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photo AP/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photo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또 단행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누그러들지 않자 이례적으로 3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가 3.00~3.25%로 오르게 돼 한국의 금리를 앞지르는  금리 역전 현상이 한 달만에 되풀이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물가상승률이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이유로 “FOMC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게 결심한 상태”라며 물가상승률이 둔화되기 전까지는 “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지한 제로금리 시대를 종료했다. 이어 5월에는 0.5%포인트 인상하고 6,7월에는 연속으로 0.7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인플레이션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번 금리인상도 지난 13일 8월 소비자물가가 8.3% 상승했다고 발표된 이후 시장에서 예상됐던 조치다. 당초에는 물가상승세가 8월 들어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연준은 FOMC 회의 후 공개한 지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를 4.4%,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기존 전망치보다 대폭 높였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까지 정책 스탠스를 조정하고 당분간 이를 유지할 것”이라며 경제 둔화를 감수하는 한이 있어도 물가를 우선 잡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높은 기준금리가 노동시장에는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물가안정에 실패하는 일이 나중에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게 파월 의장의 설명이다.

다만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가 초래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제약적인 정책의 결과로 연착률 확률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를 큰 폭으로 웃도는 상태로 방치되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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