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 간이의자에 앉아 빈대떡과 막걸리를 먹는 사람들 사이로 유리문이 하나 보인다. 비좁은 계단을 딛고 4층으로 올라가자 방금 전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와인바가 등장한다. 생긴 지 1년이 되지 않은 ‘히든아워’이다.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소셜미디어(SNS)를 보고 찾아온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다. 5층 루프톱 공간은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2030 여성들이 대부분이지만 가끔 광장시장을 들른 중년들이 간판을 보고 호기심에 방문한다. 초창기 ‘와인바’가 생긴다는 말
국내 기업들의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 바람이 거세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미국 아티스트와 협업한 NFT 콘텐츠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도 NFT 경품 이벤트를 내걸고 나섰다. 편의점 CU가 지난 3월 1일부터 진행한 NFT 증정 이벤트에는 수만 명이 몰려들었다. LG생활건강도 국내 화장품 업계 처음으로 자사 화장품 브랜드인 ‘빌리프’의 캐릭터를 NFT로 발행한다. 액티브웨어 ‘젝시믹스’도 NFT 시장에 진출했다. 치킨 업계도 NFT 경쟁이 뜨겁다. BHC치킨이 자사 캐릭터 ‘뿌찌’를 활용해 한정판 N
지난 2월 4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영패션 전문관 유플렉스 4층에 이색 장면이 연출됐다. 2030세대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들이 즐비한 가운데 한 매장 옆에 헌 옷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낯선 광경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춰 서서 ‘헌 옷 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신상’만 모시던 백화점에 중고 옷이라니, 무슨 일일까. 세컨드핸드 기업 ‘마켓인유’(김성경 대표)가 현대백화점 초대로 일주일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백화점에서 누가 중고 옷을 살까 싶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국내 중고시장 2020년 20조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5060 신중년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니어 소셜벤처 ‘임팩트피플스’가 전국 50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모바일게임 소비행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가 현재 디지털게임을 즐기고 있고, 특히 그중 76%는 모바일게임을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게임 시간은 하루 1시간 정도가 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27%는 1~2시간, 17%는 30분 미만이라고 답했다. 3시간 이상도 9%에 달했다.이들이 게임을 접한 통로는 지인의 소개가 39.7%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는 자녀(39%), 온라인게
미국 10대들이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은 어디일까? 유튜브라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로 미국 16세 미만의 55%가 가입돼 있고 유튜브보다 2.5배의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 단지 게임만 하는 곳이 아니다. 월 1억명의 사용자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학교도 만들고 놀이동산도 만든다. 직접 게임도 만든다. 여기서만 통용되는 가상화폐로 거래도 한다. 이곳에서 실제로 돈을 번 사용자는 30만명이 넘고 연 매출 1억원을 넘은 경우도 있다. 팬데믹으로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이곳에서 자신들
전국체육대회에 시(市) 대표로 수영 종목 출전 경험이 있는 A씨가 요즘 수입을 올리는 방법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다. ‘숨고’라는 이름의 앱은 A씨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수영장 단체 강습이 아니라 개인 강습을 받기 원하는 고객이 앱을 통해 강습 신청을 하면 A씨 같은 강사와 연결해주는 구조다.“학교 체육 교사가 되려고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수영장에 고용돼 단체 수강생을 지도하는 일은 조금 부담스럽더군요.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돈을 벌고, 공부 시간도 확보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코로나19 사태가
