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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1호]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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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해범의 차이나워치]韓美 정상회담 후 중국 반응 어째 미지근하다 했더니

지해범  전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hbjee@chosun.com 2021-06-09 오후 1:02:11

▲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 그는 지난 5월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우리는 관련 국가들이 대만 문제에 대한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고 ‘불장난(玩火)’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photo 뉴시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의외로 조용하다. 지난 5월 21일 문재인·바이든 회담이 끝난 뒤, 중국은 ‘화’를 내는 시늉은 했지만, 그 강도는 예상보다 훨씬 약했다. 이번 워싱턴 회담은 지난 4년간 친중(親中)·친북(親北) 노선을 걸어온 좌파 정부가 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공동성명에는 삐걱거리던 한·미 동맹을 복원하는 내용은 물론 중국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대만·남중국해 등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한국의 우파조차 “‘찰떡 동맹’을 강조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2021년 6월 1일 자 조선일보 김대중칼럼 ‘뜻밖의 한·미 동맹 확인서’ 참조) 예전 같았으면 중국은 이런 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며 ‘보복’을 거론했을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예상보다 반발 적은 중국
   
   수년 전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추진했을 때 중국은 “후과(後果)를 각오해야 할 것” “사드 기지가 중국 미사일의 타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협박을 서슴지 않았었다. 이번에도 정부·여당은 어느 정도의 중국 측 반발은 예상한 듯하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은 문 대통령 일행이 한국에 도착하기도 전에 “문 대통령 귀국길에 주요 수행원 중 한 사람은 중국에 들러 회담과 관련해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네요”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한국이 중국의 속국(屬國)이냐”는 국민의 강한 비판에 부딪혀 급히 내렸다. 그만큼 집권 여당이 중국의 보복을 두려워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에는 중국의 반응이 달랐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경고성 발언 한 차례, 그리고 주한 중국대사의 “아쉽다”는 발언 정도가 전부였다. 중국의 일부 언론이 “문재인이 또 변했다”고 비판하긴 했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문 정부가 대중 외교를 잘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중국이 보기에 한·미 공동성명 내용에 알맹이가 없다는 뜻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우리가 모르는 어떤 내막이 있는 걸까? 이 부분이 명확히 드러나기 전에 한·미 회담 결과를 기뻐하는 것은 성급한 태도일 것이다.
   
   
   예상보다 약했던 중 외교부 대변인의 ‘경고’
   
   먼저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부터 살펴보자. 지난 5월 24일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중국 측은 한·미 공동성명의 관련 내용에 주목하고 우려를 표시한다. 우리는 한·미 관계의 발전이 마땅히 역내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하고, 중국을 포함한 제3자의 이익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공동성명은 대만과 남중국해 등의 문제를 언급했다.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보전과 관련된 온전한 중국 내정이며,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관련 국가들이 대만 문제에 대한 말과 행동을 신중히 하고 ‘불장난(玩火)’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각국은 국제법에 따라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근본적으로 문제가 존재하지 않으며, 관련국들도 이미 잘 알고 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를 800㎞로 제한한 ‘한·미 미사일 지침’의 폐기가 중국 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현 상황에서 각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진전시키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미국까지 도달하는 사거리 1만4000㎞의 핵탄두 미사일을 100기 이상 보유한 중국이 한국의 800㎞ 미사일 사거리 해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자오 대변인은 또 한국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등 분야에서 39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직접적 언급은 피한 채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모든 나라의 이익은 깊이 얽혀 있다. 당신 속에 내가 있고(你中有我), 내 속에 당신이 있다(我中有你).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합작도 밀접하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와 관련, 자오 대변인은 “현재 나는 그에 대해 아무런 정보(消息)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는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한·미 공동성명에 대한 중국 측의 반발 수위는 예상보다 낮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 중 유일하게 ‘경고’라고 할 만한 표현은 “불장난을 하지 말라(不要玩火)” 정도였다. 그것도 한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고 ‘관련 국가’라며 두루뭉술 넘어갔다.
   
