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감을 하며
[2498호] 2018.03.12

남자들의 생존서

정장열  편집장  

며칠 전 서울시장 도전에 나선 정봉주 전 의원과 식사 자리가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미투 괜찮냐”고 물었더니 그는 “나는 괜찮다”며 추락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괜찮다”는 그의 말을 들은 지 24시간도 안 돼 “정봉주한테 당했다”는 폭로가 터져나왔습니다. 당사자가 아닌데도 당혹스러웠습니다.
   
   문화계나 정치권 인사들이 미투로 인해 줄줄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가 혁명에 준하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과거 인류사가 보여준 대로 혁명은 애꿎은 피해자를 낳지만 모두를 휩쓸고 지나가는 도도한 흐름입니다. 지금의 미투가 우리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갈지 알 수 없지만 우리도 큰 변화의 흐름에 휩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미투 사태를 지켜보면서 제가 남달리 주목한 것은 우리 사회 남자들의 인식입니다. 저를 포함한 남자들은 여자를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그런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적도 없습니다. 여자들의 ‘싫다’는 거부의사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폭력을 휘두르면서도 그게 폭력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이번주 주간조선에 ‘페미니즘 기초안내서’를 실었습니다. 페미니즘을 깊이 천착해온 김효정 기자가 딸을 둔 아버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7가지를 문답으로 정리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남자들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서로 보입니다.
   
   주간조선은 이번주 커버스토리로 최흥식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다뤘습니다. 저희가 취재한 사실과 최 원장의 해명을 다 읽어보셨다면 판단은 독자님들의 몫입니다. 최 원장은 해명에서 ‘관행’을 강조하며 “(인사 부탁을) 아랫사람들에게 ‘던지고’ 결과만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이것이 관행이었다면 그건 이 정부가 싫어하는 ‘적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자님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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