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수난절과 부활절 기간에 종교개혁의 현장인 독일 비텐베르크를 두 번이나 방문한 것은 행운이었다. 두 번 모두 숙소가 있는 라이프치히에서 하얀색 ICE(독일 고속열차)를 탔다. 대평원을 백마처럼 달려 30여분 만에 비텐베르크에 도착했다. 사실 종교개혁의 주역인 마르틴 루터(1483~1546)가 태어난 아이스레벤, 대학 공부와 수도사 생활을 했던 에르푸르트, 종교개혁을 시작했던 비텐베르크, 그리고 10개월 동안 선의로 납치당해 머물렀던 바르트부르크성(城)이 있는 아이제나흐 등은 서로 차로 한두 시간 거리에 있으며 대평원 위
20여년 전 미쉐린 레스토랑 순례에 빠졌었다. 식욕도 왕성하고 먹는 것이 남는 것이라 믿던 때였다. 여행지에 가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현지 미쉐린 레스토랑이었다. 큰마음 먹고 스리스타 미쉐린에 들른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빕구르망(Bib Gourmand)이거나 원스타에 그쳤다. 5년 전 원스타 서울 미쉐린에 들렀다가 가격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지금은 가격이 훨씬 더 올랐겠지만, 유럽 미쉐린의 경우 조금 무리를 하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대중적 공간이다. 레스토랑이 처음 생긴 것은 1789년 프랑스혁명 직후다. 왕이나 귀족이
2022년 5월 ‘어니스트 티의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코카콜라에 맞서 그해 6월 어니스트 티의 창업자 세스 골드먼은 ‘차 음료 사업을 재개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어니스트 티의 창업 미션을 이어가는 동시에 진일보한 차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가 꺼내든 새 브랜드는 ‘저스트 아이스 티(Just Ice Tea)’. 그해 6월 29일 이 브랜드를 세상에 선보였고 그해 9월 6일 뉴욕시의 PLNT 버거에서 저스트 아이스 티의 첫 번째 병을 판매했다. 이와 동시에 소매 출시 파트너를 1000곳 이상 확보했다. 거의 빛의 속도로
지난번 글에서 코카콜라에 인수된 ‘어니스트 티’의 비극을 소개한 바 있다. 2022년 5월 23일 어니스트 티 창업자 세스 골드먼은 코카콜라 경영진으로부터 어니스트 티 판매를 연말부터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세스 골드먼은 “사랑하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쏟은 땀과 눈물, 뜨거운 열정을 단숨에 박살내버리는 핵펀치를 맞았다”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내가 만든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을 보는 것은 고통스럽다”라며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공동창업자이자 세스의 스승인 배리 네일버프의 반응은 의외로 쿨했다. 그는 코카콜
스코틀랜드 골퍼들은 1400년대 초반부터 세인트 앤드루스에서 골프를 쳤다. 이후로 골프에 진심인 전 세계 수많은 골퍼가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세인트 앤드루스는 ‘골프의 고향’ ‘골프의 성지’로 불리며, 이곳을 방문하는 골퍼를 ‘골프의 순례자’라고 부른다.바비 존스는 1930년 한 해에 디오픈, 브리티시 아마추어 오픈, US 오픈과 US 아마추어 오픈을 모두 우승하고 은퇴했다. 그는 “골퍼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클라렛 저그(Claret Jug)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면, 골퍼로서 경력을 완성했다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디
얼마 전 한국 언론에 가정주부를 상대로 한 수백억대 사기 사건 기사가 났다. 막강한 재력의 주부로 가장한 사기꾼이 자신을 믿고 돈을 투자하면 고율의 이자를 주겠다고 다른 사모님들을 꼬드긴 후 투자금을 쪼개서 이자를 주다가 결국 먹튀를 한, 전형적인 폰지사기였다. 그런데 이 사기에 동원된 명품백이 필자의 눈길을 끌었다. 초고가 명품인 히말라야 스타일의 에르메스 버킨백이었기 때문이다.이 백의 가격을 알면 기절초풍할 정도다. 2011년 제작된 메트 닐로티쿠스 악어 가죽으로 만든 중고백 가격이 이베이에서 무려 14만8500파운드(약 2억5
페드로(27·가명)와 모시스(32)를 만난 건 이태원 클럽거리가 끝나는 지점에서였다. 지난 3월 11일 밤 11시 서울 이태원로27가길. 우간다 출신의 흑인 남성 두 명이 아스팔트 계단에 앉아 소주를 병째로 마시고 있었다. 알코올 도수가 가장 높아 이른바 ‘빨간 뚜껑’이라고 불리는 소주였다. 몇 시간 전 이들은 이태원의 한 호텔에 위치한 A클럽에 가려고 했었다. 그러나 A클럽 가드(입장담당 직원)는 ‘숙박객들만을 위한 공간’이라는 이유를 대며 그들을 막아섰다. 그들은 더 이상 다른 클럽 입장을 시도하지 않고 거리의 모퉁이로 향했다.
