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사람뿐만 아니라 농익은 가을도 실었다.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이 소백산을 뒤에 두고 달리고 있다.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기차는 사람뿐만 아니라 농익은 가을도 실었다.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이 소백산을 뒤에 두고 달리고 있다.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갓진 길에 떨어진 쓸쓸한 낙엽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늦가을이다. 이즈음엔 조금은 차분해진 마음에 한층 충만해진 감성을 담아 기차 여행을 해보길 권해 본다. 예전처럼 느리게 덜커덩거리며 철로를 달리는 낭만은 덜해졌지만 그래도 추남추녀(秋男秋女) 마음 설레게 하는 데는 기차만 한 것이 없다. 우리나라 주요 철로를 따라 가볼 만한 기차 여행지 6선을 소개한다.

■ 경부선 울산역 신불산

우리나라 대표적인 철길인 경부선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남한을 대각선으로 연결하며 주요 대도시를 거친다. 경부선 KTX를 타면 영남알프스 제2위 고봉인 신불산(1209m)도 멀지 않다. 신불산 억새는 절정을 지났지만 KTX 울산역에서 산행 기점인 등억온천지구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기 쉽고 근처에 온천과 숙박시설이 있어 산행 후에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는 온천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신불산은 정상 동쪽으로 공룡릉, 삼봉능선, 아리랑리지와 같이 수려하면서도 웅장한 바위 능선이 뻗어 있고, 서쪽에는 왕봉골과 백련암계곡 같은 깊고 수량이 풍부한 골짜기가 자리하고 있다. 주능선에 형성된 고산평원은 ‘울산 알프스’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름답다. 신불산 산행은 등억온천지구 웰컴센터 주차장을 들머리로 신불산 공룡릉과 간월재~홍류동계곡을 거쳐 웰컴센터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가 무난하다. 신불산 공룡릉은 설악산의 공룡릉과 산세가 비슷해 ‘신불산 공룡릉’으로 불린다. 초보자도 오를 수 있는 바위 능선으로 암릉산행의 스릴과 조망의 즐거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능선 종주를 한다면 가천리 자수정동굴나라 입구 고갯마루가 들머리다. 이곳에서 약 한 시간 정도 소나무 우거진 능선길을 걷게 된다. 이후 급격히 치솟은 바윗길을 올라서면 칼바위라고도 불리는 암릉이 시작된다.

등억온천단지 웰컴센터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주차장 맞은편 등산로 안내판 옆 산길로 500m쯤 오르면 왼쪽으로 샛길이 한 가닥 보인다. 이 길을 따르거나 홍류폭 아래에서 진입해도 된다.

주등산로에 벗어나 약 2시간 동안은 급경사 오르막이다. 도중에 암벽지대가 서너 곳 나타나지만 안전로프를 잡고 오르면 큰 위험 없이 넘어설 수 있다. 칼날처럼 날카롭게 뻗은 칼바위 구간은 턱이 많이 형성돼 있어 잘 잡고 디디면서 이동하면 무난하게 지날 수 있다. 이곳을 통과하면 유순하게 솟은 신불산 정상에 무난히 올라설 수 있다.

교통

서울역에서 약 3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부산행 KTX 열차(05:15~23:00)가 울산역에서 정차한다. 서울에서 울산까지 2시간20분 내외 소요. 요금 5만3500원. 울산역에서는 언양을 거쳐 등억리온천지구로 가는 304번 버스를 이용한다. 중간에 가천리 자수정동굴입구에서 내리면 공룡릉 종주 산행을 할 수 있다. 종점인 복합웰컴센터에 하차하면 주차장을 거쳐 공룡릉이나 신불재로 오를 수 있다. 택시를 타면 15분 정도 걸린다. 문의 언양콜택시 052-254-4545

높이가 50m나 되는 검봉산 구곡폭포는 한겨울 얼음꾼들이 즐겨 찾는 빙벽장이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높이가 50m나 되는 검봉산 구곡폭포는 한겨울 얼음꾼들이 즐겨 찾는 빙벽장이다. ⓒphoto 김종연 영상미디어 기자

■ 경춘선 강촌역 검봉산

1939년에 개통된 경춘선 열차는 북한강을 따라 서울~춘천 간을 이으면서 대학생들의 MT 열차로, 신병들이 자대 배치를 받고 타던 설렘의 열차로 수많은 이들의 추억과 낭만을 실어 날랐다. 그러다 2010년 경춘선은 복선화되었고 현재는 기차 대신 전철과 ‘ITX-청춘’이라는 특급열차가 오가고 있다.

