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photo 게티이미지코리아

SNS로 마약을 구해 투약한 중학생이 어머니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최근 청소년 마약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청소년 마약 투약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6일 마약 혐의로 14살 중학생 A양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다. 

A양은 5일 저녁 8시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가상화폐로 산 필로폰을 서울에 있는 집으로 배달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의 어머니는 쓰러져 있던 A양을 발견한 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A 양을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켰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호기심에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A 양을 상대로 이전에도 마약을 투약한 적이 있는지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청소년들, 어쩌다가 마약에 노출됐나

최근 청소년 마약범죄가 날로 급증하면서 수법 또한 대담해지고 있다. 이제는 청소년 마약범죄가 드라마의 소재로까지 활용되며 청소년 마약 남용은 현재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과거에 마약은 직거래로 이뤄졌다. 신뢰를 기반으로 아는 사람에게만 판매했지만, 요즘에는 인터넷 상거래의 발달로 신분을 노출하지 않고도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졌다. 특히 팬데믹 시기 다양해진 비대면 거래 방식은 마약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고, 이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국제 택배를 통해서 마약을 전달받는 방법은 물론이고, SNS 가짜계정을 통해 접촉한 뒤 주택가의 소화전이나 에어컨 실외기 등에 몰래 숨겨두는 등 비대면 마약 거래는 점차 지능적으로 변해갔다. 

이런 상황에서 SNS 사용이 활발한 청소년들은 호기심에 마약을 접하게 되었고, 결국 중독으로 가는 안타까운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덧붙여 청소년들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없다는 것도 중독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마약에 대한 노출이 심해진 것은 물론이고, 연예인들이 마약을 했음에도 몇 년 지나고 나서 아무렇지 않게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며 큰 경각심을 갖지 않게 된 것이다.

한편, 청소년들이 많이 접하는 마약은 펜타닐이다. 이 마약은 아편을 정제해 만든 합성마약으로 통증을 억제하고 쾌감을 유발한다. 진통효과가 모르핀의 약 200배 정도로 강력해 극심한 고통을 겪는 중증 환자에게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허리디스크로 방문했다” “다쳤는데 고통이 너무 심하다” 등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 어렵지 않게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가격마저 그리 비싸지 않아 구매 부담도 크지 않다.

그러나 이 펜타닐은 금단 증상이 심해 한 번 접하고 나면 꾸준히 찾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 처음에 재미로 접했다가 마약을 하지 않으면 뇌의 신호체계에 이상이 생겨 다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사시절 마약 관련 전문 검사로 일하고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중인 김희준 변호사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마약을 구입하기가 너무 쉬워지다 보니 청소년에게도 노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1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 마약류 사범의 주된 연령층이 40대였지만 2021년도 기준으로 하게 되면 20대로 내려갔다"며 "10년 만에 그리고 10대 마약 사범은 11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마약은 한번 중독되면 굉장히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가 뇌의 보상체계 자체가 망가지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평생 가더라도 낫기가 힘들어서 초기 단계부터 적극 치료기관을 찾아서 상담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펜타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이를 사용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과 소지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이면 범죄를 저질렀을 때는 소년부 재판을 받아 보호처분을 받게 되지만, 중대범죄로 분류된 마약범죄는 성인들과 마찬가지로 형사재판을 받아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