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회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 중단 촉구 비폭력 불복종 버스행동'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회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 중단 촉구 비폭력 불복종 버스행동'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그동안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였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시의 전장연 탄압 중단을 촉구하며 매일 버스 탑승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17일 오전 8시 30분께 영등포구 여의도 서울지하철 9호선 정류장에서 열린 ‘387일 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 자리에서 “이제는 (버스 시위를) 매일매일 하겠다”며 “서울 전역에서 나 혼자라도 하겠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계단버스에 정확하게 태워달라고 하며 태워주지 않으면 기어서라도 타겠다”며 “버스 앞을 막고 태워달라는 게 아니고 버스 탈 권리가 있는 시민으로서 계단버스에 우릴 태워 달라고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을 차별하는 버스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것을 눈감지 않겠고 나는 앞으로 지하철보다 계단버스를 타고 오겠다”며 “그럼에도 잡아가고 싶으면 연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우리의 버스 행동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멈추고 제대로 된 대화로 복귀해야 멈출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전장연은 서울시의 적군이 아니다” “오 시장은 전장연 죽이기 마녀사냥을 즉각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친 뒤 오전 8시 50분께 9호선을 타고 당산역과 국회의사당역을 오가는 시위를 이어갔다. 

전장연은 같은 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 정류장에서 6번째 시위를 벌인다고 예고했다. 다만 이전에 버스전용차로로 내려와 버스 운행을 가로막았다면, 이번 시위부터는 ‘계단 버스’에 탑승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에서 한 시민이 출근길 버스를 가로막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회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지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로터리에서 한 시민이 출근길 버스를 가로막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회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12일부터 종로1가, 혜화동로터리,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5차례 버스 앞을 가로막는 기습시위를 벌이다 지난 14일 체포됐다. 박 대표는 심야까지 조사를 받은 뒤 지병인 욕창 치료를 위해 입원했고 이튿날인 15일 석방됐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종로구 종로1가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동료 1명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약 5분간 버스 앞을 막아서기도 했는데, 이 시위로 종로1가에서 동대문 쪽으로 향하던 버스 10여 대가 도로 한복판에 줄지어 서는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졸지에 도로에서 발목이 잡힌 일부 시민들은 전장연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이런다고 뭐가 바뀌느냐”며 “(이럴수록) 시민들이 당신들을 인정 안 하고 욕하기 때문에 안 바뀐다”고 소리쳤으며, 이 시민은 “빨리 가”라고 다그치며 원색적인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다른 시민들도 다른 시민들도 “버스를 막으면 어떡하느냐” “급한 일 있으니까 좀 갑시다” “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느냐”고 발언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은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를 보장해달라”며 “이제 대한민국 사회는 장애인을 차별하지 마말고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2030 부산엑스포가 유치되어도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소리쳤다.

한편, 서울시는 버스 시위를 한 전장연을 상대로 관할 종로경찰서, 혜화경찰서, 동작경찰서 등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은 운수회사의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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