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의사결정 방식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계파 갈등’이 실제 갈등이라기보다 당을 장악한 이재명계의 ‘정략’에 가깝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사실상 이낙연계가 뒤로 물러난 상황에서 지난 대선 때와 같은 ‘명낙갈등’은 나타나기 어렵다는 점 등에서다.
다수의 민주당 관계자들 말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경험했던 이재명·이낙연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중앙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최대한 중립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략공천관리위 대다수는 양 계파에서 벗어난 정세균계로 구성됐는데, 대표적 인사가 위원장직을 맡은 이원욱 의원이다. 이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의 대학 후배이자 핵심 측근으로 평가받는다. 전략공천위의 조승래 간사, 위평량 위원 등도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정세균 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재명계나 이낙연계가 주를 이루면 향후 공천 결정에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위원장을 비롯해 다수 인사를 최대한 중립적인 분들로 채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략공천관리위는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부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19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하기로 결정했다가 100% 국민경선으로 후보를 선출하기로 방침을 뒤바꾼 것인데, 당초 컷오프 결정에는 당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 우선적으로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송영길 전 대표가 인천에서 5선 의원을 지내고 시장까지 역임했는데 갑자기 서울로 넘어오는 것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라며 “특히 서울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의 반대가 컸다”라고 말했다. 컷오프 결정은 당초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됐으며 계파 견제나 밀어주기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는 “다만 점찍은 누군가를 곧바로 전략 공천하지 않고 누군가를 배제하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잡음이 커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이낙연 전 대표는 올해 미국 연수를 준비 중이다. 오는 지방선거 일부 출마자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어 선거 결과까지만 지켜보고 미국행에 오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의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지난 3월 전후로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조차도 굉장히 분노했었다”며 “그의 측근들은 이제 당 원로로 계시길 바라고도 있는 상황인데 당장 갈등을 자초하며 입지를 다시 다지려 하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재명계가 지속적으로 당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데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현재 당 요직과 경기도를 비롯한 다수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군이 모두 이재명계로 채워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당 관계자는 “한쪽은 조용히 있는데 한쪽에서 일종의 갈등 프레임을 씌워서 공천을 유리한 쪽으로 가져가려는 시도가 아닌가 싶다”라고 귀띔했다. 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전략공천위에서 계파 대립이라 할 만한 논의는 보이지 않았다”며 “일부 당원들의 실망감이나 의지가 이런 논란으로 번진 듯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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