11개월 만에 찾은 일본. 나리타(成田)공항에 내리는 순간 하나로 모아진 ‘기(?)’가 느껴진다. 2020 도쿄(東京)올림픽이 발원지일 것이다. 개최일까지 남은 날짜를 세는 카운트다운 표시부터 패럴림픽 공식 슬로건인 ‘넘어서자 모두 함께(超えろ、みんなで)’, 1964년 도쿄올림픽과의 비교 사진 등이 곳곳에 전시돼 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듯 곳곳에 비상요원들도 대기해 있다. 잡담이나 스마트폰에 정신을 파는 요원은 하나도 없다. 중국발 코로나19가 아무리 위세를 부린다 해도, 올림픽에 모든 것을 거는 일본 특유의 집단파워로 뚫고
지난해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이 인기를 끌 때까지만 해도 사실 별 관심이 없었다. 식사자리에 ‘미스트롯’ ‘송가인’ ‘홍자’ 이야기가 자주 올라왔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빅뱅’이나 ‘AOMG’를 들으며 자라온 20대에게 트로트는 그저 어른들을 위한, 어른들이 좋아하는 장르일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트로트는 ‘어른들의 취향’을 넘어 모두의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9년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에서는 송가인·장윤정·홍진영·김연자 등 트로트 가수들이 ‘올해를 빛낸 가수’ 10위
요즘은 유튜브로도 수영을 배운다. 단체강습이 일반적인 수영장 환경에서 개인적인 궁금증을 풀기란 오히려 쉽지 않다. 그럴 때 수영 동호인들은 유튜브에서 검색한다. ‘접영 웨이브’ ‘자유형 발차기’ 같은 검색어를 입력해보면 수많은 수영 강습 동영상이 뜬다. 갖가지 상황에 대한 다양한 대답이 유튜브 속에 가득하다.수영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진 채널은 ‘LOVELY SWIMMER(LUS)’다. 구독자 19만여명은 수영 관련 채널 중 압도적으로 많은 수다. 전체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4551만회나 된다. 콘텐츠 중에 가
10년 전 여름 ‘집구석 골프레슨’이라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왔다. ‘심짱’이라는 닉네임을 단 유튜버가 친구와 함께 민소매티를 입고서는 집안에서 골프채를 가지고 연습하는 영상이었다. 골프란 으레 나름의 관습을 지켜 엄숙하게 하는 스포츠이고, 골프 레슨 역시 보통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돼왔는데 ‘심짱 집구석 골프’는 별종이었다. 친구와 함께 낄낄대며 진행하는 골프 레슨을 보고 당시만 해도 몇 명 되지 않던 국내 유튜브 시청자들이 반응을 보였다.“사실 그 영상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찍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찍고 보니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DanoTV’의 ‘눈뜨스’ ‘아침에 눈뜨자마자 따라하는 스트레칭’을 10분간 따라한다. 출근하면서는 ‘피지컬갤러리’의 ‘리얼헬창(헬스중독자)다큐, 헬창의 삶’을 보며 낄낄 웃는다. 업무시간 중간중간 ‘제이제이살롱드핏’의 ‘유산소 다이어트 진실’ 영상을 보면서 정보를 습득한다. 퇴근 후 수영장에 가기 전에는 ‘Lovely swimmer’의 ‘접영 웨이브 배우기’ 영상을 보며 접영 동작을 익힌다. 틈틈이 집에서 요가 매트를 깔아놓고 ‘땅끄부부’의 ‘칼소폭’ 영상을 따라하며 유산소운동을 한다.유튜브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콩으로 만든 달걀, 인공 소고기로 만든 스테이크, 3D 프린터로 만든 스시. 미래 우리 식탁에 오를 음식들이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학기술로 버무린 이른바 ‘테크 푸드’들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신흥국의 인구 증가, 선진국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지금 전 세계가 식생활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 가운데 미래의 식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8월 8~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마트 키친 서밋 재팬 2019’다. 음식, 사이언스, 테크놀러지를 테마로 전 세계 182개
지금 요식업계에서 가장 유행하는 것 하나를 말하라면 단연 꼽힐 만한 것이 있다. 중국에서 건너온 ‘마라(麻辣)’다. 서울에서도 제일 번화한 거리 중 하나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을 가보자. 홍대입구역 8번출구와 9번출구 사이 음식점이 몰려 있는 ‘걷고 싶은 거리’ 300m 내에서 ‘마라탕’을 파는 가게만 8개다. 홍대입구역에서 한 정거장만 더 가서 2호선 신촌역 앞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촌역에서 연세대를 잇는 직선거리상에 마라탕을 파는 전문점만 7개가 있다. 식품업계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마라탕면’이나 ‘마라 치킨’ 같은