우아한 골프 스윙의 대명사인 프레드 커플스는 LIV(리브)골프를 비판하면서 “아놀드 파머가 골프를 바꿨다. 잭 니클라우스가 골프를 바꿨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바꿨다. LIV가 하나라도 바꾸어 놓은 것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를 지배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가 골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골프팬이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상당 부분이 타이거 우즈로 인해 비롯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타이거 우즈가 더그로브를 무너뜨렸다’골프 리조트 더그로브가
더그로브(The Grove)는 잉글랜드 1등 골프 리조트다. 시크한 숙박시설, 일급의 레스토랑, 최고의 골프코스를 가지고 있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스파(SPA)는 한 점의 부족함도 없다.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곳이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이 웸블리에서 축구 경기를 가질 때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선 유명 배우와 가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전원 풍경을 만끽할 수도 있다. 하루 숙박비가 84만원으로 가성비가 좋고, 차로 40분이면 런던 시내 중심지까지 갈 수 있다.더그로브의 18번 홀에서 퍼팅을 마치니, 직원이 다가와
거의 5년 만의 한국이다. 지난 팬데믹 기간 미국을 떠나 튀르키예 등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다가 이제야 편도 1만5000엔짜리 저가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나리타를 출발한 비행기 안의 300여명 승객 가운데 80% 정도는 한국의 2030세대로 보인다.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위력이 피부로 느껴진다. 여자 아이돌그룹과 남자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와 간판들이 공항 안팎에 넘쳐난다.이미 한 세대 전 얘기지만 외국에서 김포공항으로 들어올 때의 풍경이 떠오른다. 경주 다보탑, 한강을 내려다보는 남산, 경복궁과
오는 3·1절부터 시작되는 3일간의 연휴를 맞아 일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24일 한 여행·숙박 플랫폼에 따르면 올해 3·1절 일본 지역 숙소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날 대비 155% 급증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3·1절에 일본여행을 가면 인상을 찌푸리는 일이 많았지만, 이제는 개인 선택을 존중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해진 것이다. 심지어 엔화 가치가 내려가는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부담이 적어진 것도 큰 몫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내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
원치 않는 뱃살에 가장 큰 영양을 주는 것은 바로 식습관이다. 운동이 지방 감량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날씬하고 평평한 복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먹는지에 대한 사려 깊은 접근법이 필요하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과 식습관이 뱃살 축적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정제당, 가공 재료, 트랜스 지방이 많은 음식은 내장지방(또는 복부)의 증가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특히 문제가 된다. 하버드 의대에 따르면 내장 뱃살은 여성의 담낭 수술의 필요성과, 대사 질환,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을 포함한 다양한 건강 위험을
영국 남자들의 기질은 우리의 선입견과는 무척 다르다. 보기 보다는 굉장히 마초 기질이 있어 몸이 아파도 병원에 잘 안 가고, 약도 안 먹고, 그냥 견디는 걸 당연하다고 여긴다. 당연히 옷이나 화장, 헤어스타일 등에도 전혀 신경을 안 쓴다. 그래서 한국에 온 영국 남자들은 한국 젊은 남자들의 옷차림과 얼굴 피부, 심지어 성형하는 것을 보고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나 그런 마초적 기질과는 다른 다소 뜻밖인 면도 있다. 중후한 인상과는 달리 대단히 말이 많고 수다스럽다.영국 남자를 만들어낸 요소를 든다면 운동과 펍, 그리고 클럽이
