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미국 국채는 사놓으면 가격이 올랐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국채 금리가 40년간 꾸준히 내렸다는 이야기이다. 국채의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한다. 그러던 국채 금리가 최근 들어 추세를 상승 쪽으로 바꾸었다. 제로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것이 시중금리 상승의 기폭제가 된 것이다. 시중금리가 오르다 보니 이제는 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이다. 국채를 갖고 있으면 손해 보기 십상이다. 사람들이 점차 국채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그간 미국 국채 매입의 큰손이었던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2020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가까운 시일 내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8월 11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에 대해 현재로선 발표할 소식이 없다”며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이렇게 시진핑 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미국이 화들짝 놀라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이 ‘페트로 달러 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페트로 달러 체제란 ‘석유는 반드시 달러로 사야 한다’는 시스템으로, 미국과 사우디가 197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암호화폐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와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차세대 인터넷’으로 각광받는 웹 3.0의 실체와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평가를 내려 웹 3.0 예찬론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웹 3.0이 실체가 없는 마케팅 용어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웹 3.0을 본 사람이 있느나? 나는 그걸 찾을 수가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잭 도시도 웹 3.0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당신이 웹 3.0을 소유한 게 아니다”라며 “벤처캐피털(VC)과 그들에게 돈을 대는 펀드출자자(L
브릭스(BRICS)는 브라질(Brazil), 러시아(Russia), 인도(India), 중국(China), 남아프리카공화국(South Africa)의 머리글자를 따서 부르는 명칭이다. 브릭스는 2018년 기준, 인구 31.6억명(세계 인구의 41.6%), 세계 GDP 비중 32.6%, 세계 무역 20%, 외환보유액의 35%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동맹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브릭스 경제 규모는 2000년 당시만 해도 세계 GDP의 8% 수준이었으나 2018년 32.6%로 급성장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 짐 오닐(Jim O’
최근 들어 경제 생태계의 진화를 ‘중앙화 경제→플랫폼 경제→프로토콜 경제’로 설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 흐름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발달사를 일별할 필요가 있다.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중반 사이 유럽 여러 나라와 미국으로 전파되었다. 이 시기 철도, 철강산업 등 제조업과 물류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가 확립되었다. 이후 1914~1919년 제1차 세계대전을 분기점으로 제조업 중심이 미국으로 옮겨오면서 ‘미국의 시대’가 활짝 열린다. 당시 미국은 군함을 과자 찍어내듯이 대량 생산
글로벌 빅테크 대부분이 메타버스(AR·VR·MR)를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가운데서도 페이스북과 애플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사활을 건 전쟁이 볼 만하다. 우리나라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 불꽃 튀는 전선에 참전했다.왜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에 목을 매는 것일까?우선 돈이 되는 시장이다. 지난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은 약 400억달러 규모였다. 프리세덴스리서치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매년 50% 이상 성장해 2030년 1조6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술 더 떠 미래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이다. 중간에 은행, 증권사, 카드사 등 금융회사 개입 없이, 또 정부나 기업 등 중앙기관의 통제 없이 인터넷 연결만 가능하면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으로 작동하는 탈중앙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곧 스마트 계약을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금융시스템이 작동되는 것이다. 이렇게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게 디파이의 목표다. 중간 마진 없어 예금자·대출자 모두
2019년 6월 18일 페이스북이 주도하는 ‘리브라연합’은 ‘리브라 백서’를 발표하며 대담한 성명을 냈다. 1년 안에 세계화폐 ‘리브라’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리브라는 중간에 은행을 끼지 않고도 빠른 사용자 간 송금과 결제가 가능한 ‘글로벌 디지털화폐’로,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금융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페이스북은 이용자가 리브라를 구매해 ‘캘리브라’라는 전자지갑에 저장하고, 이를 페이스북 메신저에 등록한 친구에게 전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는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페이를 통해 송금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월
달러를 주도하는 기존 금융자본 세력은 가상자산(암호화폐)의 달러에 대한 도전은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도 저렴한 송금 수수료, 송금의 즉시성 등 암호화폐 기술만큼은 매우 유용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러한 입장은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의 언급에서 엿보인다. 국제결제은행은 얼마 전 “암호화폐 시장의 급성장이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칠 위험이 있는 만큼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의 특성을 파악하고 직접 발행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국제결제은행이 이런 권고를 한 이유는