경춘선이 복선화되면서 백봉산, 천마산, 예봉산, 운길산, 호명산 등 북한강을 경계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수많은 명산들이 한층 가까워졌다. 그중 강촌역에서 출발하는 검봉산(530m)은 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북한강의 풍광이 압권이고 굴봉산~육개봉~검봉산~봉화산으로 종주산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수도권 산꾼들이 즐겨 찾는다.

검봉산은 ‘칼을 세워 놓은 듯 뾰족하게 생겼다’고 해서 검봉(劍峯), 또는 칼봉이라고도 불린다. 검봉산 들머리는 강선사와 구곡폭포 기점을 많이 이용한다. 강선사 코스는 강촌역에 내려 바로 시작할 수 있지만 정상까지 오르막길이 계속되므로 초보자나 노약자라면 버스를 타고 구곡폭포 주차장으로 가서 출발하는 것이 낫다. 구곡폭포 쪽에서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과 난간 등이 잘 설치되어 있어 한결 걷기에 좋다. 다만 구곡폭포로 갈 경우 입장료(1600원)와 주차료(2000원)를 내야 한다.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가는 길은 부드러운 흙길이다. 구곡폭포는 한겨울엔 얼음꾼들이 빙벽 등반을 하러 즐겨 찾는 곳이다. 폭포를 지나 등산로를 따르면 부드러운 황톳길이 이어진다. 등산로를 오르면 문배마을 입구에 닿는다. 해발 420m에 위치한 이곳은 옛날엔 오솔길에 몇몇 초가집만 있던 마을이었는데, 등산객을 상대로 두부나 산채비빔밥 같은 음식을 팔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10여곳의 손맛 좋은 식당들이 모여 있어 식도락 여행지로 인기가 좋다. 강선사 쪽에서 오른다면 검봉산 정상을 지나 문배마을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면 딱 좋다.

검봉산 정상은 주변에 잡목이 많아 그다지 볼거리는 없다. 진짜 전망은 강선봉 아래가 더 좋다. 정상에서 강선봉까지는 능선길이 확실히 나 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적당하게 섞여 있어 산책하는 기분이다. 1시간 정도 걷다가 밧줄 난간이 보이는 곳에서 왼쪽으로 잠깐 빠져 올라가면 바위 봉우리인 강선봉이 나온다. 강선봉 바로 아래 소나무 고목이 있는 곳이 북한강과 삼악산을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다. 눈앞에 북한강이 흐르고, 왼쪽에는 삼악산의 남서릉이, 오른쪽으로는 이름 없는 언덕이 강을 든든하게 호위하고 있다.

구곡폭포~문배마을 입구~검봉산 정상~강선봉~강선사 코스는 약 7㎞에 넉넉 잡아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승용차로는 서울춘천고속도로를 타고 강촌나들목에서 내려 춘천·강촌 방면으로 좌회전 후 우회전해서 직진하다가 창촌교 지나 좌회전해 직진하면 강촌유원지로 간다.

전철과 ITX-청춘 열차 모두 청량리역에서 탈 수 있다. 전철은 2550원(카드).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상봉역에서는 운행횟수가 더 많다. ITX-청춘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하루 5회(08:45, 13:16, 16:16, 18:46, 20:51 평일 기준) 출발한다. 강촌역까지 51분 소요되며 요금은 5200원. 주말에는 12~14회 정도 증편한다.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기점까지 수시로 버스가 운행한다.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의 구간은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오가는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의 구간은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오가는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영동선 승부역 낙동정맥 오지트레킹

