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photo 새마을금고중앙회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 photo 새마을금고중앙회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강릉솔향새마을금고는 지난 10월 기준 전국 1262개 새마을금고 중 지역 소상공인과 청년층을 위한 정책자금 대출(지방자치단체 협약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했다. 직원 4명이 전담해 신청 서류를 꼼꼼히 살피며 작성을 도왔다. 그 결과 금고의 정책자금 대출 약정금액은 2023년 38억1100만원에서 지난해 54억5500만원, 올해(10월 기준) 62억2500만원까지 2년 새 약 63% 증가했다. 꾸준한 정책자금 대출로 회원들의 신뢰를 쌓은 덕분에 불경기가 찾아오면 지역 상인들 사이에서 ‘새마을금고를 찾아가라’는 말도 오간다.

새마을금고가 전국 3200여개 점포망을 기반으로 지역 곳곳에서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서민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뱅크런(자금인출) 사태’라는 전례 없던 위기를 겪은 새마을금고가 경영 혁신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저신용·저소득 서민을 위한 정책자금 대출 취급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 새마을금고가 취급한 지자체 협약 대출 규모 역시 2023년 1289억원에서 올해 10월 2523억원으로 2년 만에 두 배가량 증가했다. 지자체 협약 대출이란 금융기관과 지자체가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일정 금액의 출연금을 납부하고, 보증서를 발급받아 일선 금고가 대출을 실행하도록 하는 대출상품이다.

지난해에는 대구 북구와 경북 포항이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우수 지역 금융협력 모델 발굴 사업에 선정돼 27개 금고에서 3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지자체 협약 대출을 포함한 ‘햇살론’과 ‘소상공인진흥공단대리대출’ 등 정책자금 대출 전체로 보면 올 3분기 기준 3600억원으로 작년(3123억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 9월 24일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왼쪽 여섯째)과 화성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경기 화성시 화성새마을금고 ‘우리동네 MG갤러리’ 개소식을 진행하고 있다. photo MG새마을금고
지난 9월 24일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왼쪽 여섯째)과 화성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경기 화성시 화성새마을금고 ‘우리동네 MG갤러리’ 개소식을 진행하고 있다. photo MG새마을금고

김인 회장 “어려운 때일수록 초심으로”

새마을금고가 정부 정책에 부응해 정책자금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올 10월 기준 누적 취급액은 4조2029억원에 이른다. 항목별로 보면 햇살론 3조2913억원, 지자체 협약 대출 1조6200억원, 소상공인 지원 대출 2916억원 등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 정책자금 대출상품별 신규 취급 우수금고 사례를 선정하고 전국 금고에 전파해 더 많은 금고가 효과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 중이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도 2023년 12월 취임 이후 3만여명의 전국 새마을금고 구성원에게 “어려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줄곧 강조하고 있다. 1963년 고리대금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돕기 위해 출범한 새마을금고가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폭넓게 품어내는 ‘포용금융’을 펼칠 때 지역밀착형 금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지난 1년10개월여간 정책자금 대출 확대는 물론, 건전성 관리와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올 상반기 8.37%였던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3분기 말 기준 6.78%로 떨어졌다. 지난 7월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MG AMCO)가 출범하면서 부실채권(NPL) 매각 속도가 빨라졌다. 

그동안 새마을금고 부실채권은 중앙회 손자회사 MCI대부에서 전담해 왔다. 대부업법상 대부업체의 부실채권 매입 여력은 자기자본의 10배로 한정돼 있어 중앙회의 추가 출자 없이는 매입 여력을 확대하기 어려웠다. 자산관리회사는 이러한 제약을 받지 않아 효율적으로 건전성 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새마을금고는 연말까지 연체율 5%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차원에서도 손실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전 금고들이 적정 수익 확보, 위험관리 역량 강화, 성장 동력 제고를 할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 이자 비용 절감과 건전 대출을 늘리고 불필요한 예산을 절감해 유동성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해 수익성을 관리해 나가고 있다.

김 회장은 새마을금고가 지역 밀착형 금융을 펼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부동산 공동대출의 장벽도 높였다. 모든 관리형토지신탁대출(관토대출)과 200억원 이상 공동대출은 중앙회가 반드시 공동투자에 참여해 심사한 후 취급하도록 했다. 70억원 이상 공동대출은 중앙회의 사전검토를 거쳐 진행하도록 해 무분별한 대출이 이뤄지지 않도록 했다.

경영 투명성도 높였다. 지난 8월 개설한 통합재무정보시스템에 재무건전성, 여신현황, 유동성 등 주요 지표를 상시 공개해 농·수·신협 및 산림조합 등 다른 상호금융권과 동일한 상시감독 체계를 갖췄다. 

 

인구감소 지역 영세금고 지원 확대

사후적인 내부통제도 강화했다. 새마을금고 검사·감독을 전담하는 독립 기구인 금고감독위원회 소속 검사 인력은 2019년 117명에서 올해 기준 21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3월 홍성기 전 금융위원회 부이사관이 금고감독위원장을 맡으면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검사·감독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새마을금고는 전국 3200여개 점포망을 활용해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감소 지역에서 40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문화·체육 시설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미술갤러리, 영화관, 체육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전국 5개 지역에서 문을 연 ‘MG갤러리’가 대표적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인이나 유명 작가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주민 누구나 무료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 사랑방’이다.

이 밖에도 소규모 금고와 대도시 금고가 자율적으로 협약을 맺어 영업노하우를 공유하고, 지역 특산물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등 적극 교류하도록 하는 상생네트워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또한 지난해 사회복지시설 지원, 장학금 지원, 금융 교실 운영, 지역 안전과 보건 관리 등 사회공헌으로 지역사회에 700억원을 환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는 적극적인 상생과 나눔을 통해 이웃에게 힘이 되는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며 “고객 가까이에서 어려움을 나누는 금융기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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