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운동권 청산’을 외치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상대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선택하자 서울 ‘마포을’이 전국적 관심 지역이 되고 있다. 함 후보는 1985년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국문화원 점거 농성을 주도한 과거 운동권의 상징. 2016년부터는 군산에 횟집을 열어 실제 회칼을 들고 장사를 해왔다.
지난 3월 4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만난 함운경 후보는 ‘운동권 전설’이 아닌 ‘생선 장수 함운경’을 앞세우며 선거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에게 정치를 하는 이유를 물으니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운동권 저격수’라는 언론의 평가에 대해서는 “왜 내가 저격수인가. 난 운동권 선배다. 과거에 학생운동을 하던 이들이 아직도 과거의 정책과 노선을 시대가 변했는데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거다. 그걸 설거지하고 청소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운동권 매치’라고 그러길래 ‘생선 장수’ 하다가 왔다고 말한다. 내 손으로 생선 팔아서 돈을 벌었다. 그렇게 벌어서 먹고사는 사람이지 정치꾼이 아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 ‘마포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출마는 본인의 의지인가, 아니면 당의 권유가 있었나. “비례를 원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원으로서 (마포을 출마를) 요청하는데 거절하기는 어려웠다. 비례로 활동하는 것보다는 지역구에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마포을이면 명분이 있겠다고 봐서 결정했다. 마포을은 운동권 정치 청산의 상징적 인물(정청래 의원)의 지역구다. 사람들이 험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돌파하는 데 적임자라고 생각해서 공천한 것이라고 본다.”
- 정청래 의원과 대결하는데, 왜 본인이 맞상대로 적합하다고 보나. “당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전투력을 높게 봤다고 생각한다. 운동권 청산을 외치는 사람으로서 나의 운동권 경력이 상징성이 있다고 당에서 본 것 같다.”
- 왜 정치를 하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봤다. 성공해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 세상을 바꾼다는 의미는 결국 대한민국에 사는 시민들이 풍요롭고 좋은 나라에서 살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바꾸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만족하지 못하는 현실, 잘못된 현실에 목소리를 내는 방법으로 정치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그 꿈을 위해 계속 도전했다.”
- 국민의힘이 ‘한강벨트’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서울은 하나의 선거구로 봐야 한다. 한 지역에서 돌파구를 만들어 내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서울 전역과 대한민국에서 표를 더 많이 얻도록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꼭 ‘한강벨트’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과거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을 국민의힘을 지지하도록 바꾸는 ‘선거 체인저 벨트’라고 부르는 것이 좋겠다. 이 지역(마포을)은 오랜 기간 민주당을 찍었던 분들이 많은 곳이다. 그들이 넘어와야 될 것 아닌가. 심리적으로 투표장에 가서 투표할 때 막상 바꿔서 찍으려면 쉽지 않다. 관악 유종필, 영등포 김영주, 시흥 김윤식, 안양 임재훈 등 과거 민주당에 있었던 후보들과 힘을 합쳐서 턱을 넘어야 한다. 그런 것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
- 국민의힘 공천을 보면, 보수에서 진보까지 그 폭이 넓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람직하다고 보나. “그만큼 담을 수 있는 폭이 넓다는 거다. 대한민국을 긍정하고 애착심을 가지는 세력이 총연합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추구하는 노선은 그런 것이 아니지 않나.”
- ‘운동권 정청래’와 ‘운동권 저격수 함운경’ 구도라고 언론에서 이야기한다. 왜 함운경이 승리해야 하나. “왜 내가 저격수인가. 난 운동권 선배다. 과거에 학생운동을 하던 이들이 아직도 과거의 정책과 노선을 시대가 변했는데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거다. 그걸 설거지하고 청소하겠다는 거다. 내가 운동권의 대표적 인사다. 과거 운동권이 민주화 운동을 했다. 그런 긍정적 역할을 시대 변화에 맞게 다시 노선을 재정립해서 긍정적으로 기여하도록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과거 민주화 운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 기존 민주당 운동권 정치 세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업데이트가 안 된 소프트웨어다. 시대 변화에 맞게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그게 안 돼 있다. 20년 전의 사고방식과 노선, 정책을 추구하고 있고, 더 나아가 더욱 나쁜 버전인 무상분배·기본소득 등 실패한 사회주의적 경제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 이재명 당 대표를 결사 옹호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
- 과거 경기동부 세력이 원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비례로 열렸다. 이들도 운동권이라고 생각하나. “굉장히 위험하다. 그래서 그 사람들과 밀리지 않고 싸울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현재 이재명 대표의 좌파 포퓰리즘이나, 진보당 노선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민주공화국이어서 무슨 말을 했다고 처벌하지 않는다. 결국 선거로 심판하고 선거로 이길 수밖에 없다.”
- 마포구에 건설한다는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 논란과 관련해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추가로 소각장을 짓지 않는 방향을 찾겠다. 우선 기술적으로 쓰레기 소각량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서울 시민들이 쓰레기를 더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그냥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종로구, 은평구, 중구, 서대문구, 용산구 등 마포 소각장으로 쓰레기를 보내는 곳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 마포을을 지키고 있던 김성동 전 당협위원장이 과거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공천과 관련해 항의했다. 기존 조직과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나. “한동훈 위원장이 나와 김 전 위원장을 같이 만났다. 그리고 ‘힘을 합쳐 달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에게 위로도 했다. (한 위원장이) 3번에 걸쳐서 자갈밭을 일궈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인사도 했다. 그 자리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김 전 위원장이 약속했다. 이곳 당원들 모두 나와 함께하고 있다.”
- 홍대, 경의선 숲길 등에 해외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다. ‘문화’ 측면에서 어떻게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는 바다하고 강하고 합쳐지는 곳에 인연이 많은 것 같다. 그런 곳은 다 국제도시다. 열린 지역이고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곳이다. 그런 점에서 마포는 국제도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마포구가 미디어 콘텐츠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 결합된 이유다. 더욱 노력하겠다.”
- ‘생선 장수 함운경’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너무 ‘운동권 매치’라고 그러길래 생선 장수 하다가 왔다고 말하고 싶었다. 서울대 물리학과 나온 생선 장수다. 내 손으로 생선 팔아서 돈을 벌었다. 그렇게 벌어서 먹고사는 사람이지 정치꾼이 아니다. 그래서 훨씬 깨끗하고 누구에게 빚진 게 없어서 얼마든지 선명하게 주장을 펼칠 수 있다. 막말로 눈에 띄려고 노력할 필요 없이 그냥 나의 삶 자체가 더 선명하게 그리고 깨끗하게 정치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