   
   주한 중국대사의 미지근한 발언
   
   중국 측의 미지근한 반응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싱 대사는 지난 5월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중국의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사로서 (발언을) 자제하겠다”면서도 “아쉽게 봤다.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해서 한다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를 들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그것도 나왔고, 남중국해는 아무 문제가 없다. 자유 통행은 다 보장된다. 이는 중국과 주변국 문제”라고 했다. 싱 대사는 이어 “쿼드 문제가 나오고 국제질서 문제도 나오고, 그 다음에 인도·태평양 전략 문제도 얘기하고 그랬는데, 이러한 것을 오늘 오후 본부 외교부 대변인이 꼭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미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한국의 자주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어가 유창하고 한국에 여러 차례 근무한 싱 대사는 그동안 속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외교관으로 알려져 왔다. 직설적 성격의 싱 대사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은 의외다. 그는 지난 5월 26일 한 방송에 출연해 중국의 김치·한복 종주국 주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이제 와서 ‘이건 네 것, 이건 내 것’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조금 아쉽다. 양국은 수천 년 동안 같이 붙어서 살았고 그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줬다”고 두루뭉술 넘어갔다. 가급적 양국 간 갈등 요소에 불을 붙이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중국을 ‘국제 왕따’로 만든 ‘전랑(戰狼) 외교’
   
   시진핑 정부 2기 들어 중국 외교는 ‘늑대전사(戰狼) 외교’란 이름으로 불렸다. ‘늑대전사’란 2015년 이후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 ‘전랑(戰狼)’ 시리즈에서 따온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정의를 세우는 중국의 영웅을 뜻한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로 중국 외교관들도 이들 ‘전랑 전사’처럼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국익과 논리를 관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필요하면 협박도 주저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 외교관들의 호전적(好戰的) 발언은 곧 세계 각국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1월 스웨덴 주재 중국대사 구이충유(桂從友)의 발언이다. 그는 스웨덴 TV방송에 출연해 양국 간 갈등을 빚던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48㎏의 라이트급 권투선수(스웨덴)가 86㎏의 헤비급 선수(중국)에게 도발하며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 친절과 선의를 가진 헤비급 선수는 라이트급 선수에게 몸조심할 것을 충고한다”라고 말했다. ‘작은 나라인 스웨덴이 큰 나라인 중국에 대들지 말라’는 협박이었다. 이 사건 이후 스웨덴의 외교는 급격히 반중(反中)으로 돌아섰다.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해 4월 주재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조롱했다가 프랑스 국민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중국은 캐나다의 멍완저우(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 호주의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회의체) 참여에 대해서도 상대 국민 체포나 경제제재 등의 방법으로 반드시 보복했다.
   
   
   ‘전랑 외교’ 대신 ‘겸손 외교’ 강조한 시진핑
   
   중국의 거침없는 ‘전랑 외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 초부터다. 주펑(朱鋒) 난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늑대전사가 미·중 간 긴장을 악화시켰다. 중국이 상황을 진정시키고 외교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학 교수는 “미국에 대한 보도에서 공격적인 논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화적인 논조를 취하도록 정부가 지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 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중국의 ‘늑대 외교’는 제동이 걸렸다. 미국 단독으로 중국을 상대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는 동맹국, 우방국과 함께 중국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쿼드 국가들뿐만 아니라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강대국들마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면서 중국은 ‘국제 왕따’가 돼가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시진핑 주석이 ‘겸손 외교’ ‘온화 외교’를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시진핑의 발언은 공산당 정치국원 25명을 대상으로 한 ‘중국의 국제 전파 능력의 건설을 강화하는 제30차 집체학습’에서 나왔다. 이 학습회에서 시진핑은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발언권과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 문화의 호소력, 중국 이미지의 친화력, 중국의 설득력, 국제 여론의 주도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왜 유능하고, 마르크스주의가 왜 (지금도) 통하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왜 좋은지를 외국의 국민도 이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더욱 중화문화를 밖으로 내보내고(中華文化走出去), 글에 철학을 담아야 하며(以文裁道)… 개방적이고 자신 있는 태도와 함께 겸손하고 온화해야 하며(謙遜謙和), 신뢰할 수 있고 사랑스러우며 존경할 만한 중국의 이미지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널리 친구를 만들고, 이들을 단결시켜 (국제사회에서) 다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알고 중국과 친한 국제 여론계의 ‘친구그룹(朋友圈)’을 부단히 확대해야 하고, 여론투쟁의 책략과 예술을 연구하여 중대 문제에 대한 대외발언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진핑의 발언은 ‘전랑 외교의 폐기’는 아니지만, 최소한 외교 방법론의 수정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중국은 국익을 관철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팔뚝의 근육을 자랑했다면, 앞으로는 겸손한 태도와 온화한 말, 그리고 더욱 정교하고 종합적인 전략으로 대외선전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금까지의 거칠었던 외교 행태와 달리, 훨씬 고단수의 세련된 외교로 목표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국제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모두 전달하면서도, 상대 국민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고, 나아가 그 나라 국민을 문화의 힘과 논리로 설복시켜 그들을 친중(親中) 세력으로 만들겠다는 무서운 전략이다. 중국은 시진핑 신외교 전략의 첫 번째 실험대상으로 한국을 선택한 듯하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절제된 언어로 한국 국민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자신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모두 전달한 것이 이를 시사한다.
   