영주와 강릉을 잇는 영동선은 강원도와 경북을 잇는 193㎞의 노선이다.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산간오지를 잇는 영동선은 이용객이 적지만 그만큼 천혜의 자연을 창밖으로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동선에서 가볼 만한 곳은 ‘우리나라 최고 오지 역’으로 불리는 승부역이다. ‘하늘도 세 평이요, 꽃밭도 세 평’이라는 승부역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강원도 탄광지대에서 석탄을 실은 화물열차가 하루에도 수십 번 오갔으나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 1997년에는 간이역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승부역은 1999년부터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하면서 겨울 기차 여행의 중심지가 되었고 2013년부터는 중부내륙순환열차 O-트레인과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이 운행하면서 영동선의 ‘스타역’이 되었다. 최근 승부역은 오지 캠핑을 즐기는 백패커들이 알음알음 오는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승부역은 낙동정맥 트레일 울진 1구간과 봉화 2구간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울진 1구간은 서면 전곡리 사람들이 승부역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산을 넘던 7.4㎞ 길이의 ‘벼리(벼랑)길’이고, 봉화 2구간은 승부역에서 배바위고개를 넘어 분천역까지 이르는 총 길이 9.9㎞의 걷기 좋은 숲길이다.

백두대간협곡열차 V-트레인(11월 현재 철도노조 파업으로 운행 중지)을 탄다면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 가는 협곡 구간을 지날 수 있다. 이 구간은 영동선 구간 중 협곡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승부역에서 빨간 현수교를 건너 왼쪽으로 강변길을 조금 걸으면 ‘눈꽃마을 승부’라는 비석이 있는 2구간 들머리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고갯길이 시작된다. 숲길을 지나면 과거 춘양목(금강송)을 실어 나르던 넓은 길과 만난다. 이 길은 ‘산판(山坂·산의 일대, 나무를 찍어내는 일대)길’, 일명 ‘제무시길’이라고도 부르는데, 제무시는 목재를 실어 나르던 미군용 트럭 브랜드 ‘GMC’를 일본식으로 부른 것이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길은 좁은 오솔길로 바뀐다. 이 길 또한 화전민들이 인근 마을을 오가던 길이다. 2㎞ 남짓 오솔길을 걸어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배바위고개 정상이다. 배바위고개부터 비동마을까지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비탈진 산길을 계속 내려오면 비동계곡과 만나고 길은 ‘소장시길(소장사길)’을 지나 비동마을에 닿는다. 비동마을의 비동승강장에서 양원역까지는 체르마트길이 2.2㎞가량 이어지고 양원역에서 승부역까지는 양원·승부 비경 구간이 5.6㎞ 정도 이어져 걸어서 원점회귀할 수도 있다.

비동마을에서 분천역까지는 4.7㎞의 콘크리트길을 걷는다. 분천역의 숲길안내센터(054-672-0803)에서는 10인 이상 방문 시 사전예약하면 주변 걷기 길을 안내해준다.

교통

전국 어디에서 출발하더라도 기차를 타고 승부역으로 가려면 중앙선 영주역에서 승부역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를 갈아타야 한다. 13:31, 18:59분 출발. 요금 어른 4300원, 1시간20분 소요. 서울에서 출발한다면 청량리에서 무궁화호를 이용해 제천까지 간 후 다시 영주로 가 승부역 기차로 갈아타는 게 가장 좋다. 관광열차인 중부내륙순환열차(O-트레인)와 백두대간협곡열차(V-트레인)를 타면 서울권에서 한 번에 승부역까지 갈 수 있지만 11월 현재 철도노조 파업으로 관광열차를 운행하지 않고 있다. 문의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석양과 어우러진 금강호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 ⓒphoto 군산시
석양과 어우러진 금강호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 ⓒphoto 군산시

■ 장항선 군산역 금강철새조망대

이즈음 서천·군산의 금강변에는 겨울 철새들이 속속 몰려들기 시작한다. 금강하굿둑은 서산천수만, 주남저수지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철새 도래지다.

금강갑문을 중심으로 서천군과 군산시의 금강하굿둑에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과 군산 금강철새조망대가 마주 보고 있다. 군산역에 내리면 군산 쪽의 금강철새조망대와 금강습지생태공원이 더 가깝다.

