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는 ‘꿈의 미래 기술’이라고 한다. 미국의 정보통신기업 구글이 지난해 10월 일반 컴퓨터를 뛰어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한 후 일반인들은 ‘그런 기술이 구체화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물리학자들도 자신의 연구가 양자컴퓨터 개발과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적지 않게 한다. ‘과학 연구의 최전선’을 취재하기 위해 만난 연구자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전혀 다른 두 가지 기류가 있다. 정부는 수천억원을 양자컴퓨터 개발에 쏟아부으려 하나, 일부 물리학자는 “시기상조”라며 반대한다. 이들은 양자정보학 연구와 관련 기술이 그만큼 준비되지 않았고, 인력도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돈을 쏟아부었다가 기술이 나오지 않으면 실망하게 되며, 결국 양자컴퓨터 부문을 아예 ‘불태워 먹는 식’으로 일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와 관련해서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의 조동현 교수(정밀측정)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정연욱 박사를 만났다. 조 교수는 “양자컴퓨터는 만들 수가 없다”라고 했고, 정 박사는 “만들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얘기를 통해 양자컴퓨터 연구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아본다.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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