제 가치보다 고평가된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을 빠르게 빨아들이고 있다. 금융사들 역시 영업에 불을 붙이고 있다. 리츠의 장점만 부각시킬 게 아니다. 높은 위험성에 대해 정확한 분석과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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