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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4호]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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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을 하며]경청의 리더십을 찾아

정장열  편집장 

경청(傾聽)의 사전적 의미는 ‘귀를 기울여 듣다’입니다. 지식백과 사전 같은 곳을 뒤져보면 부연설명이 따라붙는데, 그냥 듣기만 해서는 안 되고 진짜 경청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답니다.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 있는 동기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경청이라면 오르기 힘든 경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이 경지에 이르려면 한참 멀었습니다. 처음에는 경청의 자세로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 하다가도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오면 이내 마음 한구석에 아집이 도사리기 시작합니다. 그다음부터는 상대방은 틀렸고 내가 옳다는 자기 합리화와 자기 확신으로 치닫기 일쑤입니다. 이쪽으로 생각이 일단 뻗치면 그다음부터는 ‘무늬만’ 경청입니다. 머릿속에 상대방의 말이 자리 잡을 공간은 사라지고 줄곧 내 생각만 이어집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경청의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누구처럼 달변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얘기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이미지로 비쳤습니다. 노무현 청와대 시절 민정수석으로 갈등의 현장을 누비는 이미지도 여기에 보탬이 됐을 겁니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4년이 지난 지금 문 대통령을 향해 ‘경청의 리더’라는 평가를 내리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직접적인 조언이나 충고는 고사하고 정치인의 기본인 비판 여론에 귀 기울이는 모습조차 보이질 않기 때문입니다.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집값 잡기 등 이 정부 대표 정책들이 한 번의 방향 수정도 없이 실패로 치닫고 있는 것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비판적 진영의 목소리에는 아예 귀를 닫는 지도자에게 경청의 자세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문 대통령을 직접 접한 사람들은 “얘기를 듣는 것 같지만 결국은 자기 생각대로 한다”는 취지의 말도 가끔 합니다. 고집과 아집이 단단히 도사린 상대에게 말을 하는 건 그야말로 소귀에 경 읽기입니다.
   
   최근 외신에서 흥미로운 과학적 연구 결과를 봤습니다. 말 많은 사람의 뇌가 말을 잘 듣는 사람의 뇌보다 더 늙어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에 얼마 전 실린 논문의 내용이라는데, 미국의 신경과학자들이 말 많은 사람과 말을 잘 듣는 사람의 뇌를 비교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통념과는 조금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의 뇌가 자기 말만 하는 사람의 뇌보다 더 젊고 기능도 더 발달해 있었다는 겁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들의 뇌가 최소 4살은 젊은 것으로 조사됐다는데 남의 말을 잘 들어야 젊게 살 수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말 많은 노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경구로도 읽힙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대부분 청산유수입니다. 특히 선수가 좀 많은 국회의원들을 만나보면 모든 문제에 대해 막힘 없이 얘기합니다. 하지만 남의 말을 경청하는 정치인은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기자와 인터뷰를 하면서도 질문을 끊고 자기 말만 늘어놔 인터뷰를 망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금 대권을 향해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정치인들 중 누가 진짜 경청의 자세를 갖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할 듯합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의 뇌가 젊다니, 그것이 물리적 나이를 떠나 ‘젊은 리더십’을 찾는 첩경으로 보입니다.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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