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photo 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photo 뉴시스

이란과의 전면전 위험이 커지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 공격을 받은 이후 인질 구출에서 성과를 보이지 못해 거센 반정부 시위에 시달리는 등 책임론에 직면했던 네타냐후 총리지만 이란과의 갈등 격화가 도움이 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일간지인 마리브4와 여론조사업체 라자르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지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차기 총리 지지율에서 37%를 얻어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42%)보다 5%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일주일 전만 해도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보다 12%나 앞섰던 것을 고려하면 이란의 등장 이후 그 차이가 극명하게 줄었다.

올해 초만 해도 이스라엘 국민의 약 15%만이 '가자 전쟁 이후에도 네타냐후가 총리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을 정도로 현 정부를 향한 지지는 바닥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란과 서로 주고 받은 본토 공격은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을 다지는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기 작가인 마잘 무알렘은 뉴욕타임스에 "지난해 10월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이번 주가 최고의 일주일이었다"고 말했다.

한 달 전 미 정보기관 "네타냐후 불신 확산 중"

일부에서는 네타냐후의 부활을 논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여전히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 지지율은 야당과 경쟁자들보다 뒤진 상태다. 게다가 하마스에 의해 끌려간 인질은 소식이 없고 얼른 데려오라는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은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통치 능력에 대한 불신은 (가자와의) 전쟁 전부터 높은 수준이었고 전쟁 이후 더욱 대중에 확산됐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퇴진한다면 더 온건한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의 정치 생명이 위태롭다는 진단이었다. 

다만 이란 변수가 정치적인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앞으로 '이란'이라는 카드를 정치적으로 어떻게 대할 지가 중요해졌다. 두 나라의 상황은 일단 소강상태에 들어갔지만, 상대국 영토를 직접 타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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