김준경씨가 남성용 스프레이 제품 ‘스노우볼’ 개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다들 민망하다거나 말하기 꺼려져서 말하지 않았다 뿐이지 많은 사람이 남자의 중요한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잖아요. 더운 여름이면 온도가 올라 앉아 있기도 불편하고, 피부질환도 생기거든요. 그걸 해결해주는 제품이 없을까 찾아봤는데, 없더군요. ‘없으면 만들면 되지’ 생각했습니다.”아이디어를 구현하려면 기술이 필요했다. 천연물질을 개발하는 서울대 의공학자, 미생물학 박사인 하버드대 의공학자를 찾아가 제품을 만들어보자고 설득했다.“뿌리고 나면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김은주씨가 택시를 탄 것은 지난 가을이 마지막이다. 그간 김씨는 택시 대신 ‘타다’를 이용했다. 승합차를 이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인 ‘타다’는 승객이 호출하면 인근에 있는 승합차가 배치돼 승객을 목적지까지 옮겨준다. 택시 요금보다 20% 정도 비싸지만 ‘타다’를 한번 이용한 승객 중 계속 ‘타다’를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직장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집인 마포구 공덕동까지 택시를 타면 15분 걸려 요금이 5000원 정도 나와요. 업무 특성상 야근이 잦고 택시를 탈 일이 많은데 승차 거부당할 때가 대부
서울 서대문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씨(34·미혼)는 요즘 점심 도시락을 챙겨 출근을 한다. 회사에선 매달 20만원 정도의 식사 지원비를 받고 있지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인근의 식당가에서 점심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점심 식사와 커피 한 잔 값으로 2만원 가까이 지출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도시락을 싸서 출근을 한 뒤로 식사비는 물론 커피값도 줄이게 됐다. 이제 식사 지원비 중 일부를 모아 적금에 넣고 있다.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김씨는 앞으로 1~2년 정도 뒤에 독립을 하는 게 목표다.‘사
이제는 전 세계적인 팝스타가 된 방탄소년단의 신곡 ‘IDOL’을 유튜브에서 검색해보자. ‘BTS IDOL’이라고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영상은 공식 뮤직비디오와 방탄소년단의 무대 영상, 안무연습 영상이다. 조회수가 1000만회를 훌쩍 넘는 인기 동영상들 아래에 줄줄이 이어진 영상들의 제목은 좀 이채롭다. ‘BTS IDOL MV reaction video’, 그러니까 방탄소년단 신곡 뮤직비디오를 보고 반응하는 ‘리액션 동영상’이 수십 개가 나온다. 방탄소년단 외국 팬, 영상제작자, 클래식음악가, 강의를 듣는 대학생부터 영국인 성공회
올여름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화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Crazy Rich Asians)’라는 제목의 영화다. 8월 15일 개봉해 8월 27일 현재 북미에서만 7928만달러(약 880억원)를 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영화의 특징이라면 출연자 모두가 아시아계 연기자로 이뤄져 있다는 점. 감독도 중국계 미국인인 존 추다. 대만계 배우 콘스탄스 우와 말레이시아계 배우 헨리 골딩이 주연을 맡고 한국계 켄 정이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의 제작비는 3000만달러. 할리우드 영화치고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요즘 외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품목은 샌드위치다. 수치로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편의점 업체에 따르면 샌드위치 제품의 매출은 해마다 10~20%씩 늘고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 수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 들어온 ‘써브웨이’는 샌드위치 빵과 속재료를 일일이 골라야 하는 낯선 주문방식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매장 수가 늘어 전국 315개에 달한다.샌드위치의 성장은 몇 가지 사회현상과 맞물려 설명할 수 있다. 샌드위치는 혼자 밥 먹는 것이 익숙해진 ‘혼밥’ 트렌드에 적합한 음식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혼밥할 때
서울 여의도의 대형 쇼핑몰 IFC몰에는 두 개층에 걸쳐 1174㎡(약 355평) 규모의 ‘무인양품(MUJI)’ 매장이 있다. 6월 셋째 주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직장인 전윤애씨 커플은 이곳에서 두 시간 가까이 매장 안을 맴돌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들고 있는 장바구니에는 이런저런 물건이 가득 차 있었다. 칫솔꽂이나 액체를 담을 수 있는 빈 용기 같은 작은 잡화도 있었지만 잠옷이나 편하게 입을 만한 바지도 있었다. 전씨 커플이 머리를 맞대고 고르던 제품은 침구와 커튼이었다.전세로 구한 신혼집을 꾸미려고 하루 휴가를 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