금강철새조망대는 11층 높이의 국내 최대 규모의 철새 관찰시설로 360° 회전하는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고니, 물떼새, 개리, 가창오리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철새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지상 1층에는 철새에 관한 상설전시관과 3D 입체영화 상영관이 있고 2층에는 수족관과 동물표본실이 있다. 9층의 곤충 디오라마관에서는 각종 곤충 모형을 볼 수 있다. 야외에는 독수리와 칠면조, 오리, 미어캣, 토끼 등이 사는 작은 동물원도 설치되어 있다. 입장료 어른 2000원, 초등학생 이하·65세 이상은 무료 입장. 문의 063-454-5680, gmbo.gunsan.go.kr.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 입장 마감)

조망대 가는 길에 채만식문학관과 금강랜드도 한번 들러 볼 만하다. 채만식 문학관에서는 소설 ‘탁류’를 쓴 재향 소설가 채만식 선생의 유품과 작품을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 무료. 문의 063-454-7885, www.gunsan.go.kr. 금강랜드는 작은 놀이동산이다. 바이킹, 범퍼카 등 약 24종의 놀이기구가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군산역 이전의 장항역에서 내리면 국립생태원이 바로 앞에 있다. 축구장 90여개 크기의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 숲과 습지는 물론 기후대별 다양한 생태계까지 살아 있는 4500여종의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문의 041-950-5300, www.ecoplex.go.kr

교통

영등포역과 용산역에서 군산역까지 하루 14회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가 다닌다. 용산역→군산역 요금 무궁화호 1만4600원, 새마을호 2만1700원. 3시간20분 내외 소요. 금강철새조망대까지는 약 3.2㎞ 정도 거리로 택시를 타면 4500원 정도 나온다.

전주한옥마을 전경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전주한옥마을 전경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 전라선 전주역 전주한옥마을

익산역에서 시작되는 전라선은 전주와 남원, 순천을 거쳐 여수엑스포역까지를 잇는다. 현재는 전라선 KTX가 다녀 서울에서 여수까지 2시간대에 닿을 수 있게 되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덕유산과 지리산을 찾는 이들이 즐겨 탄다.

전라도의 주요 도시를 종으로 잇는 열차를 타고 가볼 만한 곳은 전주한옥마을이다. 2012년 프랑스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유명해졌다.

한옥마을 내에는 다양한 전시관과 체험관이 있다. 소리문화관에서는 12월 31일까지 매주 화~토요일 오후 4시에 전통소리체험을 할 수 있고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한지로 인형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복을 입고 산책을 즐기는 것이 유행인데, 한옥마을에서는 전주한방문화센터 등에서 고운 한복을 빌려 입을 수 있다.

한옥마을 동쪽에는 오목대가 있다. 이곳은 고려 우왕 6년(1380년)에 삼도순찰사 이성계가 황산에서 왜구를 토벌하고 귀경하는 도중 승전을 자축하는 연회를 열었던 곳이다. 오목대로 올라가는 길에는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한옥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전주 4대문 중 유일하게 남은 풍남문.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전주 4대문 중 유일하게 남은 풍남문.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매일 2~3회씩 진행하는 한옥마을 골목투어, 오목대·향교투어, 전주부성 옛길투어 등의 해설프로그램도 알차다. 매일 10:00, 14:00, 15:00에 진행되며 요일에 따라 일정이 다르다. 자세한 일정은 전주한옥마을 홈페이지(tour.jeonj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 초입에는 전동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전동성당은 1914년에 완공된 성당으로 호남지역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성당 맞은편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전(왕의 초상화)을 모셔 놓은 전주 경기전(慶基殿)이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최근 큰 인기를 모은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이기도 하다. 입장료 어른 3000원.

오목대 맞은편 자만동 벽화마을도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 원래 가파른 언덕배기에 위치한 달동네였지만 2012년부터 벽화가 그려지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인기 만화영화 캐릭터 등이 그려져 있고 옛 마을의 정겨운 정취가 남아 있어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전주 4대문 중 유일하게 남은 풍남문과 근처의 전주남부시장도 빼놓을 수 없다. 전주식 콩나물국밥이 별미이며 매주 금~토요일 저녁 6~11시까지는 야시장이 선다.