   
   중화민족주의 대변지 환구시보의 침묵
   
   중국의 언론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한 매체도 있다. 푸젠성(福建省) 췐저우(泉州) TV방송국은 인터넷 사이트에 ‘입장이 또 바뀌었다(立場又變了). 문재인, 중국 내정에 간섭하다(文在寅干涉完中國內政)’란 제목의 기사를 실어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이 매체는 “지난 몇 년간 미·중 관계의 긴장이 고조될 때 문 정부는 일본과 달리 어느 한쪽에 줄서지 않는(不選邊站隊) 태도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중국을 배반하고 미국에 항복했다(向美國倒戈)”고 비난했다.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의 한 인터넷 매체는 ‘한국이 마침내 중국을 떠나 미국 줄에 섰나?’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그동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던 한국이 미국으로 기우는 결정을 내렸으며, 한·미 공동성명의 여러 부분에서 중국을 겨냥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지방 언론과 달리, 중화(中華)민족주의를 대변하는 강성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환구시보는 그동안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나 사드 배치 등에 대해 고압적 자세로 한국을 협박했던 매체다. 이 매체가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열흘이 지나도록 어떤 논평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무엇을 의미할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중국 공산당 내부방침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환구시보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이 시진핑의 ‘겸손 외교, 온화 외교’ 전략을 읽고 논평을 자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 ‘한국의 쿼드 不가담’에 만족
   
   중국이 ‘화’를 내지 않은 또 하나의 배경에는 한·중 정부 간에 지속적인 소통이 있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현 정부의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지속적으로 소통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주요 현안에서 미국과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할지 미리 중국의 의견을 구하고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어쩌면 중국은 한·미 공동성명이 나오기도 전에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했을지도 모른다.
   
   중국이 문재인·바이든 첫 대면(對面) 정상회담에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한국이 쿼드에 가담한다면, 동아시아에서 미·중 간 힘의 균형이 급격히 미국 쪽으로 기우는 계기가 된다. 이는 중국의 세계전략에 큰 타격을 의미한다. 한·미 정상회담 한 달 전인 지난 4월 21일 중국 내 대표적 관변학자인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에 4개국 협의체인 쿼드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는데, 한국은 중립을 지킬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에서) 정권이 바뀐다 해도 최소한 ‘미국에 조금 치우친 정도의 중립’이라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원하는 최대의 외교 목표가 한국의 쿼드 가입을 막는 것이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또 중국이 원하는 ‘미국에 조금 치우친 중립’이란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지 않고 형식상의 한·미 동맹을 유지하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양국 공동성명에서 한국은 쿼드 문제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한다”는 선에 그쳤기 때문에, 중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쿼드 가입을 제외한 나머지 현안들, 가령 외교부 대변인이 ‘불장난하지 말라’고 경고한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문제, 한·미 기술협력 등에서 한·미 공동성명이 중국에 주는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남중국해 및 여타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인 항행-비행의 자유’ 같은 공동성명의 표현은 사실상 원론적인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무력 사용을 경고한 미국의 발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만약 중국이 이런 표현까지도 문제 삼아 다시 한국을 공격한다면, 김치·한복 갈등으로 불거진 한국 내 반중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될 것이다. 반중 감정의 고조는 한국 국민을 더욱 미국 편으로 만들 뿐이다. 이는 ‘주변국 국민을 중국의 친구로 만들라’는 시진핑의 방침과도 어긋난다.
   
   중국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약간의 불만이 있더라도 수용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어쩌면 한·미 공동성명을 ‘앙꼬 없는 찐빵’으로 보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한국이 ‘쿼드’에 가입하지 않은 이상 동아시아 정세에서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한국의 문 정부는 여전히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할 것이라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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