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9일 청와대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photo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9일 청와대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photo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주도해 온 촛불전환시민행동(촛불행동)의 공동상임대표를 맡은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풍산개 반환 논란을 두고 “솔직히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의 파양 소식, 표면적 이유겠지만 특별한 사유가 아닌 비용 문제라고 하니 솔직히 퇴임 당시 보여준 모습과 함께 황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엄격히 말하면 ‘위탁 포기’지만 들여다보면 (문제는) 법적으로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것에 있다”며 “국가가 완전히 문 전 대통령에게 주어 키우게 하지 못하고 맡기는 공식 물건이고 그 점에서 문 전 대통령도 전적인 책임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은 있다지만, 무책임도 다양한 형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 무책임의 형태와 정권을 넘긴 전 정부의 무책임, 형태는 달라도 경중이 없다”고 비판했다.

우 교수는 아울러 이번 논란과 관련 문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지지자들을 두고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은 현실의 법과 규정을 들지만, 생명체 관점에서 보면 짜증나는 논리이자 현 정부와의 차이를 못 느끼게 하는 접근”이라며 “아기라는 생명체를 놓고 생긴 갈등에 접근한 솔로몬은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정서에 근거해 판결했는데, 21세기 그 시절보다도 못하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4년간 키워온 풍산개 ‘송강’이와 ‘곰이’를 지난 8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내보냈다.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관한 근거 법령 처리 지연을 문제 삼으며 파양 선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들은 이날 문 전 대통령 측 연락을 받고 만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의 인도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들을 인도받은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들은 대구 경북대병원 산하 동물 병원에 개들을 맡겼다.

개들은 이 병원에서 검진받은 후 다른 위탁 기관으로 보내질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례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 기간 선물로 받은 동물은 대부분 서울대공원이 위탁받아 관리해왔다.

앞서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곰이와 송강이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개 관리비 예산 지원’을 위한 시행령 개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파양 사유로 풀이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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