교통

용산역에서 전주역까지 KTX를 비롯해 ITX-새마을호, 무궁화호 열차가 21회(첫차 05:20, 막차 22:45) 오간다. 요금 KTX 3만4400원, ITX-새마을호 2만6200원, 무궁화호 1만7600원. KTX를 타면 1시간30분 내외가 걸린다. 전주역에서는 역 앞 웨딩의전당 맞은편 정류소에서 12, 60, 79, 109, 119, 142, 508, 513, 536, 542~546번 버스를 타고 한옥마을·전동성당에서 내리면 된다.

광주 도심에 우뚝 선 무등산. ⓒphoto 조선일보
광주 도심에 우뚝 선 무등산. ⓒphoto 조선일보

■ 호남선 광주송정역 무등산

무등산 서석대의 주상절리. ⓒphoto 조선일보
무등산 서석대의 주상절리. ⓒphoto 조선일보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1914년 완공되어 대전에서 목포까지를 잇는 호남선은 일제강점기에 호남지방의 풍부한 양곡을 수탈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금은 씁쓸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2015년 오송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호남고속철(호남 KTX)이 개통되면서 이제는 호남 교통의 주심으로 부상했다.

논산과 익산, 정읍, 나주, 목포 등 전라도의 주요 도시를 지나는 호남선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무등산(1187m)을 들 수 있다.

광주와 화순, 담양 땅으로 산자락을 길게 뻗고 있는 무등산은 2012년 12월 27일 도립공원에서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저녁 노을에 반짝이는 풍광이 ‘수정병풍’ 같다는 서석대(瑞石臺), 천상의 석공이 정교하게 깎아낸 돌기둥들을 세워놓은 듯한 입석대(立石臺), 옥을 깎아놓은 것 같은 절경의 광석대(廣石臺), 임금의 옥새를 닮았다는 새인봉(璽印峰), 그리고 나무 한 그루 없이 큼직한 바윗덩이들만 시원스레 널린 덕산너덜과 지공너덜 등이 무등산을 최고의 명산으로 만들고 있다.

무등산은 광주송정역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지하철을 타면 무등산 산행 들머리인 증심사 지구까지 곧장 갈 수 있다. 무등산 산행은 대개 증심사를 들머리로 한다. 가벼운 산행을 원한다면 증심사에서 토끼등이나 바람재까지 능선을 오른 다음 중머리재에 닿은 후 다시 증심사로 원점회귀하는 약 3시간 코스가 적당하다.

증심사 지구 기점 산길은 집단시설지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차량 통제소를 지나자마자 오른쪽 집단시설지구 위쪽 산길로 접어들면 운소봉(496m)을 거쳐 새인봉(490m)으로 다가선다(1.9㎞). 이후 0.6㎞ 정도 가면 약사암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새인봉삼거리에 닿고 여기서 중머리재까지는 1.9㎞ 거리다. 약 2시간 소요.

조금 더 산행을 연장하고 싶다면 중머리재에서 장불재 혹은 중봉 능선을 거쳐 해발 1100m 높이의 서석대까지 다녀와도 좋겠다. 이 코스는 무등산의 최고 볼거리인 입석대와 서석대를 모두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중머리재에서 장불재까지는 0.9㎞ 정도지만 줄곧 가파른 사면과 능선길로 이어져 30분은 잡아야 한다. 장불재에서 입석대를 거쳐 서석대 정상까지는 0.9㎞ 거리에 30분 정도 걸린다.

교통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KTX가 하루 24회(첫차 05:20, 막차 22:15) 운행한다. 요금 4만6800원. 무궁화호는 6회(07:15, 11:45, 12:45, 15:45, 17:15, 23:10), ITX-새마을호는 2회(10:45, 18:37) 운행한다. 요금 각 2만2300원, 3만3100원. 광주송정역에서 무등산으로 가려면 지하철이 가장 편하다. 역 바로 앞의 광주지하철 광주송정역에서 학동, 증심사입구역까지 15개 정류장으로 33분 정도 걸린다.

키워드

#여행
손수원 월간산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