시골에 가면 소똥 냄새가 날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정겹게 느껴지곤 한다. 예전의 시골은 집터가 부족할 만큼 주민이 많았고, 밭의 경계를 놓고 싸움이 일어날 정도로 인구밀도가 높았다. 아이들 노는 소리가 언제 어디서나 들렸다. 산천은 의구한데 아이들 소리는 이제 듣기 어렵다. 시골 마을이 주는 스산함을 안고 산천을 둘러보면 풍광도 예전 같지 않아서 ‘산천은 과연 의구한가?’라는 의문마저 든다. 정겨웠던 기와집이나 초가집은 온데간데 없고 집터였던 곳은 빈 공간으로 남아 아련하다. 도시로 떠난 자식이 새로 지어줬을 법한 집 중에는 외관
지난해 성탄절날 런던시 해머스미스 풀럼 자치구에서는 흐뭇하고 따뜻한 행사가 열렸다. 성탄절이 되면 영국 곳곳에서 비슷한 행사가 이어지지만 이번 해머스미스 풀럼 자치구 행사는 남달랐다. 한마디로 말해 영국 사회와 영국인들이 그늘진 곳의 약자들을 대하는 자세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 알 수 있는 자리였다. 또한 약자들을 대접하는 정치인들을 비롯한 영국 지도층의 봉사관도 엿볼 수 있었다.이번 성탄절 행사는 자치구 내 325명의 가난한 노인들을 초청해 4성급 호텔인 노보텔에서 오찬을 대접하는 행사였다. 성탄절을 혼자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불우
2023년 4월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발간한 ‘한국이 당면한 지정경(地政經) 리스크’ 보고서는 ‘어느 방향으로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지정학적 사안들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는 대한민국에 임박한 4가지 지정학 리스크를 푸틴 리스크(핵무기 사용), 시진핑 리스크(대만 침략), 김정은 리스크(핵실험), 미국 리스크(차기 대선) 등으로 꼽았다. 한국은 어떻게 보면 북한 문제까지 떠안은 세계에서 지정학 리스크에 가장 취약한 나라라 할 수 있다.상기 보고서에 의하면, 조만간 북한이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24일 “파리바게트, 스타벅스, 아웃백에서 도대체 어떤 특수 활동을 했다는 것이냐”며 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민주당은 검찰이 특수활동비로 유명 제과점의 한정판 케이크를 구입하고 커피 등 음료를 마신 뒤 포인트 적립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뉴스타파 보도를 거론하며 “해당 언론은 창원지검 진주지청의 특활비 카드 영수증 155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70% 이상이 지청 근처 패밀리레스토랑과 커피숍, 제과점 등 일상적 식비 등으로 지출된 사실을 밝혔다고 이야기한다”고
아일랜드의 관문인 더블린을 제외하고, 아일랜드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모허절벽(Cliffs of Moher)이다. 동해안의 더블린에서 동서를 가로질러 서해안에 도달하면 라힌치(Lahinch)라는 작은 타운을 만난다. 모허절벽이 이제는 지척이다.라힌치 마을 한가운데에 골프코스가 있다. 골프코스가 타운과 얼마나 가까운가 하면, 마을의 여러 점포가 골프코스로부터 피칭웨지 거리에 있다. 슈퍼마켓도 정육점도 레스토랑도 펍도 은행도 그렇다.봉긋봉긋 솟아 있는 모래언덕의 관능미가 인상적이고, 모래언덕 등성이를 덮고 있는 마람그
베트남 당국이 16조원대 금융사기 사건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여 주동자와 공무원 등 총 86명을 기소한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 미 란(67) 회장 역시 재판으로 넘겨지면서 공개된 머그샷이 주목받고 있다.17일(현지시각) VN익스프레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검찰은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 미 란 회장을 횡령 및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당국에 따르면 란 회장은 측근들과 공모해 계열 은행인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동(약 16조300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의 한인 식당에서 판매하는 ‘돼지곰탕’이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올해 뉴욕 최고의 요리 8선' 중 하나로 꼽혔다. 앞서 NYT는 미국 전역에 있는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선정한 최고의 요리 23선에서 ‘물회면’을 꼽기도 했다.13일(현지시간) NYT는 뉴욕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선정한 최고의 요리 8선을 발표했는데, 이 중 코리아타운에 위치한 한인 국밥집 '옥동식'의 돼지곰탕이 포함돼 화제를 모았다.매체는 옥동식의 돼지곰탕에 대해 “맑고 황금빛을 띠는 육수에 얇게 썬 돼지고기와 흰쌀밥의 조화”라며 “매일 먹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