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Unsplash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을 먹듯, 혼자 감당하기 힘든 우울증을 겪을 때 의학전문의의 도움을 통해 항우울제를 복용한다. 미국에선 10명 중 1명 이상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항우울제 복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건강은 신체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우울증 치료를 받으면 성적 기능이 향상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사람들 중 40%에서 60% 사이의 사람들은 실제로 성적 부작용들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사람들은 성욕이나 흥분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는 반면, 어떤 사람들은 생식기 민감성, 오르가즘에 도달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의과대학의 로렌 스트리허 박사는 "항우울제 복용 환자들은 성적 기능과 관련해 한 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스트리허 박사와 같은 전문가들은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덜 느끼면서도 정신 건강의 일부이기도 한 성생활을 완전히 누리는 데에 절충점을 찾기 힘들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성생활 저하는 때때로 낮은 자존감, 더 많은 우울증이나 불안감, 분노나 좌절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항우울제로 인한 성기능 장애의 배후에는 뇌에 의해 조절되는 신경전달물질, 혈류, 근육계 등이 관련되어 있다. 성적 기능 장애와 가장 일반적으로 관련된 항우울제의 종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즉 SSRI로, 궁극적으로 뇌에서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수준을 증가시킴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한다. 비록 더 높은 수준의 세로토닌이 누군가를 정신적으로 더 좋게 만들 수 있지만, 그것은 성욕과 정신적 각성을 죽일 수 있다. 그 이유는 SSRI가 우울증과 관련된 고통을 덜 느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감정을 덜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들은 뇌뿐만 아니라 성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도 높은 수준의 세로토닌에 의해 억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의 억제는 피부, 뇌 등의 혈관에서 발견되는 알파-1 아드레날린 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잠재적으로 혈류를 제한하는 SSRI들 때문일 수 있다. 수용체들은 이러한 혈관 벽에 있는 평활근 섬유의 수축과 확장을 조절한다.

다만 이러한 약물을 복용하는 모든 사람이 신체 내 세로토닌 수치가 높아도 성기능 장애를 경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더 받기 쉽도록 유전학과 같은 근본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성기능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우울제 복용을 일주일에 2~3일 정도 중단하는 '휴일'의 개념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성관계를 가지기 몇 일 전에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등 계획적 복용도 도움이 된다. 두 방법 모두 의사와 함께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금단이나 정신 건강 증상 재발 등을 피할 수 있다.

약물 성분을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약물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자신에게 무엇이 효과가 있을지, 얼마나 빨리 효과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시행착오 상황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좌절감을 가중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정신과 의사와 상의해 약물을 완전히 제거하고 다른 방법으로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