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촬영된 파키스탄 자파라바드의 전경. 홍수로 도시가 물에 잠겨 있다. photo AP
지난 1일 촬영된 파키스탄 자파라바드의 전경. 홍수로 도시가 물에 잠겨 있다. photo AP

전세계가 기후 재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에는 극심한 가뭄이 찾아왔지만 파키스탄에는 최악의 홍수가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재난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경고다. 국제 공학·환경 컨설팅 기업 GHD에 따르면 2050년까지 누적 피해액은 5조6000억 달러(약 7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가뭄은 심각한 상태인데 독일의 라인강은 모래톱이 드러날 정도로 말라붙어 배를 운반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이 포강도 수량이 10분의1로 줄어 강 한가운데를 걸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다. 세르비아의 다뉴브강에서는 강 수위가 100년 만에 가장 낮아진 탓에 폭발물과 탄약으로 가득 찬 나치 독일의 군함 스무척이 발견되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8월23일 유럽의 약 3분의2가 가뭄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지금 가뭄은 최소 500년 간 가장 최악의 형태”라고 밝혔다. 집행위원회에서는 가뭄 위험이 증가하는 나라로 독일, 프랑스, 영국 등 12개국을, 상황이 가장 악화되는 지역으로 이탈리아 북부, 프랑스 남동부, 헝가리 등을 지목했다. 최악의 가뭄 때문에 올해 평균 곡물 수확량은 지난 5년 평균보다 2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파키스탄에서는 최악의 폭우로 현재까지 1100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민은 3300만명 발생해, 인구의 7분의1이 삶의 터전을 잃었을 정도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유럽우주국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파키스탄 국토의 3분의1이 잠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파키스탄의 인더스강이 범람해 넓이가 수십km에 달하는 호수가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물난리는 파키스탄의 고지대에 있는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때문에 올해 파키스탄에서 녹아내린 빙하의 규모가 3배 늘었다. 히말라야와 카라코람, 힌두쿠시 산맥에 있는 5만5000여개의 빙하 중 7000개가 파키스탄에 몰려 있는데, 이 빙하들이 녹아내리며 홍수를 일으킨 것이다. 파키스탄의 기상학자 사다르 사파라즈는 CNN에 “기후 변화가 현상의 근본 원인”이라며 “온실가스를 줄일 때까지 지구 온난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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