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야구 스타들이 대거 출동하는 야구 국가대항전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20개국 600명에 달하는 출전자 명단이 모두 공개됐는데 이 중에는 과거 한국 프로야구리그(KBO)에서 활약했던 9명의 선수의 이름이 올라 국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WBC는 다음 달 8일 쿠바와 네덜란드의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릴 예정이며, 한국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에서 9일 호주와 조별리그를 치를 예정이다. 이어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과 대결한 뒤 조 2위 안에 들면 15일 8강전을 벌인다. 한국의 8강 상대 후보는 네덜란드와 쿠바가 유력하다. 준결승과 결승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야구 축제답게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사무국 집계에 따르면, 총 출전 선수 600명 중 메이저리그 구단에 소속된 선수는 무려 332명(55.3%)으로 이중 구단별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현역 빅리거는 186명(31%)이며, MLB 올스타 출신도 67명(11.2%)이나 된다.

이 중에는 KBO 출신으로 역수출에 성공한 선수들도 있어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크보 역수출 신화의 주역 미국 ‘메릴 켈리’
메릴 켈리. photo 로이터 통신
메릴 켈리. photo 로이터 통신

메이저리그 ‘역수출’ 신화의 대명사인 메릴 켈리도 WBC 출전한다.앞서 켈리는 2015시즌부터 4년간 SK(현 SSG) 외국인 에이스로 활동하며 4년 동안 KBO 역수출 투수들 누구보다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앞서 켈리는 단 한 번도 MLB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KBO에서 성공을 발판으로 빅리그 유턴에 성공했다. 이젠 미국을 대표하는 선발투수가 되어 세계무대 데뷔 목전이다. 

켈리는 지난해 애리조나에서는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선발투수 중 가장 먼저 WBC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하는 중이다. 본인도 

롯데 좌승사자도 미국 대표팀 합류 ‘브룩스 레일리’
브룩스 레일리. photo 뉴시스
브룩스 레일리. photo 뉴시스

롯데 자이언츠에서 '좌승사자'로 불렸던 브룩스 레일리도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한다. 레일리는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200순위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은 후 2012년에 빅리그 무대를 밟지만, 부진이 이어지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그때 손을 내민 것이 롯데 자이언츠였다. 2015시즌에 앞서 롯데에 온 레일리는 좌타자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 '좌승사자'로 불렸다. 이후에도 롯데와 3년간 더 동행하며 총 5시즌 동안 KBO를 누볐다. 2019시즌이 끝난 뒤 레일리는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이 있었지만, 레일리는 이를 실력으로 증명했다. 신시내티 레즈를 시작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탬파베이 레이스를 거쳐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으며 역수출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KBO 우승 반지를 거머쥔 네덜란드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
로저 버나디나. photo KIA 타이거즈 제공
로저 버나디나. photo KIA 타이거즈 제공

2017년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 일조한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는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나선다. 버나디나가 WBC에 참가하는 것은 2013년 대회에 이어 2번째로, 10년 전에는 네덜란드를 4강으로 이끌었다. 

버나디나는 역대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야수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거머쥔 선수다. 특히 타이거즈 팬들의 기억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최고의 외국인 야수 중  한 명이다. 버나디나는 한국을 떠난 뒤 멕시코, 네덜란드,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서, 2023 WBC 네덜란드 대표팀에 당당히 승선했다.

▲두산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스라엘의 ‘로버트 스탁’
로버트 스탁. photo 두산 베어스 제공
로버트 스탁. photo 두산 베어스 제공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9승 10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한 우완 로버트 스탁도 눈여겨 볼 선수다. 지난해 한미정상회담에 초청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두산과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나설 예정이다.

스탁은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대표로 나오는 이유는 유대계 혈통 덕분이다. WBC는 국적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부모의 혈통을 인정받거나, 시민권 획득 자격이 있다면 그 나라 소속으로 출전할 수 있다. 중국계인 KT 위즈 투수 주권 역시 중국 대표로 나선다. KBO 있을 당시 2022년 기준으로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가운데 직구 최고 구속 역대 2위를 기록한 투수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호주의 서폴드와 캐나다 출신의 앨버스, 대만의 왕웨이중과 파나마의 베탄코트, 이탈리아의 가르시아, 푸에트리코의 라모스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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