골드만삭스 회장을 역임한 로버트 루빈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 재임(1995~1999) 중 미국의 소득불평등과 부의 편중 문제가 심각함을 느꼈다. 그는 퇴임 후 이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하기 위해 브루킹스연구소로 들어갔다. 그리고 민주당과 협의하여 연구팀을 구성했다. 그 결과, 브루킹스연구소에 민주당 현역 상원의원까지 참여한 ‘해밀턴 프로젝트’ 팀이 가동됐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의 이름을 땄다.이들의 연구로 소득불평등과 부의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민층의 소득과 저축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핀테크란 ‘파이낸스(Finance)’와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러지(Technology)’가 하나로 합쳐진 단어다. 금융과 IT 기술이 결합한 금융 서비스를 의미하는데, 현대 화폐시장의 근간을 뒤흔드는 최대 변수로 등장했다.핀테크 역사는 놀랍게도 1860년에 시작되었다. 피렌체대학 물리학 교수인 지오바니 카셀리가 1860년 이미지나 서명을 전신선을 통해 먼 거리까지 전송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스캐너인 팬텔레그래프(Pantelegraph)를 발명한 것이다. 1864년에 프랑스가 법을 제정하여 팬텔레그래프 팩스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인정
헤지펀드의 공매도 공격에 격분해 ‘게임스톱 사태’를 일으켰던 의리파 개미들이 있다. 이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서브 채널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에서 의견을 주고받으며 헤지펀드 공격에 나섰다. 그런데 이들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1월 말 난데없이 은 매입을 촉구하며 은 선물시장도 공격한 일이 있었다. 이들 개미들은 왜 은 매입을 촉구하며 은 선물시장을 공격하고 나선 것일까?이들은 은 시장 역시 게임스톱과 마찬가지로 일부 세력들에 의해 부당한 매도 공격을 받으며 가격이 짓눌리고 있다고 본 것이다
2012년 미국이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국제결제시스템에서 이란 은행들을 차단하자 이에 놀란 러시아와 중국은 각자 루블화결제시스템(SPFS)과 위안화결제시스템(CIPS)을 개발해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달러 주도 결제시스템 독주 체제에서 결제시스템의 분권화가 시작되었다. 이 무렵 가상자산(암호화폐) 세계에서도 비트코인 기반 암호화폐 독주 체제에 대한 대항마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비트코인 기반 파생 암호화폐들은 모두 비트코인과 같이 ‘오픈소스’로 운영된다. 비트코인과 같은 이념을 표방해 어느 누구의 소유가 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는 국가 간 자금거래를 위해 미국과 유럽 시중은행들이 1977년 설립한 기관으로 벨기에에 본부를 두고 있다. 세계 210여개국 1만1500여개의 금융기관이 SWIFT망을 통해 하루 평균 3800만건의 국제 간 송금이나 무역대금을 결제하고 있다.미국과 유럽연합(EU)은 2012년 3월 이란 중앙은행을 비롯해 30곳을 SWIFT에서 강제 탈퇴시켰다. 이어 미국은 같은해 7월 이란과 다른 나라의 금 거래도 막았다. 당시 이러한 조치는 이란 경제의 근간인 석유와 가스 수출에 치명타를 입혔다. 이란은 세수의 80
사토시 나카모토 등 암호화폐의 창시자들은 있는 자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통화시스템에 강한 반감을 가졌다. 그들이 ‘당사자 간 일대일로 운영되는 새로운 전자통화 시스템’을 생각하게 된 것은 화폐 중개인이 경제 권력이 되고, 그 경제 권력이 정치·사회 권력과 또 다른 관계를 맺는 현 금융자본주의의 병폐를 꿰뚫어봤기 때문이다. 금융자본주의가 몰고 온 병폐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소득불균형이다. 있는 자들이 더 많은 이득을 취하면서 빈부격차가 자꾸 벌어지는 현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이 암호화폐라는 혁명적 통화 탄생의 또 다른 배경이 된 것이다.금
비트코인은 탈중앙화 방식으로 생성되고 운영되는 암호화폐이다. 곧 거래장부가 은행이라는 중앙 서버에 저장되는 게 아니라 다수의 컴퓨터에 분산되어 저장된다. 따라서 암호화폐는 특정 주인이 없으며, 동시에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인 화폐다. 어느 특정 국가에 속박받지 않고, 누구도 임의로 화폐량을 늘리거나 줄일 수 없다.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든지 어디서든지 활용할 수 있다. 심지어 인터넷이 없어도 거래가 가능하다. 일례로 중국이 개발하고 있는 인민은행 디지털화폐는 인터넷이 없는 환경에서도 근거리 통신망만 있으면 휴대폰끼리 부
인류의 역사는 화폐 발명 이후 크게 두 방향의 흐름으로 진행되어 왔다. 첫 번째 흐름은 인간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역할이다. 화폐의 발명으로 사람들은 원시경제에서 벗어나 협업과 분업으로 축적을 시작해, 모든 것을 자기 손으로 해결해야 하는 수렵·채취의 자급생산 경제에서 벗어났다. 이후 화폐는 인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두 번째 흐름은 화폐 사용의 생활화에 따른 사용영역의 확장이다. 화폐의 세계화 같은 개념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후 수천 년간 화폐는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도구로서의 기능보다는 오히려 힘과 정보를 가진 자에게 봉
최근 변이 바이러스(오미크론) 사태를 맞아 가장 겁나는 것이 이른바 ‘더블딥’이다. 더블딥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뜻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더블딥이 오더라도 쓸 카드가 별로 없다. 미국의 경우, 고공 행진하는 인플레이션으로 더 이상 돈을 풀기가 힘들다. 이른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수 있다.게다가 기업의 수익이 악화되어 기업부채가 많아지고 부도 도미노현상이 발생해서 관련 파생상품에 탈이 날 경우, 세계경제를 일순간에 나락으로 떨어트릴 위
IMF 당시 미국이 왜 한국 경제를 IMF 관리체제에 집어넣으려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IMF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풀렸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 경제를 ‘팍스 아메리카나’로 일컬어지는 미국 주도의 경제 틀에 맞추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 한국의 경제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미국은 한국 경제의 체질을 ‘관치에서 미국식 경제체제, 곧 신자유주의 경제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한국 경제의 낡은 틀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IMF를 통한 관리가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협상 끝에 IMF는 550억달러의 패키지 자금을
강대국의 통화팽창과 환율전쟁이 개도국을 어떻게 피폐화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1971년 8월 미국은 자기들이 주도해 만든 브레턴우즈 협정을 스스로 깨버리고 국제 외환시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세계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준 이른바 ‘닉슨쇼크’이다. 미국은 금과의 고리가 끊어진 달러의 발행량을 1970년대 내내 매년 11% 이상 늘렸다. 방만한 통화팽창 정책은 결국 탈이 나고 말아 미국은 10년 동안 고인플레이션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게 된다. 경기부진과 물가오름세가 같이 나타나는 스테그플레이션의 공포가 미국을 덮쳤다. 동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