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0대 소녀에게 수갑을 채우고 체포하는 교육 영상이 공개됐다. photo KBS 보도화면 캡처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0대 소녀에게 수갑을 채우고 체포하는 교육 영상이 공개됐다. photo KBS 보도화면 캡처

북한 당국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0대 소녀들에게 수갑을 채워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이들의 가족 역시 신상이 공개되고, 비판받는 영상도 공개됐다. 북한은 주민들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 단속을 강화하는 등 단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KBS가 입수해 공개한 북한 내부 주민 교육용 영상에선 어린 여성들이 고개를 숙인 채 맨 앞줄에 줄지어 앉아있다. 마스크를 벗은 채 마이크 앞에 선 16세 소녀는 울음을 터트렸다.  화면에는 '김○○ 송신기술고급중학교 학생(16살)'이라며 소녀의 이름과 출신 학교, 나이를 공개됐다.

진행자는 "괴뢰(한국) 텔레비전극(드라마)을 비롯한 불순 출판 선전물을 시청·유포시킨 여러 명의 학생을 법적으로 엄하게 처벌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 장면에는 10대 여학생들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어 이들 부모의 이름과 직장, 주소까지 공개했다. 북한 측은 특히 소녀 가족 중 한 명이 중학교 교원인 것을 보고 "딸자식 하나 바로 교양하지 못해서 범죄의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지게 한 자신(모친)이 맡은 학생들에 대한 교육, 교양을 했으면 얼마나 잘했겠습니까?"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 군인들 사이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 시청이 보편화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 영상도 공개됐다. 한 병사는 "나는 내가 이용하던 손전화기(휴대전화)로 미국 영화 15편과 남조선 괴뢰 영화 17편에 괴뢰 노래 160여곡을 시청했다"고 자백했다. 이후 영상에서는 내레이션을 통해 "군인, 종업원, 가족들에 이르기까지 이 악성 종양과의 투쟁을 자기 생사 문제로 여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KBS는 이러한 영상은 모두 10여편, 2시간 넘는 분량으로 대부분 2021년 5월 이후 제작된 것으로 파악했다. 또 해당 영상의 제작 배경을 코로나19 시기 중국과 교역이 중단된 이후 경제난이 심해지자 통제를 강화하며 인권 상황이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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